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오왕자

03. 이상한 나라의…

정체불명의 아저씨

"아가씨 타세요."

음? 광이 나는 마차에 비친 내 모습은 아주 가관이였다.

아까 전 나를 기분 나쁘게 한 남자의 행동이 이해되는 순간이였다.

분명 내 얼굴이 맞는데 내가 아니다.

꼬질꼬질한 머리와 옷, 몇일동안 씻지도 않은 것인지

머리에는 떡이 아주 자르르하게 져서 꼴도 보기 싫은 모습의 표본이였다.

이 몸이 나는 맞긴 한데, 이건 무슨.

김여주

"미친…."

아, 아아, 뒷목이 땡겨 뒷목을 잡는데,

옆에 앉아있는 남자는 나와 닿는 것도 싫은지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반대편 문 쪽에 딱 붙어 나를 경계하고 있었다.

오세훈

"근데 진짜 아가씨 맞는 거지?"

정체불명의 아저씨

"당연하죠, 이 곳에서 거주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근데 이놈 참 잘 생겼는데

왜 나를 아가씨라고 부르는 거지.

정체불명의 아저씨

"이랴!!!"

생각에 잠기기도 잠시 이름 모를 아저씨가 외치자 달그락하는 소리와 함께 마차가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가시방석마냥 불편한 이 자리에서 꼿꼿이 앉아있다가

저 존잘한테 내 못난 얼굴을 계속 보여주자니 죄책감이 들어 나는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려 마을을 쳐다봤다.

김여주

"뭐야, 왜 다 남자들 뿐이지?"

수도에 가까운 곳이 아닌 지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길거리에는 온통 남자들 투성이였다.

옷차림을 보니 정말 우리나라가 아닌 모양이다.

오세훈

"낮에 여자들은 집 밖에 나오지 않는 게 이 나라 법이야."

나와 말을 섞지 않을 것 같이 굴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밖에서 놀기를 좋아했던 나에게 꽤나 충격적인 말이였다.

아니 그럼 여자들은 식물들도 한다는 그 흔한 광합성도 하면 안 된다 이 말이야?

나의 충격과 공포가 섞인 의문스러운 혼잣말을 귀신같이 또 들은 왕자란 놈이 내게 말했다.

오세훈

"간간히 보이는 여자들은 아마 부자여서 그럴 거야. 나도 밖에 나와본 지 오래됬거든."

다 내 덕이라며 혼잣말 아닌 혼잣말을 한 남자는 이내 고개를 돌렸다.

나 이제 어떡하지.

이제야 현실자각과 함께 두려움이 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