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신은 5명의 사자를 거느린다

01. 오늘부터 신령님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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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사바사바 아이 시발.

그렇다. 신데렐라와 비슷한 처지를 가진 우리의 주인공 백유화. 그녀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나이는 올해로 열여덟. 10년전 부모를 모두 여의고 친척집을 전전하다가 결국 보육원에 맡겨졌다.

보육원은 그녀에게 친척들의 집보다 더 괴로운 존재가 되었고 지금, 오늘, 유화는 마지막 터전인 보육원에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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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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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이제 어쩌지?

유화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케리어를 질질 끌고 정차없이 걸어갔다.

그때 멀리서 무거운 짐을 힘겹게 끌고 가는 한 할머니를 발견했다. 유화는 그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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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할머니! 도와드릴게요

???

학생이?

할머니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

이 작은 소녀가 무슨 힘이 있다고... 에흉에흉

그러자 유화는 팔을 걷으며 자신의 어깨를 주먹으로 팡팡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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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저 보기보다 힘이 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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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저쪽으로 건너가시려는 거죠?

???

그렇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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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자, 저 주세요!

할머니는 주머니에서 조심조심 무언가를 꺼내더니 유화에게 건내주며 말했다.

???

줄게 이것밖에 없네. 딸기맛인데 좋아할련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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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앗! 저 딸기맛 완전 좋아해요!!

유화는 바로 그 사탕을 받아들고는 먹었다. 어쩐지 딸기맛 보다는 아무맛이 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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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이거 엄청 딱딱하네...'

유화는 사탕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할머니에게서 짐을 건내받았다.

묵직

엄청난 무게에 유화는 휘청거렸고 그 탓에 사탕을 그냥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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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와... 이거 엄청 무겁네요...

할머니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유화를 바라보았다.

???

너... 이걸 들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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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저기까지는 괜찮을거 같아요!

신호가 바뀌고 유화는 할머니를 걱정시켜드리고 싶지 않아 빠르게 횡단보고 중간까지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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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봐봐요! 저 완전 강하죠?

그 순간

???

어? 여우구슬이...

패닉에 빠진 할머니의 얼굴이 보이고 곧이어 당황한 표정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인지했다. 무슨 문제가 생겼음에 틀림없다 생각한 유화는 할머니에게로 걸어갔고

쾅-

속도를 줄이지 않은 트럭이 유화를 치고 지나갔다. 유화는 할머니에게 닿기 전 부웅하고 날라갔고 몸이 으스러지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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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존나 허무하게 죽네.

어쩌면 사는것보다 죽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며 아득해지는 정신 속으로 제 몸을 맡겼다.

???

아가

???

아가!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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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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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아까 그 할머니...?

할머니를 보니 자신은 아직 안죽었나보다고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 무더운 여름인데 벚꽃이 하나, 둘. 흩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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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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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저 얼마나 잠들어 있었어요?

???

별로 안됐어.

???

아무래도 너가 내 여우구슬을 먹은 모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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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네?

???

네게 다시 살 기회를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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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다시 산다는건...

???

그치 넌 죽었다는 소리야.

???

자, 어때. 신으로 한번 살아보지 않겠니?

???

그동안 버티기만 한 너의 인생이 아깝잖아.

???

물론... 내 잘못도 있긴하지만...

유화는 떨어지는 벚꽃을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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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전 집도, 친구도, 가족도 없어요.

???

다 만들어줄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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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네? 그걸 어떻게 만들어요?

???

너가 신이 된다면 가능한 일이지. 어때. 해볼테냐?

유화는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짜피 죽을거 한번 속는셈치고 수락해본 것이다.

???

좋아.

???

난 계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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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이지은이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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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어...? 아깐 할머니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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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그건 할머니일때가 제일 편해서. 내가 반말해도 다들 이상하게 안보잖아?

유화는 수긍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가 말도 안되는 사실에 수긍한 자신이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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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내가 너의 언니가 되어줄게. 자, 이제 새로운 여름신의 탄생을 알리러 가볼까?

지은, 아니 계절신은 유화의 왼쪽 손목에 입을 살며시 맞추었다. 그러자 유화의 손목엔 푸른 나비 문신이 세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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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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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진짜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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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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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자, 이제 잠에서 깰 시간이야.

계절신은 그렇게 말하더니 유화를 휙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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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이제 그곳은 너의 집. 행운을 빌어 나의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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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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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밀지 마세요!!!

떨어지는 기분을 느끼며 유화는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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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뭐야 여긴...

매우 고풍스러운 방에서 깬 유화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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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계절신!!!!!

그때 누군가 쾅하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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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계절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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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어,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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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뭐야 이건? 뭔데 너한테 내 구슬이 느껴져?

연준이는 단숨에 유화에게 다가가더니 그녀를 침대에 강제로 눕혀 목을 졸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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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컥, 커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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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내 여우구슬을 삼킨 죄가 크니 너무 원망하지마 인간.

유화가 발버둥치다가 왼손으로 연준이를 만지니 연준이가 붕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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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윽...

연준이는 인상을 쓰더니 다시 성큼 유화에게로 걸어가 그녀의 왼쪽 손목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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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화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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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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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여름신...? 이 하찮은 인간이?

첫번째 사자가 될 여우 신수 연준이와의 첫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