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끝내 궤멸했다.

하늘은 끝내 궤멸했다.

오늘따라 너가 사무치게 그리우니

자연스레 너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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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정국

난 여기 오래있어야 되는데, 넌 어쩌다가 입원한거야?

소녀여주

계단에서..굴렀어. 그래서 갈비뼈가 부러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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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정국

저런..그래도 나을 수 있는 보장이 있어 참 부럽다.

소녀여주

왜? 넌 더 아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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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정국

음....심장이 어려서부터 약했는데 최근에 다시 심해졌어

아무렇지 않게 웃어보이는 넌, 참으로 아름답더라.

소녀여주

나 뼈가 금방 붙고있데. 곧 퇴원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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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정국

그...래? 난 아닌데. 그래도 자주 놀러와

소녀여주

응, 당연하지

꽃피면 휠체어를 끌고 꺾어다 주고, 편의점에서 작은 젤리하나 사다주던 너는

뭐가 그리도 행복한지 늘 웃고있더라.

소녀여주

정국이 만나러 왔는데요..

정국 어머니

사실..정국이가 많이 아파. 무리하면 안되는데 요즘 어딜 그렇게 돌아다녔는지 더 악화됬어..

정국 어머니

학생한테는 미안한데..우리 정국이 찾아오지 마. 곧 멀리 떠날거야..

수척한 그의 어머니가 조심스레 읊조리던 그 말은 내게 비수가 되어 날아왔다.

심장도 약한 녀석이 매일같이 내 병실로 들락날락 거리더니..

나중에 꼭 만나러 오라더니..

녀석은 많이 아픈가 보다. 이렇게 코빼기도 안 비추는거 보면 안 심심한가 보다.

이번엔 내가 너를 주려고 꽃다발을 사왔는데 전하지도 못한 채 등을 떠미는건지.

구태여, 부디 저 작은 아이를 데려가지 말아주세요. 하늘이 될 아이를 옭아매지 말아주세요..

해는 수도없이 달로 바뀌어 꽤 많은 밤을 지나보내야 했다.

***

그로부터 한달 뒤,

내 이름앞으로 작은 편지 봉투가 오더라.

[늘 이쁜 여주에게]

[여주야, 아마 이 글을 읽을 때 쯤이면 난 이미 하늘이 되었을거야.너가 우는모습 보고싶지가 않아 장례식 후 뼈까지 뿌린 후일거야. 비록 병원이여서 함께 손잡진 못했지만

너를 만나 조금이라도 살려 노력했어. 그치만 난 결국 하늘이 되었지 뭐야? 아무말 없이 떠나 미안해. 널 보면 이승에 미련이 내 발목을 붙잡을 까봐 이렇게아마 편지로 남겨.

이 글을 다 읽고 하늘을 올려다 보며 웃어줄래? 내가 하늘이 되었으니 걱정 마.

힘들고 지치고 내가 생각나는 밤이면, 잠시 쉬어가며 나를 보고 웃어줬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여주에게]

넌 끝까지 날 울게 만드는구나.

하늘은 끝내 궤멸했다.

내겐 너의 존재가 하늘이였는데

이미 곁에 없는 널 보고 어찌 웃으라는 건지.

작은 편지봉투 안에는

직접 전하지 못해 한탄했던 마른 꽃잎과 궤멸한 나의 하늘이 들어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