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어린 옆집 과외 선생님
#32_100일



김동현
"그럼 여기 가기로 결정..."

서애빈
"봄이니까 꽃구경하자!"


김동현
"음, 그래요."

자취방에서 화기애애하게 재잘거리는 둘.

'동거'를 하는 둘은 100일 기념 여행을 계획 중이다.

.


서애빈
"못 보내! 안 보내!"

지금 집과는 1시간 거리에 있는 식스센스 대학, 동현은 어쩔 수 없이 자취를 할 상황에 처했다.

애빈의 엄마
"서애빈 왜 자꾸 떼 쓰고 그래!"

서애빈
"안 보낼 거야!"


김동현
"주말마다 올게, 막 엄청 멀지도 않고..."

애빈은 잠시 뚱해져 있더니 화색을 띠며 말했다.

서애빈
"같이 살..."

애빈의 아빠
"안돼."

서애빈
"왜애..."

애빈의 아빠
"우리 사위 괴롭힐 거잖아 너."

서애빈
"윽..."


김동현
"그리고 애빈아 학교 다녀야죠..."

서애빈
"중간지점에 집 구할까?"


김동현
"잠 많은데 힘들잖아."

서애빈
"아냐! 오전 강의 없어."


김동현
"같이 살자."

애빈의 엄마
"안돼!"

자식vs부모

며칠간의 냉전이 벌어지게 됐다.

.

..

서애빈
"나 성인이야."

애빈의 엄마
"너 겨우 20살이야."

서애빈
"곧 21살이거든."

애빈의 아빠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 도둑 들기라도 하면..."


김동현
"아버님 제가 헬스라도 끊을게요."

동현의 엄마
"학점 3.5이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난 좋아."


김동현
"헐, 안 떨어질게요 진짜."

동현의 아빠
"애빈이 고생 안 시키면 나도 찬성."

서애빈
"아유, 성적 관리랑 저 안 힘들게 잘 관리할게요!"

애빈은 빵실하게 웃어 보였다.

동현의 엄마
"현지야 걍 허락해, 어차피 지금도 거의 동건데 뭐."

애빈의 엄마
"아잇... 그래도 걱정인데."

동현의 엄마
"기습 방문하면 되지!"

애빈의 엄마
"아, 그래!"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둘은 '동거'를 하게 됐다.


서애빈
"바다!"


김동현
"씁, 추우니까 들어가면 안 돼."

천방지축 신난 애빈이 바다로 뛰어가자 아이를 다루듯 뜯어말렸다.


김동현
"호텔에 짐만 놔두고 같이 해변 걷자."

서애빈
"응!"

.

..


김동현
"조개, 유리 조각 안 밟게 조심해."

맨발로 모래 위를 걷는 애빈의 손을 잡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서애빈
"이히히, 여행 오니까 좋다."


김동현
"이따 꽃구경도 가고 애빈이 먹고 싶은 것도 먹으면서 놀자."

서애빈
"그래! 아 맞다, 나 보여줄 거 있어."

애빈은 동현의 손을 집어 들더니 그의 눈 위에 올려놓았다.

잠시 후 짠하며 그의 손을 내리자.


김동현
"어? 애빈아 너..."

서애빈
"트라우마 극복했징."

입술 위에 연하게 틴트를 바른 애빈이 사랑스럽게 그를 쳐다봤다.


김동현
"괜찮아? 진짜 바른 거야?"

서애빈
"치료받고 너도 있으니까 하나하나 괜찮아지나 봐."


김동현
"수고했어."

동현은 애빈의 입술 위에 짧게 입을 맞춰주었고 틴트 색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어느 때보다 뜻깊은 입맞춤이었다.


서애빈
"으어어어..."

늦은 밤이 되고서야 돌아온 둘은 침대에 그대로 누웠다.

서애빈
"나 먼저 씻어도 돼?"


김동현
"근데 나 씻는 거 기다리다 자버릴 것 같은데요..."

서애빈
"앗, 안되는데 이따 나랑 자야지."


김동현
"...아..."

서애빈
"그냥 같이 씻을까?"


김동현
"안 잘게요 먼저 씻어요."

서애빈
"저 유교남..."

옷을 주섬주섬 꺼내더니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김동현
"아으... 서애빈 진짜."

.

..

서애빈
"응?"

씻고 나온 애빈이 머리카락을 말리며 탁자 위를 가리켰다.

서애빈
"술?"


김동현
"네, 몇 개 사왔어요."

서애빈
"그것만?"

봉지 안을 열어본 애빈은 씩 웃었다.

서애빈
"힛."

.

..

...

서애빈
"김도뇬! 앉아라."

애빈은 자신의 옆자리를 팡팡 손으로 쳤다.


김동현
"짠."

한 손에 맥주를 하나씩 들고는 맞부딪쳤다.

그렇게 한 개, 두 개 비워나가다 애빈이 말했다.

서애빈
"우리 왜 술만 마셔?"


김동현
"술이 있으니까?"

서애빈
"흠."

갑자기 캔을 내려놓더니 동현에 목에 키스마크를 새기기 시작했다.


김동현
"어? 뭐하세요? 애빈아?"

잠시 후 그녀가 입을 떼고서는 가까운 거리에서 말했다.

서애빈
"싫으면 피해."

동현이 피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 말투로 말하곤 가운의 끈을 잡아당겼다.

서애빈
"내가 덮쳐, 네가 덮쳐?"

붉어진 볼이 귀엽게 보이는 동현이 애빈에게 다가가 깊게 입을 맞췄다.


창을 통해 햇볕이 내리쬈고 말끔한 새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먼저 부스스 깨어난 동현은 자신의 팔을 베고 자는 애빈을 보고 웃음 지었다.

십분 정도 지나자 작은 햄스터 같이 애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동현
"깼어?"

서애빈
"우응..."

햇빛이 눈부신지 인상을 찌푸리며 동현에게 더 파고들었다.


김동현
"더 자."

서애빈
"싫어, 일어나서 너랑 놀 거야."

갑자기 눈을 확 떴다가 너무 밝아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김동현
"햇빛 가려줄게요."

동현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리고는 애빈을 향해 담백한 웃음을 보냈다.


김동현
"잘 잤어?"

서애빈
"응응, 오빠 잘 잤어?"


김동현
"덕분에 잘 잤지."

서애빈
"헉, 키스마크 아직도 있네..."


김동현
"밴드로 가리면 돼, 신경 쓰지 마."

서애빈
"너무 생각 없이 했나 봐..."


김동현
"아냐, 좋았으니까 됐지 뭐."

서애빈
"오구, 좋아쪄?"


김동현
"으휴, 조용히 하세요."

입막음을 하려는 건지 애빈을 꼭 끌어안았다.

서애빈
"나 지금 너무 행복해."


김동현
"나도,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서로의 살냄새가 포근히 감싸고 보드라운 살갗이 닿으며 그 무엇보다 따듯한 행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