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해 돌리는 모래시계

#00

그날은 굉장히 기분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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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여주야- 뭐 먹을까?

남자친구와의 즐거운 데이트,

서여주

음,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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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내가 사줄게- 와인도 마시자.

서여주

내가 찾아볼게-

예정된 즐거운 저녁식사.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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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아, 뭐야.

한참 맛집을 검색하고 있던 중, 경적을 울리는 시끄러운 소음이 귓가를 때렸다.

서여주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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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저기 트럭 술 마셨나? 운전 위험하게 하는데...

서여주

야.. 붙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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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어? 어.. 알았ㅇ...

삑-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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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여주ㅇ..!!!

트럭이 덮치는 순간, 민현이 나를 부르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고통이 숨통을 조여왔고, "사랑해" 라는 말에 "나도.." 라고 대답한 순간 세상은 검은 빛이었다.

내가 어느정도 회복하고, 민현의 사망소식을 들은 날, 그 어느때보다 비가 내린날,

아직도 차만 보면 심장이 뛰었다. 심장을 옥죄는 듯한 고통스런 두근거림이었다.

그날 트럭을 타고 있던 음주운전자는 조금의 돈만 던져두고 사라졌다. 민현의 목숨값도 안되는 돈이었다.

서여주

보고싶어...

빗소리에 묻힌 나의 목소리가 누구보다 아팠다.

어느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남자 친구분이... 꼭 껴안고 있었더라고요..'

결국 나는 그덕분에 그때문에 살았다. 왜 그랬어 너나 살지. 시간을 돌릴수만 있다면,

달리는 차에 부딫어 볼까.. 생각을 안고 고개를 돌릴 때였다.

"거기, 아가씨"

누군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자연스레 고개가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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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안녕, 거기 아가씨

서여주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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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혹시 시간을 돌리고 싶어?

서여주

네?

어떤 남자가 빙긋 웃으며 대뜸 물었다.

서여주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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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난 아가씨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어. 시간을 돌려줄 수 있다고. 어때?

그게 무슨 소리일까. 시간을 돌린다니... 남자의 말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지금 시간을 돌린다면... 민현을..

서여주

진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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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응, 난 거짓말은 안하거든.

서여주

어떻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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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이거 받아.

그가 건넨건, 모래시계였다. 조그만한 모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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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이걸 돌리면... 시간을 돌릴 수 있어.

서여주

이걸 그냥 준단말이에요..?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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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뭐, 세상에 공짜는 없어. 네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 그때 가져갈거야.

잠깐 멈칫했지만 모래시계를 다시 돌릴려고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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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진짜 돌릴거야? 내가 뭘 가져갈 줄 알고,

서여주

상관없어요.

그를, 민현을,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목숨이라도 내던질테니,

모래시계가 뒤집혔다. 정신이 점점 흐려진다.

서여주

당신은... 누구죠..?

흐려지는 정신 속 남자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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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아가씨 난,

"너를 구원해줄 천사이자 악마야-"

잠에서 깼다.

여긴...

내 방이 아니라.. 민현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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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주야? 깼어?

서여주

민현..?

눈물이 눈에 고여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떨어졌다.

진짜.. 민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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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왜 그래..? 내가 뭐 잘못했어...?

서여주

오늘.. 며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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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오늘...? 아, 20××년 ×월 ×일..!

한달 전이야.. 사고가 나기...

서여주

사랑해.. 민현아...

그래도.. 돌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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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현

나도요. 주야.

내 목에 걸려있는 모래시계가 찬란하게 빛나며 모래가 서서히 떨어졌다.

"그저 사랑해, 그뿐이야. 주야. 내 모든걸 내던질 수 있어. 사랑해"

"악마, 아니면 천사라고 불러, 너를 구원해줄 사람은 나야."

[지금,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