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를 사랑할 확률
完. 기적





김태형
헉… 헉…


김태형
달아… 얼마나 남은거야…?

한 달
ㅎㅎ 얼마 안남았어요! 거의 다 왔어요!


김태형
30분 전에도 똑같은 말 했던 것 같은데…


김태형
우리 과장님하고도 안오는 청계천 등산을 너랑 하다니.

한 달
뭐야, 그래서 싫어요?


김태형
아니. 좋아.

한 달
ㅎㅎ 그럼 됐어요

한 달
좀만 힘내세요! 오빠 몸은 분명 건강해지고 있을거라고요.


김태형
나 충분히 건강한데….


김태형
도대체 무슨 할 말이길래 산 꼭대기까지 가서 한다는거야…

한 달
중요한 말이에요~


김태형
그니까 중요한 말을 도대체 왜…


김태형
이렇게 힘들게…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한 달
내 마음이거든요. 오빠 불평하는거?


김태형
…


김태형
아니요. 그럴리가…

한 달
ㅋㅋㅋㅋㅋㅋ 진짜 거의 다 왔어요!

한 달
이 계단만 올라가면 끝!


김태형
…



김태형
진짜네..!


정말 이 계단만 올라가면 정상이라는 것을 확신한 오빠는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너무 힘들었나, 괜히 미안해지네. 정상 올라가는 게 저렇게까지 좋을 일이냐고.


한 달
오빠 다쳐, 조심 좀 하세요.


김태형
ㅇㅇ 나 건강해서 괜찮아! 너도 빨리 올라와!




김태형
와, 진짜 예쁘네.



김태형
산 정상까지 올라온 거 마지막이 20대였는데.


김태형
그때는 이 풍경이 이렇게까지 예뻐보이지는 않았거든?


김태형
근데 나 나이먹었나봐, 너무 예쁘다.


김태형
너랑 같이 봐서 그런가 ㅎㅎ



김태형
그래서,



김태형
꼭 여기서만 해야했던 중요한 할 말이 뭐야?



한 달
오빠.



김태형
응?


한 달
오빠 나랑 결혼할래요?


김태형
응?


김태형
ㅁ, 뭐라고…?

한 달
오빠 그냥…

한 달
이제 나랑 평생 살아요.


김태형
…ㅇ, 아니…


김태형
지금 우리 땀 범벅에…


김태형
꼴이 말이 아닌데…!


김태형
아니, 나 다음주 일요일에 식당도 잡아놨는데…!


김태형
너한테 프로포즈 하려고 반지도 사놨는데…!


김태형
우리집에 있는데…


김태형
그러니까… 왜 이런 말을 네가 해…


김태형
훨씬 근사하고 멋진 곳에서


김태형
내가 너한테 해주고 싶었는데…


한 달
…!!!

한 달
그러면 동의 한거죠? 지금 수락한거죠?

한 달
나랑 결혼하겠다고 한거죠?


김태형
아니ㅋㅋㅋㅋㅋ 나는 당연히 오케이지.


김태형
그러면 뭐, 거절할 줄 알았나..

한 달
거절할 수도 있죠.

한 달
오빠 아직 젊잖아요.


김태형
?


김태형
달아 네가 나보다 여섯살이나 어려.

한 달
저는 오빠 아니면 데려갈 사람 없어요

한 달
근데 오빠는 나 아니어도 데려갈 사람 많을 것 같으니까..

한 달
거절당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죠..


김태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태형
나 데려갈 사람도 너 밖에 없어, 달아.


김태형
어마무시한 착각을 하고 있었네.


한 달
여기, 내가 취업 준비로 너무 힘들어서 매일매일을 울면서살 때 왔던 곳이에요.

한 달
마음이 복잡하고 우울하면 항상 이 경치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어요.

한 달
이런 거 하나하나에 의미부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한 달
오빠한테 결혼하자는 말을 여기서 하고 싶었어요.

한 달
근사한 식당도 좋지만,

한 달
이곳이 내 인생을 더 근사하게 만들어줬거든요.


한 달
물론…!

한 달
여기서 프로포즈 하고 끝낼 생각은 아니었어요.

한 달
나 사실 레스토랑 예약해뒀거든요.

한 달
뻔한 거지만 뻔한 게 제일 좋다는 말이 많아서…


김태형
아니야, 나는 이 프로포즈도 너무 좋아.


김태형
딱 달이 너 다워서 좋아.




김태형
나한테 와줘서 고마워, 달아.


한 달
…

한 달
오빠는 땀 범벅이 되도 잘생겼네요.

한 달
오히려 더 섹시해졌어요.

한 달
이 남자가 이제 내 남편인거죠, 그쵸?


김태형
응~ 이제 완전 네 남자야


김태형
너 가져.

한 달
헷 신난당


우리는 그 날 평생을 함께하자고 약속했다.

주변에서는 서른도 안됐는데 무슨 결혼이냐며 나를 말렸지만, 지금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일은 오빠와 함께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결혼을 약속하고 난 그 날로부터 정확이 일 년후,

나는 5월의 새신부가 되었다.



“축하드립니다. 3개월 되셨네요!”



김태형
ㅅ, 삼개월이요? 진짜죠?

“네 ㅎㅎ 앞으로 조심하셔야 해요.”


김태형
우리 달이가 진짜 임신했다는거죠? 그쵸?

“네 ㅎㅎ 맞아요~”



김태형
핰핰ㅎㅎㅎ핳흫핳

한 달
그렇게 좋아요? ㅎㅎ


김태형
응~ 너무너무 좋아!

한 달
근데 오빠.

한 달
우리 제대로는 딱 한 번했지 않았나…?


김태형
ㅇ, 어… 그랬지… 결혼식 다음날에…ㅎㅎ

한 달
그럼 그 한 번에…!!

한 달
대에박.


김태형
기적이네 기적!


김태형
얘 이름은 기적이야, 안뇽 기적아~


김태형
나는 기적이 아빠야~

한 달
뭐야 누구 맘대로 기적이래요.

한 달
발음 잘못하면 기저귀 되잖아요.

한 달
좀 더 예쁜 거 생각해봐요!


김태형
아냐, 기적이가 딱이야 딱!


김태형
기적이~ 아빠 목소리 들리니?

한 달
…

한 달
오빠 우리 일단 나가요…

한 달
나 약간 창피해지려는데.


김태형
ㅎㅎ 알았어.


김태형
기적아~ 나가자~


김태형
기적아 아빠랑 나가자~

한 달
…



그래, 사실 기적이다.

과거에 인연이 있었던 우리가 회사에서 다시 재회하게 된 것도,

내가 오빠를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게 된 것도,

오빠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나를 사랑하는 것도,

우리가 부부가 된 것도,



모두,

기적이다.





_지금까지 <그가 나를 사랑할 확률>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가 나를 사랑할 확률>

20. 11. 07 ~ 21. 05. 28




끝.


안녕하세요 :) 라면입니다.

저에게는 꽤 길게 연재한 작품으로 느껴졌던 그사확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네요 ㅎㅎ

처음 광고 배너(?)가 올라가본 작품이고, 오랜만에 구독자가 확 느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값진 작품이었기에,

저도 그사확을 막상 떠나보내려니 참 시원섭섭 합니다.

마지막화가 두 달만에 올라와서 보시는 분들이 아마 매우 소수라고 생각 드는데, 긴 연재 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봐주신 분들께는 정말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11월부터 5월 말까지 6개월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독자님들과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

달이는 온전히 제가 만들어낸 캐릭터기 때문에, 달이를 많이 아껴 주심에도 엄청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새작입니다! 괜찮으시다면 한 번씩 들려 주세요🙏🏻


지금까지 <그가 나를 사랑할 확률> 이었습니다, 감사했어요 :)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