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고양이

에피소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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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진

"나 이제 가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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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알려줄 때까지 안 간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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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진

"나 그럼 자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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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빨리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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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진

"사람이 이랬다 저랬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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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우리 내일 출근이야. 너 가고 나 빨리 자야 돼."

혜진과 별이는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같이 나온 사이였기에 대학을 졸업하고, 같이 카페를 차렸다. 그때의 별이와 혜진의 운은 미치도록 좋았던 건지, 점점 카페의 손님의 수는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하루에 손님이 안 온 적이 없었다.

카페의 크기도 커져갔고, 아르바이트생들도 생겼기에, 일주일에 두 번은 둘이 돌아가며 카운터를 봐야 했다. 오늘은 술도 마셨으니, 별이는 혜진의 등을 밀며 얼른 가라고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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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진

"아, 일 가기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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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너 사장이다. 얼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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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진

"언니도 사장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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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내일 설거지만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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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진

"아, 진짜 짜증 나."

혜진은 툴툴대며 집을 나갔고,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별이는 곧장 소파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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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아, 졸려······."

방금까지 혜진과 사 온 술을 마시니 조금 알딸딸해져 금방 잠이 왔고, 눈을 감으니 금방 잠에 들 것 같았다.

그렇게 몇 분밖에 안 지났을까.

담배를 피우긴 하지만. 담배 냄새가 집 안에서 남는 건 싫어서 창문과 베란다 문을 거의 맨날 열어두다 보니 찬 바람이 새어 들어왔다.

스윽- 그윽-

무언가 긁는 소리도 들리고.

아옹~

고양이 소리도 들리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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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고양이······?"

벌떡 일어나 베란다를 보니 훤히 열려있는 문과 그 앞에 앉아있는 꼬모인가 하는 그 고양이가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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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 또 들어왔어?"

꼬모는 터벅터벅 걸어오는 별이가 무섭지도 않은지, 그저 앉아 별이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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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너 자꾸 이렇게 들어오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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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내가 네 주인 신고하면 어쩌려고?"

꼬모의 앞에 쪼그려 앉으니 꼬모가 다가와 팔에 머리를 비볐다. 봐주라는 거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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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이 사람은 지금 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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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너, 나 따라 와봐."

별이의 말을 알아듣는 건지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나가는 별이를 총총거리며 따라오는 꼬모에 속으로 웃으며 현관문을 열어 옆집으로 향했다.

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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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아, 추워."

팔로 팔짱을 끼고 동동거리며 기다리고 있으니 꼬모가 다가와 꼬리로 다리를 툭툭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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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너도 춥구나. 근데, 언제 나오시는 거야."

띵동-

철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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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으아! 깜짝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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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누구세요······?"

정말 자고 있었는지 부스스해진 머리와 잠긴 목소리, 남색 잠옷이 눈에 띄어 웃음이 나올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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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아, 얘가 자꾸 저희 집을 침범해서 데리고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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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휘인아, 누구야?"

갑자기 나타난 낯선 여자에 잠시 말을 벙쪄있는데, 휘인이 제 곁에 있는 꼬모를 보고 혼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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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꼬모야, 내가 베란다 타지 말랬잖아!"

꼬모는 자신이 혼나는 걸 모르는 건지, 그저 휘인의 다리에 몸을 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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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꼬모가 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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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응,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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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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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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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저기,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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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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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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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이름은 갑자기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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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옆집이기도 하고, 이름은 알아야 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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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아, 둘이 아직도 통성명 안 했어요?"

옆에서 자꾸 말을 걸며 방해하는 용선에 별이의 심기는 약간 불편해졌다. 미간을 찌푸려 용선을 쳐다보는 별이에 이상함을 눈치챈 휘인이 다급하게 이름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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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ㅈ, 저는 정휘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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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아, 정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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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저는 문별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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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아, 그렇ㄱ,"

스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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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그럼, 통성명도 다 했으니, 저희는 들어가 볼게요."

문이 닫히는 순간에도 웃는 표정 하나 안 바뀌며 휘인을 데리고 들어가는 용선에 별이는 잠시 생각하다 헛웃음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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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이

"왜 저러실까-."

별이는 추워서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옆집인 자신의 집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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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대체 왜 그러는데.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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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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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그냥이 어딨어. 지금 언니 표정 완전 안 좋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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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당분간은 베란다 문 열어놓지 마. 꼬모 떨어지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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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정말 얘기 안 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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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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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아직, 정확한 게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