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어린 옆집 과외 선생님
#2-1_단둘이


쪽

아침부터 달콤한 소리가 들렸다.


김동현
"서애빈 씨? 일어나셔야죠."

서애빈
"희아야아..."

하지만 애빈은 일어나자마자 동현의 등에 업혀있는 희아를 먼저 찾았다.

서희아
"으므아!"

서애빈
"오구구궁..."


김동현
"...나와서 밥 먹어."

서애빈
"우응..."

비몽사몽한 애빈은 동현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고 기분 좋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김동현
"누나 잘 잤어요?"

서애빈
"어? 너 화났어?"


김동현
"네?"

서애빈
"너 화나면 존댓말 하는 건 아냐?"


김동현
"화 안 났어요."

서애빈
"아닌데, 너 결혼 후부터는 화났을 때만 존댓말 써."


김동현
"화난 건 아니고..."

동현이 눈을 아래로 낮추고는 입을 삐죽였다.


김동현
"나 봤으면서 왜 희아 먼저 찾아요?"

서애빈
"삐졌어?"


김동현
"조금요."

동현의 품에서 분유를 마시는 희아는 뭐가 좋은지 까르륵 댔다.


김동현
"다 머거써?"

입 주위에 묻은 것을 닦아주는 동현에게 기습으로 볼에 입을 맞췄다.

서애빈
"이 삐돌이."


김동현
"솔직히 삐질만했어, 안 그래?"

서애빈
"미안해, 서운했지?"

강아지를 달래듯 턱 밑을 살살 긁어줬다.


김동현
"근데 여보, 이따 장모님이랑 장인어른 뵈러 갈까?"

서애빈
"이번 주도?"


김동현
"희아 보고 싶어 하시기도 하고 여보도 본가 가면 좋잖아."

서애빈
"부모님 좋지, 좋은데."

서애빈
"당신이랑 데이트하고 싶어."

토스트를 만지작거리는 애빈에게 가까이 붙어 앉았다.


김동현
"그랬어? 내가 애빈이 서운하게 해버렸네. 많이 서운했어?"

서애빈
"그냥 조금, 무슨 마음인지 알아서 막 엄청 그렇진 않아. 근데 결혼하고 우리 둘만 있었던 적이 거의 없잖아."


김동현
"그럼 애빈아, 희아 잠시 맡기고 우리끼리 시간 보낼까?"

서애빈
"우리 보고 싶다고 울지 않을까?"


김동현
"희아 할머니 할아버지 엄청 좋아하니까 괜찮을걸?"

괜찮다 말하고 싶은 건지 팔을 위로 뻗어서는 애빈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김동현
"희아 괜찮아?"

서희아
"으야!"

볼살을 콕 집자 햇살처럼 웃으며 대답했다.


김동현
"지금 데려다주고 올게, 기다리고 있어줘."

애빈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춘 후 짐을 챙겨 집을 나갔다.

.

..

...


김동현
"나 왔다아."

하지만 집 안은 조용했고 거실에서 밥을 먹던 애빈의 흔적이 없었다.


김동현
"애빈아?"

그때 벽에 붙어 숨어있던 애빈이 튀어나오더니 기습적으로 키스를 했다.

밀어붙여진 동현의 등이 벽과 맞닿았다.

오랜만에 느끼는 미묘한 살맛이었다.


김동현
"뭐하냐?"

숨을 몰아쉬는 그가 다정하게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서애빈
"술 마실까?"


김동현
"좋지."

.

..

거실 테이블 위에 술을 가득 올려놓고 안주를 가운데에 놓았다.

서애빈
"짠!"


김동현
"짠짠."

오랜만에 맞대는 술잔이었다.

서애빈
"와 지금 11신데 완전 낮술이네."


김동현
"지금부터 마시면 희아 몇 시쯤에 데리러 가야 되지?"

서애빈
"나 봐봐."

애빈의 말에 고개를 돌려 눈을 맞췄다.

서애빈
"나쁜 엄마 소리 들을 수도 있지만 오늘만은 우리 둘만 있으면 안 돼?"


김동현
"그러고 싶으면 내일 아침에 데려올게."

애빈은 대답 없이 그에게 기댔다.

수북하던 술은 오후 2시가 되자 반 정도 빈 병이 됐다.

웬일로 조절하지 않고 마시던 애빈은 꿍얼거리듯 말을 시작했다.

서애빈
"동현아 솔직히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지 모르겠어."


김동현
"응? 왜?"

서애빈
"그냥 오늘도 너는 희아 먼저 생각하는데 나는..."


김동현
"그렇다고 애빈이가 희아 안 좋아하는 거 아니잖아, 나는 애빈이 덕에 오랜만에 시간 보내서 좋은데?"

서애빈
"육아도 네가 다 한다고 봐도 뭐..."


김동현
"애빈이는 바쁘잖아 한가한 내가 하는 게 맞는 거지."


김동현
"그리고 애빈이가 하나도 안 하고 내가 다 혼자 해도 애 가지고 고생한 건 못 갚을걸?"

서애빈
"동현이는... 전 세계에 보급해야 되는 1등 남편이야."

애빈이 헤실 웃으며 말하곤 어깨에 기대 잠에 들었다.


김동현
"난 이기적이라 그런가, 애빈이는 나만 보고 싶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이야."

신부 안기로 애빈을 들고는 안방 침대에 편하게 눕혔다.


서애빈
"동현아..."

방을 나가려던 때 목소리에 힘이 풀린 애빈이 그를 불렀다.


김동현
"응?"

서애빈
"좋아해."


김동현
"나도, 치우고 갈 테니까 자고 있어."

서애빈
"가지 마아..."

단순한 잠꼬대였다.

하지만 그 말에 휘둘리는 동현은 자신을 보고 생각했다.


김동현
'애빈이 말이면 내 인생도 휘두르겠네.'

마주 보며 눕자 서로의 숨결이 맞닿았다.

서애빈
"오빤 나랑 결혼해서 좋아?"


김동현
"결혼해서라기보다는 그냥 네가 내 앞에 있어서 좋아."

서애빈
"나도."

애빈은 그에게 더 다가갔고 서로의 체온이 바로 전해졌다.

서애빈
"내가 더 잘할게."


김동현
"이미 잘하고 있으면서?"

서애빈
"... 더 잘할 거야."


김동현
"스트레스 받지 않게만 해."

서애빈
"알겠어."

오랜만에 둘이서만 보내는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