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코디의 고충
엑소의 새 코디 (2)


김여주
"오늘 찬열씨랑 세훈씨, 그리고 준면씨 세 분은 '라디오스타' 촬영 있어요. 바로 이동해야 하니까 준비된 의상 입어주세요."


김종대
"…누구 마음대로 촬영을 잡아요?"


김민석
"우리 활동 중단 선언한 거 몰라?"

김여주
"네, 알죠. 활동 기간임에도 무려 한달 전에 선언하셨던 거."

어제 실장님께 부탁해 이들의 라디오스타 스케줄을 잡았다. 모든 멤버들이 나가는 건 무리일 것 같아 일단은 찬열씨와 세훈씨, 그리고 준면씨를 공략해 보기로 했고.

역시나 내가 스케줄 이야기를 꺼내자 자연스럽게 정색하며 화부터 내는 멤버들이었다.

김여주
'활동 중단 선언한 게 뭐 자랑이라고.'

내가 과연 설득할 수는 있을지 걱정됐으나 이제와 스케줄을 펑크낼 수는 없었기에 말을 시작했다. 어쩌면 가수로서 당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는 문제에 대해서.

김여주
"이기적이라는 생각, 안 들어요?"

엑소
"···."

김여주
"그쪽들이 전 코디분과 각별한 사이라는 건 알겠어요. 지금도 엄청 슬퍼하는 중이시라는 것도 알겠고요. 근데 그쪽들이 그렇게 덜컥 활동 중단 선언을 하고 계속 고집부리시면 나머지 사람들은 어쩌자는 거예요?"

엑소
"···."

김여주
"기다리는 팬분들은 뭐가 되는 거냐고요. 가수면 팬을 사랑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 그쪽들이 하는 짓, 내 눈에는 팬들 기만하는 걸로 보여요."

예상대로 내 말에 크게 동요하는 게 보이는 멤버들이었다. 팬이 있어야 가수가 존재할 수 있다, 라는 법칙 그대로.

김여주
'···내가 좀 심하게 말했나?'

팬들을 들먹이는 게 비열하게도 느껴져서 잠시 후회를 했으나 말 그대로 잠시였다.


박찬열
"…시X, 가면 될 거 아냐. 대신 네가 준비한 의상은 안 입어. 내가 알아서 입고 갈 거니까 그렇게 알아."


김준면
"미안하지만 저도 제가 알아서 입고 갈게요."


오세훈
"아, 난 갈아입을 옷 없단 말야."

김여주
"···."


오세훈
"…이번 한 번만 어쩔 수 없이 입는 거예요. 다음부터는 절대 그쪽이 준비한 옷 안 입어요."

팬이라는 이름에 흔들린 셋은, 결국 스케줄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물론 내 의상을 거부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라고 위안을 가졌다. 최악의 경우 스케줄을 펑크내는 것까지 생각했으니.

결국 세훈씨만 내가 준비해뒀던 의상을 입고 스케줄을 위해 이동했다.

김여주
'이제부터가 시작인데, 벌써부터 이렇게 힘들어서야.'

엑소의 새 코디인 내가 감당해야 할 '엑소'라는 건 너무나도 큰 존재였다.


실장님
"라디오스타,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요. 다 여주씨 덕분이죠. 잘 설득해줘서 고마워요."

김여주
"감사합니다."


실장님
"다만. 세훈이를 제외한 나머지 두 멤버에 대해 안 좋은 기사가 많이 났어요. 내용은 굳이 안 말해도 이미 보셔서 알 거라고 생각해요. 어렵겠지만 앞으론 억지로라도 꼭 여주씨가 준비한 옷 입혀요. 알겠죠?"

김여주
"···네, 노력할게요."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이신 실장님을 뒤로 하고 방을 나왔다. 이번엔 어찌 잘 넘겼다고는 하지만 앞으로도 내가 엑소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선 자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일이었다.

김여주
'걱정이네.'

걱정이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