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하고 사는 이유
당하고 사는 이유 11


따르릉--

경쾌한 종소리가 방송실에 울려 퍼졌다

방송부
네 방송실입니다

선생님
거기 학생 하나가 갈 텐데

선생님
그 학생이 USB 하나 드릴거에요

선생님
내일 조회 때 틀어주실 수 있나요

방송부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뚝

아니나 다를까

곧 은비가 헥헥거리며 달려왔다


은비
이거...헥,요.... 좀... 헉헉... 틀어주세요...

방송부
네,그러죠


은비
안녕히, 계세요.... 아이구 힘들어

문이 열리고 멀어져 가는 목소리

그리고 다음날...


태형
아 진짜? ㅋㅋㅋㅋ


지효
지쨔 그르타니까?

어휴, 저거

혓바닥은 뒀다 어디에 쓰니


사나
흑... 흑.


태형
어 사나야 왜그래ㅠㅠ


사나
흑... 뒤에 정은비 있는데... 무서워ㅠㅠ


태형
야 꺼져


은비
여기가 내 자린데 어쩌라고 씹


태형
(무시) 사나야 괜찮아?


사나
웅...ㅠㅠ

선생님
얘들아 조회 시작하자

선생님
근데 그전에 방송실에서 틀게 있다는구나

띡 -


사나
아 정은비 걔 여깄었음 완전 난리났을 듯ㅋㅋ


태형
!!!!????


사나
...!


지효
!!

선생님
정은비 김태형 나갔다 와도 좋다


태형
네 나갈게요...


은비
아니요 괜찮아요 그냥 수업 시작해요

이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태형의 손을

은비가 있는 힘껏 뿌리친다

교실 안에는 정적이 흐른다

그때 은비가 입을 연다


은비
선생님 수업 안하실 건가요?

선생님
해야지...

자까
(분위기 파악 못하고)해야 1월 14일날 여친언니들 컴배액^^

선생님
)~%:*?♥;@?여러분 아미버디하세요

선생님
수업 끝

차렷 경례 안녕히계세요!

바로 뒤돌아 나가려던 은비의 팔을 태형이가 붙잡는다


태형
너 나랑 얘기 좀 해


은비
아니 난 할 얘기 없어


태형
내가 있으니까 나와

태헝이 은비를 끌고 옥상으로 올라간다


태형
야 정은비


은비
뭐


태형
...미안해


은비
풋


태형
?


은비
야 넌 미안하다는 말로 상황이 끝날 것 같아?


은비
난 지금까지 존나 힘들었어


은비
내 인생에 유일하게 내가 믿어본 인간이 너야


은비
언제나 내편일것 같고 이사람은 착하구나 하고 믿었던 사람이 너라고 씨발!!!


은비
의지하고 가던 끈이 끊어져서 떨어진 사람한테 미안하다면,


은비
불빛이 꺼져 이미 의욕을 잃은 사람한테 미안하다면!


은비
절벽 아래 떨어진 사람이 다시 돌아오고 잃었던 의욕도 다시 생긴다고 생각해??


은비
난 진작에 나락으로 떨어졌고 너 꼴도 보기 싫어


은비
난 이미 상처를 받을 대로 다 받았고 흉터는 아물 수 있는 정도가 아냐


은비
상처가 아문다고 해도!


은비
난 널 용서도 못할 거고 널 믿지도 못할거야


은비
널 내편으로 인식하지 않을 거야


은비
이 세상 모든 일이 미안하단 걸로 다끝나면


은비
난 너랑 김사나랑 박지효랑 다 죽여버리고 사과했겠지


은비
또 이런 일이 반복될까 봐... 여우년이고 나쁜년인 나는 두렵다고...


은비
니가 내가 걔네 뺨 때리는 거 보고 실망한 거 이상으로


은비
그 몇 배로...


은비
난 실망했고 니가 너무 미워

어느새 울고 있었다

너무 억울해서

너무 화가 나서

니가 너무 미워서

아니 사실은

화가 나고 싶어서

널 미워하고 싶어서

그래서 울었다

널 미워하는 거 조차 맘대로 안되는 그 마음이 너무 미워서

옥상 문을 부서지듯 닫고 뛰쳐나왔다

옥상 위엔 입을 헤벌린 김태형만이 눈물을 흘리며 남아 있었다

꼬일대로 꼬인 우리의 관계

다시 풀어질 수 있을까...

자까
어 장면 바꾸는 걸 잊어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