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쪽지로 주고받는 마음
8_자고간다고?



유시아
가을, 뭔생각행?

시아가 최승철자리에 앉아서 몸을 뒤로 돌린 채 물었다.


여가을
별거 아닌데...


유시아
흠?


유시아
아, 그보다.


유시아
아까 최승철 왜 도망간거야?


유시아
수업 끝나자마자 나가던데.


유시아
수업시간에 너가 뒤로 나간 거랑 관련있어?


여가을
아... 그냥 뭐...


여가을
걔가 잘못한거라.


유시아
저기 최승철 왔네.

시아가 뒷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여가을
저,

딩동댕-


여가을
아이씨,


유시아
종 쳤네.


이번 쉬는시간에도 도망을 가버린 최승철이다.




여가을
이번엔 그냥 봐줄려고 했는데.


홍지수
뭘 봐줘?

홍지수가 얼굴을 빼꼼 내밀며 물었다.

아, 깜짝이야.


여가을
최승,


여가을
...


홍지수
최승? 최승철?

갑자기 쪽지의 내용이 떠올랐다.

설마, 홍지수가...


여가을
너 좋아하는 사람있어?

빠꾸가 없는 난, 돌직구로 물어봤다.


홍지수
좋,아하는 사람?



홍지수
갑자기 그건 왜?

버벅거리는 말투,

어색한 웃음.

그리고 갈피를 못잡는 눈과 손.

심증이었지만, 내 촉이 '날 좋아하는 사람은 홍지수' 라고 말하고 있다.


여가을
...있어?


홍지수
...

홍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가을
...누구...야?


홍지수
비밀.


홍지수가 먼저 가버린 이 곳엔 나뿐이었다.

홍지수가 간지 3분 정도 시간이 흘렀지만 난 정신줄을 못찾고있었다.


여가을
미친,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던데...

에이- 아니겠지~.




윤정한
가을아~! 하교하자!

윤정한과 홍지수가 하교시간이 되자 귀신같이 우리반에 찾아 왔다.

이상하게 홍지수를 보니 가슴이 몽실몽실해진 기분이다.

어떻게 설명해야되는진 모르겠지만 무튼 몽실몽실하다.

붕 떠오른 느낌.

의식하는 건가...


여가을
지수도 왔네.


홍지수
응, 같이 하교하고 싶어서.


여가을
그래, 가자.


윤정한
가을아, 나는 안보여??


여가을
응, 안보인다. 어디있지?


윤정한
여가을...


최승철
윤정한, 뭐해? 안가?


윤정한
가...




여가을
여기에서 헤어지자.

친구들과 재밌게 떠들고있었는데 갈림길이 나왔다.

시아와 최승철은 집이 근처라 먼저 가버렸고,

홍지수와 윤정한, 내가 남았다.


여가을
나 먼저 간다. 알아서들 가.


윤정한
가을아,!


여가을
응?


윤정한
나 오랜만에 너네 집 갈래.


여가을
우리집?


홍지수
나도.

홍지수도?




여가을
뭐야, 권순영. 왜 여기있어?


윤정한
너 요즘도 가을이네 자주 와?


홍지수
누구야..?

결국은 데리고 와버렸다.

문을 열고 들어오자 거실엔 제 집처럼 편안한 옷차림으로 소파에 누워있는 권순영이 있었다.


권순영
어, 형. 하이.


윤정한
넌 왜 자꾸 가을이네 오냐.


권순영
오기 싫은데 누나가 비번을 안바꾸는걸 어떡해.ㅎ


여가을
무슨일이냐, 나보고 누나라 다 하고?


권순영
처음보는 형님이 계신데, 예의없는 애론 보이기 싫거든.


홍지수
친동생이야?


여가을
아니아니, 가족같은 동생. *같은.

홍지수가 내 욕에 놀란 듯 했다.

아... 이제 욕은 하지 말아야지.


홍지수
...


홍지수
근데 여기는 왜..?


권순영
쫓겨났어요. 형, 이름이 뭐예요?


홍지수
홍지수.


홍지수
너는?


권순영
저는 권순영이에요. 우리 친하게 지내요, 형.

홍지수가 권순영이 내민 손을 마주잡았다.



여가을
근데 너네 여기 언제까지 있을거야?


윤정한
그 전에. 권순영은 여기 언제까지 있을건데?


권순영
자고갈건데?


홍지수
뭐?


권순영
집에서 쫓겨난거라 갈데도 없어.


윤정한
... 지수야, 너 여기서 자고갈거야?


홍지수
뭐?

아까부터 뭐?라고만 하는 홍지수다.

아니, 근데 윤정한은 왜 홍지수한테 그런걸 물어 봐?


윤정한
아니다, 여기서 자고가.


홍지수
왜?


윤정한
난 허락 안받으면 여기서 못자거든.


윤정한
그러니까 너가 여기서 자.


홍지수
아니, 내가 왜??

윤정한이 우리 눈치를 보더니 홍지수에게 귓속말을 했다.


홍지수
...

무슨 말을 들은건지 홍지수의 표정이 안좋아졌다.


홍지수
가을아. 나 여기서 자고가도 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