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고양이
에피소드 1



문별이
"안혜진-."


안혜진
"왜."


문별이
"편의점에서 맥주랑 과자 좀 사와."

별이는 옆 탁자에 있던 카드를 들어 소파에서 누워있는 혜진에게 대뜸 내밀었다.


안혜진
"싫어."


문별이
"아, 왜-."


안혜진
"카드로 맞기 싫으면 조용히 해."


문별이
"내가 사는 건데?"


안혜진
"과자 말고 가서 담배나 피워."


문별이
"같이 피워줄 거야?"


안혜진
"나 담배 없어. 다 피웠어."


문별이
"그니까, 편의점 가는 길에 가서 사."


안혜진
"그럼 담배만 사온다."


문별이
"지랄 마-."


문별이
"그랬다가는 죽어."


안혜진
"응~"

혜진과 산뜻한 대화를 나누다가 혜진이 나가니, 옆에 있는 트레이닝 잠바를 입고, 담배를 들어 베란다로 나갔다.


문별이
"아, 추워-."

쌀쌀한 날씨에 주머니 안에 손을 넣으니, 얼마 전에 주머니에 넣었던 라이터가 손에 집혔다. 그 라이터를 밖으로 꺼내 입에 문 담배에다가 불을 붙이려던 찰나.

아옹~


문별이
"어?"


아웅~


문별이
"고양이? 이 동안 살면서 이런 길고양이는 본 적 없는데?"

어디에서 온 건지 모를 고양이를 계속해서 쳐다보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에 이사 온 옆집이 고양이를 키운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었다.

아무리 길고양이라 해도 어떻게 7층인 별이의 집 베란다에 있을 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이 집이 베란다끼리 가깝기도 했었기에 넘어올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저기요······!"


문별이
"네?"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당연히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나는 쪽을 보았고. 그 순간, 입에 물고 있었던 담배를 툭 떨어뜨렸다.


정휘인
"혹시, 고양이 한 마리 못 보셨어요?"

모든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살짝 찡그린 얼굴이 저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었다. 고양이라면 내 근처에 앉아있는 이 고양이 말하는 건가.


문별이
"아······, 혹시 갈색하고 흰색 섞여있는 고양이 말씀하시는 건가요?"


정휘인
"네, 맞아요!"


문별이
"그 고양이라면 지금 제 밑에 있어요."


정휘인
"언제 또 저기로 간 거야······! 꼬모야!"

저 고양이 이름이 꼬모인가 보다. 꼬모는 휘인이 부르자 또 우웅- 하며 대답을 하는 듯이 울었고, 휘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휘인
"제가 그쪽으로 갈 테니 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문별이
"아, 아, 네."

바로 베란다를 나가는 휘인에 같이 베란다를 나가 현관문을 열었다.

철컥-


정휘인
"꼬모야······!"

뒤로 급히 달려가는 휘인에 뒤를 보니 베란다에서 나오는 꼬모를 단숨에 안은 휘인이 주저앉았다. 놀라 휘인에게 다가가니 조금 불편했던 건지 꼬모가 계속해서 꾸물대고 있었다.


문별이
"저기, 괜찮으세요?"


정휘인
"죄송해요. 얘가 이사 오기 전 집에도 이랬는데······."


문별이
"전 괜찮아요.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 물이라도 한 잔 드릴까요?"


정휘인
"아니요. 괜찮아요!"


문별이
"아······."


정휘인
"그럼, 저는 가볼,"

탁!

휘인이 품 안에서 계속 꾸물대는 꼬모를 안고 일어나 현관문으로 향했고, 차가운 문고리를 잡자 별이가 그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쳐 잡았다.


문별이
"이름, 이라도 알려주세요."

너무 갑작스러운 별이의 행동에 순간, 당황을 해버려 숨이 턱 막힌 듯이 헉 소리를 낸 휘인이 꽤나 가까운 별이와의 거리에 당황을 한 듯 문고리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


문별이
"······ 아, 죄송해요."

위로 겹쳤던 손을 거두고 시선을 아래로 내려도 휘인의 시선은 계속해서 별이의 눈을 향했다.

철컥!


안혜진
"뭐야, 문이 왜 열,"


안혜진
"어?"


정휘인
"ㅇ, 아, 죄송합니다······!"

갑작스럽게 열리는 문과 자신을 쳐다보는 혜진에 휘인은 정신을 차렸는지, 혜진과 문 사이로 빠져나가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문별이
"아······."


안혜진
"저 사람 누구야?"


문별이
"아무것도 아니야."


안혜진
"뭘 아무것도 아니야. 옆집 사람이랑 뭐 했는데?"


문별이
"몰라."

조금 민망했던 상황을 풀어준 것 같아 고마웠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물어보는 혜진에 무시하고 손에 들린 카드와 과자 봉지를 뺏어 거실로 갔다.


안혜진
"나 그거 알 때까지 집에 안 가. 뭐 했는데?"


문별이
"몰라도 돼."


안혜진
"야비하네."

옆에서 아무리 혜진이 욕을 해도 내 신경은 오로지 그 옆집 사람과 집에 약간 풀어진 옆집 사람과 고양이의 향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