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여름
너를 만난 여름 05




김석진
어.

조여름
어..?

햇빛이 적당히 비춰오고 선선한 바람까지 부는 교실에 있었다.

듣기 좋을 정도로만 울고있는 매미소리를 들으며 여름을 느끼는 중이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아침에 봤는던 선배가 서있었다.

마주친 눈이 어찌나 무서워 보이던지, 바로 눈을 내리깔며 몸을 선배의 반대 방향으로 틀었다.



김석진
점심시간인데 친구들 안 사겨?

조여름
아니 뭐.. 약속이 있어서요.


김석진
누구, 태형이?

조여름
네.. 잘 아시네요

곁으로 다가온 선배에게서는 시원한 향기가, 고개를 돌려 선배를 쳐다보니 그제서야 선배의 손에 들린 엄청난 양의 스케치북이 보였다.

쾅! 양이 양이다 보니 스케치북을 내려놓는 소리가 컸다.


조여름
이건 다 뭐예요?


김석진
미술 동아리 얘들 스케치북

조여름
이걸 선배가 왜..?


김석진
심부름.

아 그래, 이때었나… 이 모든 일의 시발점이.

휙, 열려있던 창문 밖으로 검은 무언가가 들어왔다. 섬득한 기운이 오싹하게 들었다.


조여름
엄마야!!! 선배!! 벌!! 벌!!


김석진
가만히.. 가만히좀..

선배와 내가 서있던 주변으로 벌이 미친듯이 날아다녔다. 그 검은 무언가가 벌이었다니, 주저앉고싶은 기분이 들었다.

온 신경이 벌에 집중되어 윙윙거리는 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김석진
가만히좀 있어!

그 순간 신경질적인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어쩌면 벌보다 더 무서운 그런 목소리었다.

순식간이었다. 선배가 내 손목을 잡아 자신의 쪽으로 잡아끈게. 아까 맡았던 시원한 향이 코 끝을 스쳤다.

벌에 대한 공포심이었는지 아니면 선배의 시원한 향 때문 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배의 품은 선선했던것 같다.



김석진
야, 조여름.. 별것도 아닌걸로…

조여름
선배에..


김석진
너 우냐?

벌이 나가고 조용해진 교실 안에서는 선배의 목소리만이 잔잔하게 들려왔다. 긴장이 풀리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선배 품에서 애처럼 우는 꼴이 우스웠지만 눈물이 멈추지는 않았다.



김석진
뭘 그것가지고.., 야, 왜 울어 조여름


김석진
무서워서 그래? 애도 아니고 뭘 그런걸로 그래

조여름
선배가 뭘 알아요!!..

내 말에 선배가 날 물끄럼이 쳐다보았다. 그 시선이 너무 간지러워서 알러지가 나듯 얼굴이 빨갛게 변한거 같았다.

드르륵 -,



김태형
……………….


김태형
뭐하냐?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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