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프레부 일곱오빠의 까칠한 여동생
프롤로그


사립 B고등학교. 상위 4퍼센트 안에 드는 재벌의 자제들이 다니는 학교로 명성이 자자하다.

일반 고등학교와는 달리 사립B 고등학교는 기발한 사업 아이템을 이용해서 학교 내에 부를 만들어 큰 성과를 내는 순으로 성적을 매긴다.


박여주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들이 굳이 아래부터 올라갈 필요는 없으니까.'

나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드는 대기업 A 의 막내딸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B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아.. 물론 내가 이 곳에 있다는 건 그 녀석들도 이곳에 다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그들이라는 건..


넷째 남준
"우리 여주, 빨리 출근도장 안 찍고 여기서 뭐하는 거야?"

그렇다. 여기서 그 녀석들은 내 일곱명의 오빠들이다.


첫째 석진
"여주야. 오빠가 싫어?"

그저 출석 도장을 찍지 않은 것 뿐인데 석진오빠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는 첫째인데 이상하게 당하는 것 같은 포지션을 맡고 있다.


둘째 윤기
"꼬맹이, 어디 갔다와? 오빠 눈 빠지게 기다렸다?"

그는 둘째인데 어쩐지 실세인 것 같은 귀차니즘 갑의 소유자이다.


박여주
"내가 꼭 가야할까?"


셋째 호석
"당연하지! 정 호객행위가 힘들면 손님으로 와."


셋째 호석
"그리고 골라."

호석이 손끝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발랄함이 매력인 그는 이 집안의 셋째다.


박여주
"괜찮아. 사양할게."


넷째 남준
"어디 아픈데라도 있는 거야?"

내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남준은 넷째.

실력으로는 현직 의사지만 비즈니스적인 문제로 학교에 남아있다.


박여주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다섯째 태형
"그럼 고민할 거 없네. 나랑 같이 가자!"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태형은 이 집안의 다섯째이자 CG같은 외모의 소유자다.


여섯째 지민
"여주는 나랑 갈건데. 그렇지?"

내게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이 망개같은 지민은 태형의 남자(?)다.


박여주
"그러니까 난 생각이 없다니까."


일곱째 정국
"너 얼굴에 뭐 묻었다."


박여주
"뭐가?"


일곱째 정국
"못생김."

무표정한 얼굴로 내 신경을 긁는 그는 이 집안의 일곱째 정국이다.


다섯째 태형
"여기서 놓칠 수는 없지!"


여섯째 지민
"잡았다!"

태형이 오빠와 지민오빠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나의 양팔을 붙잡았다.

나를 바라보며 동시에 씽긋 웃는 오빠들의 모습에 어쩐지 불길함이 엄습한다.


다섯째 태형
"오늘 컨셉이 뭔지 궁금하지 않아?"

오빠들은 형형색색이라는 코스프레부를 운영하고 있다.


박여주
'정확히는 사업이지.'


박여주
'하지만 도통 난 이 사업을 이해할 수 없다고.'

형형색색은 할로윈, 사극 등 여러사가지 컨셉을 정해서 부가적으로 영업을 하는 정체성이 불분명한 곳이었다.


박여주
'왜 내가 같은 집안이라는 이유로 여기에 속해야 하냐고!'


박여주
"나는 다른 부에 가입하거나 할 거니까! 날 제발 좀 내버려두라고!"


둘째 윤기
"허! 우리 꼬맹이가 그렇게 말하면 이 오라버니가 가슴이 무지 아프단다."

내가 동아리에 나갈 생각이 없어보이자 윤기오빠가 태형오빠와 지민오빠를 보며 씽긋 웃는다.


둘째 윤기
"끌고 가."


박여주
"싫어! 놔줘! 놔달라고!"


일곱째 정국
"꼭 이렇게 요란하게 데려가야는 거냐?"


둘째 윤기
"재밌잖아."

윤기오빠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첫째 석진
"자. 그럼 다들 출근해볼까?"

석진오빠가 앞장 서서 걸어나가자 나머지 오빠들이 약속이나 한듯 동시에 걸음을 멈췄다.


첫째 석진
"야. 너희들 정말 이럴거야? 나 너희들 형이거든?"


셋째 호석
"아. 형님 왜 또 삐지고 그래?"


다섯째 태형
"오구오구!"

석진을 달래는 모습이 영락없이 막내를 다루는 것 같았다.


첫째 석진
"그럼 진짜 가볼까?"

단순한 석진은 금세 마음이 풀어져서는 전과 같이 소리쳤다.


다섯째 태형
"암행어사, 출두야!"


박여주
"갑자기 웬 암행어사?"


다섯째 태형
"곧 알게될 거야."


박여주
'아니, 알고 싶지 않은데?'

하지만 나의 의도와 달리 상황은 흘러가지 않았다.


직속 비서
"아가씨. 가만히 계시면 저희가 알아서 모시겠습니다."


박여주
"아니, 괜찮아! 난 괜찮다고!"

비서의 손에 넘겨진 나는 반강제로 탈의되었다.

잠시 뒤, 비서가 가져온 거울 속의 나는 곱디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곱게 땋인 머리에는 댕기가 매여 있었다.


박여주
'아니. 대체 이건 뭐죠? 조선시대 사극놀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직속 비서
"아가씨,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박여주
"비켜!"


박여주
'이대로는 안 되겠어. 이런 말도 안 되는 컨셉이 누구한테 먹힌다는 거야?'

씩씩대며 동아리실로 들어선 내 눈앞에는 한옥으로 꾸며진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펼쳐졌다.


첫째 석진
"오늘따라 그대의 모습이 더 구슬퍼 보이는구려."

손님들
"석진도령! 우수에 찬 모습이 너무 멋있어요!"

보라빛 도포의 석진 오빠는 대낮에 새벽감성 충만했다.


둘째 윤기
"내 앞을 막아선다면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다."


일곱째 정국
"어디 한 번 지나가 보시지요."

손님들
"윤기오빠랑 정국이의 진검승부라니! 컨셉을 너무 잘 짠 거 아닌가요?"

손님들
"저 도포는 무조건 사야해!"

똑같이 검은 도포에 갓을 눌러쓴 채로 서로에게 은빛 칼을 겨누고 있는 정국 오빠와 윤기 오빠의 모습에 손님들은 열광하고 있었다.


다섯째 태형
"지민아. 혼자 쳐 먹을 것이냐?"


여섯째 지민
"태형아. 입이 영 거칠구나. 그리 이것이 먹고 싶은 것이더냐?"

다과상에 올려진 약과를 냠냠 먹어대는 지민오빠의 모습에 태형오빠가 툴툴 대자 지민오빠가 자신이 한입 베어문 약과를 태형오빠에게 들어보이며 묻는다.


다섯째 태형
"그래! 먹고 싶구나!"


여섯째 지민
“그럼 이리와서 먹어보거라.“

지민오빠의 말에 태형오빠가 입을 벌려 약과를 베어무려는 순간 지민오빠가 얄밉게도 약과를 든 손을 재빠르게 거두어 들인다.


여섯째 지민
"멍청아! 내가 이걸 순순히 내줄 줄 알았느냐?"


다섯째 태형
"아오! 저걸 그냥!"

손님들
"언제나 투닥거리는 태형도령과 지민도령도 귀여워요!"

오늘도 어김없이 지민오빠에게 당하는 태형오빠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지민오빠의 손에 들린 약과를 빼앗아 태형이 오빠의 손에 들려줬다.


다섯째 태형
"여주야. 여주는 천사야."

나에게 감동한 태형오빠의 눈이 반짝거렸다.


여섯째 지민
"에이. 한창 재미있었는데."


박여주
"태형오빠 좀 그만 괴롭혀!"

지민오빠를 타박하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태형오빠가 내 입에 약과를 물렸다.

얼떨떨한 눈으로 태형오빠를 바라보자 태형오빠가 나의 손을 당겨 자신의 무릎에 나를 앉히더니 내 두 눈을 마주본다.


다섯째 태형
"오빠가 아니다. 낭군님이라 부르거라."


박여주
'이게 미쳤나?'

생각 할 틈도 없이 태형오빠가 내 입에 물린 약과를 한입 베어문다.

적극적인 행동과 달리 태형오빠는 아이같이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다섯째 태형
"맛있구나."

손님들
"태형도령의 도발적인 모습이라니!"

손님들
"심장이 멎을 것 같아요!"


박여주
"낭군은 개뿌...웁!"

태형의 행동에 폭발일보직전으로 소리를 내어지르려는데 누군가의 손이 내 입을 단단히 묶어버린다.


넷째 남준
"규수 역할은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지."

내가 판을 엎기전에 남준오빠가 정리를 한 것이다.


박여주
"오빠, 정말 이게 돈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무리에서 멀어진 나의 의문에 남준오빠가 안경을 올려썼다.


넷째 남준
"우리 사업의 최종목표는 고객의 행복이다. 돈이 그걸 이길 수는 없지."


박여주
"고작 이런 걸로 누가 행복해 한다는 거야?"


넷째 남준
"실제로 우울증을 치료한 분이나 삶에 활력을 얻으신 분들도 있지. 이게 우리가 추구하는 사업의 목표야."


박여주
'확실히 손님들이 즐거워 보이긴 하네.'

내가 남준오빠의 말에 넘어가기 일보직전이었다.


넷째 남준
"여러준, 찻값 외에 추가비용을 지불하시면 일곱도령님들과 기념사진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여주
'우리 사업의 목표는 고객의 행복이라며? 이건 누가봐도 영업이잖아?"

내가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남준오빠를 바라보자 남준오빠가 손가락으로 동전 모양을 만들어보이며 환하게 웃는다.

남준 오빠의 능글맞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와 버렸다.


박여주
'어쩔 수 없지. 당분간은..'


박여주
"이렇게 지내는 수밖에."


박여주
'내가 여기에 오지 않으면 하루종일 귀찮게 굴 게 뻔하기도 하고.'


일곱째 정국
"낭자를 납치하겠다!"


박여주
'이건 또 무슨 상황극이야?'

갑작스럽게 내 손을 잡고 달리는 정국오빠덕분에 나는 덩달아 윤기오빠에게 쫓기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박여주
'이젠 나도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해탈한 채 정국오빠를 따라 달리는 나였다.

<아직 연재가 미정인 작품입니다. 작가가 다작 중이라 반응이 없는 작품은 거르려고 합니다. 응원하기 20을 채우면 계속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