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팀, 그들의 이야기
23_ 마약 거래 / 3


석진, 정국은 이현수의 개인 서재로 보이는 방에 들어섰다. 우드톤의 방 한가운데 놓여진 책꽂이에는 보기만해도 진절머리가 나는 책들이 한가득 꽂혀있었다.


전정국
책 좀 읽는 사람인가 보네요.


김석진
그러게. 책 말고는 딱히 볼게 없어 보이는데... 서재치고 너무 단촐한 것 같기도 하고.

방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두 사람은 건질것이 얼마 없다고 생각했는지 책꽂이에 있던 책을 아무렇게나 집어들었다.


김석진
음... "의식 혁명"? 어려운 소설류 좋아하나?


전정국
...형, 잠시만요.

석진이 집어든 책의 제목을 들은 정국은 이상한 낌새를 느낀듯 책꽂이를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김석진
뭐야, 왜 그래?


전정국
..책 제목들이.. 하나같이 이상해요.

그렇다. 언뜻보면 평범해 보이는 책들이다. 그러나 책들의 제목은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의식 혁명" "무경계"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등 하나같이 마약과 심리학에 관한 책들 뿐이었다. 일반 사람치고 터무니없이 많은 권 수였다.


김석진
...이거 찍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다.


전정국
네.

찰칵- 찰칵-

셔터 소리가 서재에 울려퍼졌고, 이내 정국의 갤러리에는 수십장의 사진이 저장되었다.


한편 부엌으로 온 윤기, 남준, 태형은 부엌 찬장을 뒤지고 있었다.


민윤기
무슨... 가정집 부엌에 접시, 그릇, 수저보다 약통이 더 많아?


김남준
그러게요. 이쪽칸은 거의 다 약통이에요. 복용중인것도 있고 다 먹은것도 있는것 같아요.


김태형
무슨 질병이 있는 사람인걸까요?


민윤기
목소리를 들었을땐 아픈 사람은 아닌것 같았는데...

이상하리만큼 개수가 어마어마한 약통들에 셋은 골머리를 앓았다.

안그래도 화이트톤의 인테리어에 온통 하얀색인 약통들을 보고 있자니 눈이 금세 피로해졌고, 겨우 정신을 다잡은 남준은 맨 앞에 있던 몇 개를 집어들어 종류를 살피기 시작했다.


김남준
두통, 피부 염증, 소화제, 항생제..


민윤기
별의별 게 다 있네. 심지어 정신과 약까지 있어. 신경 안정제, 항우울제.. 이정도면 집이 아니라 약국 수준인데.


김태형
특정 질병치고는 약이 너무 많아요. 희귀 질병이나 불치병도 아닌것 같고. 사진만 찍어 놓을까요?


김남준
그게 좋겠다. 빠트리는것 없이 잘 찍어.


김태형
네.

찰칵- 찰칵-

부엌에서도 연신 셔텨 소리가 울려퍼졌다.

대체.. 이 집에는 무슨 비밀이 있는것일까.


2층의 침실로 들어온 호석, 지민.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옮기자, 은은한 향이 풍겨오는 고급진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큰 집에 걸맞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였다.


정호석
와 방이 무슨... 장난 아니네.


박지민
침실이 무슨 호텔급이네요.


정호석
그러게. 난 왼쪽 볼게, 넌 오른쪽 부탁해.


박지민
네.

왼쪽 오른쪽으로 갈라진 두 사람. 지민은 안 방에 딸린 화장실로 들어갔고, 호석은 드레스룸과 침대쪽을 살펴보았다.

그렇게 몇 분 정도가 흘렀을까. 딱히 별다른 소득이 없던 지민이 호석에게 돌아가려는 찰나,

"지민아!!! 와봐!!!"


박지민
네?!!!

맞은편에서 자신을 부르는 호석의 목소리에 순식간에 침대를 가로질러 달려간 지민.


박지민
왜.. 뭔데요?


정호석
이거, 좀 봐봐.


박지민
뭐길래...?


정호석
......


정호석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