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신은 5명의 사자를 거느린다
00. 오늘도 평화로운 여름신의 신전


한적한 산 중턱.

복잡한 도시 속 회색 빌딩들과는 다른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고풍스러우면서도 옛스러운 한옥이 자리잡았다.

여름신이 깃들어 있다는 다소 한국스러운 신전이었다.


최연준
인간!


최연준
너가 정해봐.


백유화
으, 응?

연준이는 자신과 범규를 가르키며 씩씩거렸다.


최연준
나야, 쟤야?


최범규
야, 들여우. 당연히 나지.


최범규
넌 어쩔 수 없이 사자 계약을 했지만 난 내가 원해서 했다고.


최연준
들여우?


최연준
이 개ㅅㄲ가!!


최연준
누가 뭐라해도 난 여름신전에 첫번째 사자, 최연준님이시라고!


최범규
흐응

범규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화가 난 연준이를 바라보았다.


최범규
그래, 그럼 인간신. 너가 말해봐


백유화
뭘?


최범규
나야? 여우야?

유화가 곤란해하고 있을때. 뒤에서 누군가 유화를 다정하게 끌어안았다.


최연준
팽귄?


휴닝카이
유화님, 저녁이 준비되었습니다.


휴닝카이
어서 드시러가시지요

유화는 휴닝이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어디서 나타난 태현이가 유화의 손을 잡으며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덕분에 유화는 태현이의 품에 안긴 꼴이 되었다.


강태현
인간신, 일 다했어. 칭찬해줘.


강태현
그리고 밥도 내가 했어. 괜히 생색내지마 휴닝카이.

태현이의 말에 휴닝이는 어깨를 으쓱였다.


휴닝카이
난 밥먹으라고만 말했는걸?

그렇게 둘씩 짝지어서 옥신각신 싸우고 있을때 누군가 유화를 조심스럽게 그 속에서 꺼내주었다.


백유화
어? 수빈아?


최수빈
쉿.

수빈이는 귀엽게 검지를 자신의 입술에 가져다대고는 유유히 유화를 식탁으로 이끌었다.


최연준
자, 인간.


최범규
어? 주인??


휴닝카이
태현아 잠깐 멈춰봐.


강태현
인간신은?

유화가 뒤늦게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넷을 동시에 버럭 소리쳤다


최범규
이런 배신자!!


휴닝카이
최수빈????!!!


최연준
이런 빌어먹을 산토끼!!


강태현
수빈이 형!!! 아니 최수빈 진짜!!!


최수빈
유화. 맛있게 먹어요.

수빈이는 유화에게 이것저것 떠 먹여주며 토끼 귀를 봉긋 내밀었다. 유화는 화사하게 웃으며 수빈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백유화
평화롭다...

수빈이는 유화의 손을 자신의 볼에 비비며 미소를 지었다.


최수빈
저희 둘만 이렇게 사는것도...

그때 쾅 소리와 함께 수빈이의 뒷말이 묻혔고 수빈이는 한숨을 쉬며 먼지가 유화에게 오지 않게 보호막을 걸었다.


휴닝카이
배신자!!!


최범규
너... 너 당장 주인에게서 떨어져!!!!


강태현
인간신 실망이야


최연준
백유화!!!!!


백유화
하...

오늘도 여름신전은 평화로웠다.


백유화
백유화/18살/여름신전의 주인인 신이자 유일한 인간신. 현재 다섯명의 사자를 두고 생활중임


최연준
최연준/여우 신수/여름신의 첫번째 사자


최범규
최범규/곰 신수/여름신의 두번째 사자


최수빈
최수빈/토끼 신수/여름신의 세번째 사자


강태현
강태현/다람쥐 신수/여름신의 네번째 사자


휴닝카이
휴닝카이/팽귄 신수/여름신의 마지막 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