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마침표
36



김재환
와, 3분 남았어 형!!!


김재환
내가 다 떨려 미치겠네.


김태형
ㅋㅋㅋㅋ나보다 네가 더 떨면 어떡하냐.


김재환
수험번호 제대로 입력한 거 맞지? 응?


김태형
아 몇 번을 물어봐ㅋㅋㅋ 제대로 입력했어.




김재환
정각이다. 눌러...!


김태형
ㅇ, 어.


클릭


클릭



김태형


합불사항


합격



김재환
왉!!!!!!!


김재환
엄마!!!!!!!


김재환
형 붙었어!!!!!!!!


김재환
끄아아아아아아앍!!!!!!!


김태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태형
아랫집에서 올라오겠다, 그만 뛰어ㅋㅋㅋㅋㅋ


김재환
형 한국대 붙어따고!!!!! 앍!!!!!


"수석은 아닌거야?"


김태형
뭔 수석이야 ㅋㅋㅋㅋㅋㅋㅋ


김재환
난 사실 수석도 조금 기대함.


김태형
1년 공부해서 안돼지ㅋㅋㅋ

"수고했어 아들. 진짜 수고 많았어."


김태형
ㅎ



김태형
살다 이런 일도 다 오네.


김태형
공부에 1도 관심 없던 내가 한국대를 다 가고, 그치.


김재환
......


김재환
형, 그래도 오늘만큼은 여주 누나한테...



김태형
재환아. 밥 먹자.


김재환
......


김재환
응...

"태형아, 여주 얼굴 다시는 안 볼거야?"

"곧 1년이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너무 시간이 많이 지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어."

"네가 후회 없는 선택 했으면 좋겠다, 엄마는."


김태형
......


김태형
제가 알아서 할게요, 엄마.




김태형
'너랑 같은 대학교 다니는 거, 그게 내 목표야.'


김태형
'그것만 보고 달려갈거야.'


김태형
......


'한경대학교.'



김태형
이 대학교 가고 싶어서 죽어라 공부했는데.


김태형
한국대를 붙었네.


김태형
그게 벌써 1년전이구나.


김태형
시간 빠르다.


여주에 대해서는 조금 무뎌졌다. 전 보다는 덜 아팠고, 힘들었다.

공부하다 지칠 때면 여주를 떠올렸다.

나중에 혹시라도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보고 싶었다.

학창 시절엔 코흘리개 장난꾸러기 남사친으로 남았어도, 성인이 되서까지 그 기억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그저 그게 내 목표였다.

참 웃기다. 여주를 잊으려고 여주에게 그만 보자라는 말까지 해놓고, 지금 내 공부의 목표가 또 다시 여주가 되었다는게.

이렇게 모순적일 수 없었다.


인스타 스토리에 한국대 합격 캡쳐본을 올렸다. 자랑하고 싶었다. 1년간 내가 이렇게 노력해서 좋은 대학을 갔다, 이렇게 말이다.


내 깊은 마음 한 구석에, 여주가 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전정국
그 동네 너무 깜깜하고 골목 많은데...


전정국
7시 넘어서 끝날 것 같으면 말해, 데리러 가게.

김여주
오빠 내가 애야?ㅋㅋㅋㅋㅋ

김여주
무슨 저녁 7시 넘었다고 데리러 오라고 해.

김여주
괜찮아. 10시 넘어서 끝나면 전화할게ㅋㅋㅋ


전정국
내가 싫어.


전정국
요즘 세상 얼마나 흉흉한데.


전정국
게다가...! 남자도 있다며.

김여주
......그건 맞는데.


전정국
마음 같아서는 찰싹 붙어 따라가고 싶구만...


전정국
암튼 연락해! 꼭!


전정국
아니다, 내가 7시에 연락할게.

김여주
ㅋㅋㅋㅋㅋㅋㅋㅋ알았어.


전정국
아, 맞다.


전정국
여주야.


전정국
태형이 한국대 붙었대.


전정국
오늘 인스타 올렸더라.

김여주
...한국대.

김여주
우리 학교 목표로 하고 공부한다고 했는데,

김여주
한경대는 무슨 훨씬 좋은 대학교 갔네.


전정국
한국대면 내 후배다?


전정국
태형이 진짜 대단해.

김여주
그러게. 진짜 대단하네.

김여주
그럼 나 다녀올게.


전정국
응, 차 조심 사람 조심!


전정국
사랑해.


철컥-


띠로리!

평소와 같이 골목길로 갔다. 여주네 집, 형네 집에서 나왔을 때 절대 마주칠 수 없는 반대방향의 골목으로 돌아서 말이다.

1년동안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살았더니 우울해서 버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학교 가기 전에 친분을 조금이라도 쌓아두면 나쁠 건 없으니까. 나는 만나기로 한 카페로 향했다.



김여주
'응, 선배. 나 지금 가고 있어.'

김여주
'우리 동네에 이런 길이 있는 줄 꿈에도 몰랐다, 진짜.'

김여주
'103호? 응응, 알겠ㅇ...'




김태형
......



1년만이었다.

그래도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니, 조금은 괜찮아졌다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네 얼굴을 마주하고 나니

아직 나는 하나도 괜찮지 않나 보다.


베스트 댓글




이 댓글은 그냥 맘에 쏙..💖 네이버 웹툰 베댓에서만 보던 댓글인데 나한테도 달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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