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여름
너를 만난 여름 03



오전 8:08
결국 첫 날 등교는 대실패었다. 8분이나 늦은건 내 지각 역사에 길이 남을 정도었으니 _

김태형이 자전거를 정리하는 동안 교문을 바라보니 큰 키의 한 남자, 김석진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서 있었다.



김태형
아.. 아직도 있네.

조여름
저 사람이 김석진이야?


김태형
응, 제일 깐깐해서 귀찮아.

조여름
저 사람이 선도 서는거 알면서 왜 늦었어?

김태형이 날 물끄럼이 바라보더니 쓴 웃음을 지으며 말 했다.



김태형
있어, 사정이.

조여름
아침부터 뭔 사정이 그렇게 많냐?


김태형
조여름씨는 몰라도 되네요.

그 뒤에는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지 김태형하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가 기침을 하는 바람에 김석진에게는 바로 들키고 말았다.



김석진
누구야, 뒤에 있는거 다 아니까 나와.


김태형
(속닥) 야 조여름.. 어떻게 할거야!

조여름
(속닥) 어차피 들킨거 가야 하는거 아냐?

내 말에 김태형이 끙, 소리를 내며 골치 아프다는 듯 몸을 이르켜 세웠다.



김태형
아, 안녕. 나야 나 태형이


김석진
김태형? 웬일로 네가 다 늦어?


김태형
아 그게..

순식간 이었다. 눈치를 보며 몸을 숨기던 나의 팔을 잡아서 김석진의 앞에 가져다 세운게 _

가까이서 본 김석진은 더욱 매섭게 생겼었다.

당장이라도 내 이름과 반, 학번을 물으며 벌점을 날려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아서 절반은 체념한 상태었다.



김태형
전학생인데 길을 잃어서


김태형
태워오느라 늦었어.

조여름
?

길을 잃었다니. 표정 하나 흐트러짐 없이 거짓말을 술술 내뱉는 김태형의 모습이 어이가 없었지만 벌점을 받는것 보다는 나으니 _

입 꾹 다물고 얌전히 김태형의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 김석진은 고민하는거 같더니 오늘만 봐준다며 우릴 그냥 보냈다.



김석진
근데 너, 몇반 누구야.

조여름
나..?


김석진
어, 너 말고 누가 있어?

조여름
난 조여름이야, 2학년 2반


김석진
그래, 조여름. 2반이라고.

나 뭐 잘못했나? 김석진은 그렇게 갑자기 손에들린 종이에 무언가를 적고는 딱, 소리를 내며 팬을 넣었다.

그러곤 날 지그시 바라보더니 나와 김태형을 지나쳐 걸어가며 말 했다.



김석진
난 김석진이야, 3학년 1반.


김석진
반말은 안 좋아하니 참고해 후배님.

조여름
…………

시발 X됐다.

김석진.. 아니 선배님이었다니. 고개를 돌려 김태형을 보면 뭐가 웃긴지 혼자 입을 틀어막고 웃고있는 김태형이 보였다.

분명 김석진 이라고 하지 않았나? 친구처럼 얘기하길래 친구인줄 알았더니..

선배님이 가고 그제야 김태형이 입을 틀어막던 손을 때고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저 목에 돌맹이를 쑤셔 넣고 싶었다.


조여름
아니 김석진이라며! 친구 아니었어?


김태형
아닌데? ㅋㅋㅋ

조여름
뭔데 진짜.. 나 어떻게 진짜..


김태형
그러게 누가 멋데로 오해하래?

김태형 그 말만 한 채 내 등을 두드리더니 내 손목을 잡고 학교 쪽으로 내달렸다.

그런 김태형의 뒷모습을 넋놓고 쳐다보며 같이 달렸다.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었다.

김태형의 온기가 닿은 손목을 따라 몸에 따뜻한 기운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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