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 삽니다.
그만 떠날래

파뤼파뤼예에
2021.10.19조회수 20

보라
나 이제 여기서 나갈게.

눈앞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취해 내뱉은 말이었다. 오늘따라 한껏 들떠 보였던 윤기의 눈이 조명에 유난히 반짝거렸다. 눈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처음 보는 그의 모습에 당황해버렸다.


윤기
같이살자.


윤기
가지마..

평소 냉소적이었던 그였는데 예상 밖의 한마디에 떠나려고 마음먹었던 내 마음이 약해지려 한다.


지민
무슨소리야 갑자기? 어딜가려구?? 우리는???

놀란 토끼눈으로 나의 팔을 잡아끈다. 장난치지말라고 내 팔을 쭉쭉 당겨댔다.

보라
아아….아파 지민아

보라
나 여기 들어오기 전부터 언젠간 나와야지 하고 쭈욱 생각했었어. 시간이 지체될수록 너희들과 지내는게 너무 즐거워서 자꾸 까먹어.


윤기
그럼 계속 까먹고 있어.


윤기
이것도 나쁘지 않잖아? 즐겁다며.

보라
나도 하고 싶은게 점점 뭐였는지 모르겠고… 오늘 윤기오빠 작품도 하나 끝났겠다. 이 기회에 나도 찾아봐야지. 내가 하고 싶었던 거.


지민
다시 생각해보자 응?? 우선 취했으니까 그만 마시고 들어가서 자.


지민
내일 일어나면 어제 무슨 말 했는지 모를 거야.


지민
내가 여기 치울게 어서 들어가.

보라
아니.. 나는…


윤기
그래. 지민이 말 듣자 어서 들어가서 자.

마음 크게 먹고 말한 거였는데 반응이 예상과는 다르다. 쿨하게 인사하고 헤어질 줄 알았는데 다들 정이 너무 많이 들었어…

결국 뒤풀이 자리에서 내가 분위기 망쳐버렸네…… 에휴… 많이 마시긴 했다. 머리 아파.

문득 윤기오빠 표정이 아른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