청춘의 미학
#1 - 미증유


아파트 화단에 꽃봉오리가 벌써 움텄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휘감겨 있던 삼원색의 오너먼트 전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오래.

핫팩이 필수였던 영하의 기온도 어느덧 영상으로 올라,

변화무쌍한 3월의 시작을 알렸다.

많은 것들이 변화를 거치는 3월.

여주도 한 살 나이를 먹는다거나

작년보다 키가 조금 크는 등의 변화를 거쳤으며,

당연하게도 여주의 주위를 둘러싼 많은 것들 또한

여주가 그랬듯 나름대로의 변화를 추구했다.

여주는 주기적으로 변화가 찾아오는 3월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전원우
…김여주?


전원우
무슨 생각 해?

매년 3월마다 변화의 소용돌이가 찾아올지라도

원우만큼은 나의 곁을 묵묵히 지켜주고 있었으니까.

김여주
아무 생각도 안 해―.

평소보다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가방부터

처음 보는 낯선 길에 이제 익숙해져야만 하는 것도,

같은 반이라는 명목으로 모르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것도

나에게는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전원우
근데, 아까부터


전원우
내 얼굴은 왜 자꾸 쳐다봐?


전원우
내 얼굴에 뭐 묻었어?

하지만 매년, 그런 견디기 힘든 순간들에도

내 곁에는 언제나 원우가 있었기에

변화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3월을 무사히 날 수 있었다.

김여주
어어. 아침으로 김에 밥 싸먹고 왔지, 너?


전원우
어떻게 알았어…? 혹시 묻었어?

김여주
응.

원우가 손으로 다급히 입가를 문지를 때에,

나는 히죽 웃어 보이며 장난임을 밝혔다.

김여주
못생김.

김여주
한가득 묻었다, 야!


전원우
아, 김여주 진짜… 언제적 개그냐?


전원우
장난치지 말고,


전원우
진짜 없어?

김여주
조금 아쉽지만… 없어. 깨끗해, 아주.

수석으로 입학하게 된 원우는 학생 대표 선서를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이후로

며칠 밤낮을 꼴딱 새며 덜덜 떨어댔다.

등굣길에서조차도 원우가 많이 긴장한 게 눈에 띄길래

장난으로 하여금 잠시 동안이나마 원우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는 게 다행이었다.

김여주
어디 나서지도 못하는 애가…

괜히 움츠러든 듯한 원우의 모습을 보며

나는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전원우
응? 뭐라고? 못 들었어.

김여주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의아해하는 원우에게 말을 얼버무린 채,

빨리 가자며 원우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전원우
어어, 야…!

김여주
빨리 가서 선서 연습도 해봐야 할 거 아니야.

김여주
연습 안 하면 더 떨린다며.

김여주
자자, 얼른 가자고!

원우는 조금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럼에도 군말없이 내 뒤를 따라왔다.

김여주
원우 너는 잘 할 거야.

김여주
너는 그런 애니까.

원우의 손목을 잡아끄느라

원우보다 몇 발자국 앞서있던 탓에,

조그맣게 건넨 나의 진심 어린 격려를

원우가 들었는지는 아쉽게도 알 수 없었다.

⠀

김여주
아 씨, 쟤 어떡해…

원우가 단상 위로 올라서기 전,

식은땀까지 흘려가며 계속 떠는 모습이 눈에 자꾸만 밟혀서

원우가 선서를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들던 무렵.

끝내 시작되지 않을 것만 같던 입학식이 시작되었고

원우는 내가 한 걱정이 무색하게도,


전원우
따스한 봄이 찾아옴과 함께


전원우
저희 221명은


전원우
세봉고등학교의 입학식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완벽하게 선서를 끝마쳤다.

원우의 목소리를 따라 선서문을 읊으며

세봉고등학교의 학생이 되었음을 공고히 한

총 220명의 학생들 중

나의 조용했던 일상에 청춘을 가지고 들어올 이들이 있다는 것과,

그들과의 만남이 머지 않았음을

입학식을 막 끝마친 그때의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


미증유
독자 여러분, 처음 뵙겠습니다. 미증유라고 합니다!


미증유
유영 작가님, 까만콩자반 작가님과 같은 대작가님들과 함께 합작을 하게 되어서 정말 영광일 따름이에요ㅠㅠ


미증유
지금은 제 글 솜씨가 많이 미숙할지라도… 열심히 성장해 더 나은 퀄리티의 글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테니!


미증유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ㅠ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미증유
자기소개가 본의 아니게… 조금 길어졌네요. 심심한 사과의 말씀 전해드리며 저는 이쯤에서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증유
(다음 화는 유영 작가님께서 써주실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