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했던 연애는

01. 오랜만이네?

[2013년, 첫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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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늘은 고3 첫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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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학교 홈페이지에 뜬 반배정 표를 확인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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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걸 까먹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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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래서 내 친구 시아랑 반이 붙었다는 것밖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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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뭐, 시아랑 같은 반인 것만 해도 감지덕지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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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무리 이제 고3이라지만 반 배정 결과와 담임은 누가 걸리냐가 중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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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걸 난 왜 까먹었냔 말이야.)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벌써 교문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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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이 교문은 몇 번을 지나가도 별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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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현관으로 조금만 더 가면 반배정 표가 붙어있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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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떨려)

현관 쪽으로 가 보니 반 배정 표 앞에는 아이들이 우글우글 몰려 있었다.

누가 누구랑 반이 되었다는 말에 짜증나하는 소리와, 또 누가 누구랑 반이 되어서 다행이라는 소리가 나뉘어 들렸다.

전 짝사랑 태형이의 이름도 들렸다.

남학생 1

야 김태형 여친이랑 붙었네? 운도 좋은 놈.

남학생 2

와... 부럽다. 난 언제쯤 생기냐 ㅠㅠ

남학생 1

넌 뭘 해도 안 생겨. 딱 니 얼굴을 보면 알아. 니 얼굴을 보면...

남학생 1

딱 안 생길 상.

남학생 2

[ 비웃는다. ] 야 니가 할 소린 아니야~

갑자기 기분이 다운되려고 한다.

내 반배정이나 확인해야지...

내 이름은 어디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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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김여주... 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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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여기 있다 ㅎㅎ 3반~

나는 곧바로 우리 반에 누가 있는지 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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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담임... 김석진?

대박 터졌다. 담임이 김석진 쌤이라니!

김석진 쌤은 우리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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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앗싸... 완전 땡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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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

애들의 이름을 잘만 훑어나가다가, 눈에 띄는 이름을 발견했다.

< 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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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내가 아는 박지민...? 얘 이름이 왜 여기에...)

지민이는 중2 때 같은 반이었다. 별로 친하지는 않은, 반 친구 사이.

정확히 말하자면 지민이는 일진이었고,

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지민이는 매일 교실 바닥에 과자봉지, 껌 등을 바닥에 버리고 다녔고,

나는 청소당번일 때마다 그 과자봉지들을 버려야 했고, 껌을 따야 했다.

그래서 나는 박지민을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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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근데 얘 이름이 왜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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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얘는 다른 고등학교 가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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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동명이인?)

머리는 복잡해졌고, 나는 그 상태로 고3 교실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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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바로 보이는 우리 반 교실.

그리고 바로 보이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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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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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너...

나는 시선을 피하고 교실 안의 지민이를 지나쳐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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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너 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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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

지민이가 내 팔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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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너... 너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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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주? 성이 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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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박여주...? 아니다! 강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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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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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아~ 미안. 김여주 오랜만이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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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우리 같은 반이었잖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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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쩔...)

하... 이 상황! 너무 싫다!

내가 그렇게 싫어했던 너랑 같은 반인 것도 모자라

이렇게 첫 날부터 아는 척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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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너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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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야~ ㅎㅎ 쩐다 내가 고2 때 겨울방학 전에 여기로 전학을 왔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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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근데 고3 되자마자 아는 애랑 같은 반이 되다니 ㅎㅎ

마침 시아가 교실로 들어왔다. 그런데 박지민 얘가... 아직도 내 팔을 붙잡고 있어서 눈인사만 하고 지금 너한테 못 가는 상황이라는 의미를 최대한 담아 눈짓했다. 그리고 다시 지민이를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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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근데... 얘 일진이었던 애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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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째 머리칼이 곱슬곱슬하던 게 지금은 전혀 그런 기미도 안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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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교복도 꽤 단정하게 입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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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허세 부리던 행동들도... 이젠 전혀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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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얼굴도 꽤 반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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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니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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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여튼 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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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럼 잘 지내보자~

지민의 말이 끝나자 시간은 언제 그렇게 빨리 갔는지 아침 종이 울렸다.

새학기에 들떠 복도로 나가서 떠들고 있던 아이들이 모두 교실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때...

아이들

[ 웅성웅성 ]

응? 뭐지?

저 멀리서 누군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