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 미친개
5. 골목길 칵테일 사건 (3)



최연준
진짜 독을 사용한 범죄라면...


최연준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에도 쓸 수 있고요.


최연준
향이 강하기만 해도 티는 안 나니까.


김민규
... 그럼 자칫하면 우리도 독에 노출될 수 있다는 거지?


최연준
네. 그러니까 최대한 밀폐된 음식만 먹는 걸로.


권순영
범인 잡는 건 언제 할 건데?


이석민
당장 내일이 좋겠습니다.


최연준
왜요?


권순영
그야 당연하지, 꼬맹아.


권순영
범죄는 가장 빨리 잡는 게 유리해.


권순영
인질을 잡고 있는 범죄가 아닌 이상.


김민규
맞아요. 아무래도...


김민규
시간이 지체되면 지체될수록... 범죄에 노출되기도 쉽고, 범죄자가 현장을 이탈하기도 좋으니까.


이석민
특히 여기에서 범죄가 일어나는 건...


이석민
한 조직이 일을 활달히 하는 것 같아요.


권순영
그럼 당장 내일 출발하는 거지?


이석민
... 제가 꼴에 형사기는 합니다만.


이석민
여기까지 와서 이런 일을 겪을 줄은.


권순영
내가 신문 보니까... 너 연쇄 살인범 잡고.


권순영
여기로 유배당하듯이 온 거라던데.


권순영
사고쳤지.


이석민
... 예.


이석민
대가리 한 대 갈겼습니다.


권순영
좋네. 난 막나가는 형사가 좋더라.


김민규
형사님은 그냥 빡대가리인 것 같은데.


이석민
저 대졸입니다.


김민규
나도 대졸이야. 나대지는 마세요.


이석민
나대는 건 그쪽이고.


최연준
와, 형들 두 살 어린 동생이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권순영
두 살 많은 형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김민규
... 안 싸우면 되잖아요.


이석민
시비만 털지 마십쇼.


김민규
예, 예.


권순영
화해한 거냐?


이석민
네, 뭐.


최연준
그럼 방은 둘이 쓰세요.


최연준
저랑 순영이 형이 같은 방 쓰는 걸루.


권순영
동생 키우기? 나야 좋지.


최연준
우와, 형들은 알아서 하시고.


최연준
형 우린 들어갑시다. 이제 씻고 자야 내일 빨리 나가죠.


권순영
좋지.


이석민
... 들어가자고요.


김민규
저도 발 있습니다만.


이석민
먼저 씻으세요.


김민규
... 머, 먼저, 먼저 씻,


이석민
뭔 상상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씻고 오라고요. 자야 할 거 아니야.


김민규
누가 상상을 했다고 그래요?


김민규
나, 남, 몰아가지 마세요.


이석민
... 예.

이석민은 생각했다.

저 작은 머리통에 뭐가 그렇게 생각이 많길래 불순한 상상을 하나, 싶어서.


김민규
... 미친놈.

김민규는 부정한다.

더러운 상상으로 머릿속이 검게 변했다.

짜증 나. 그 형사 새끼.

물이 후두둑 발 밑으로 떨어졌다.

쾅.


김민규
으, 으아아아악.


이석민
왜요? 같은 남자끼리.


김민규
미, 미친새끼야. 나가. 나가세요. 더러운 변태새끼.


이석민
뭐야? 아니, 씨팔. 누가 들으면 나 악의라도 있는 줄 알겠습니다?


이석민
그런 거 아니고, 내일 새벽에 나가야 하니까 그런 거니까 긴장 따위 하지 마세요.


이석민
어차피 샤워 부스도 넓은데.


김민규
... 미... 미친... 새끼...

얼굴이 홧홧하다. 형사 말이 맞다.

같은 남자끼리 얼굴 붉히는 건 상당히 취향 이상한 변태같고...


김민규
...


김민규
근데요.


이석민
예?


김민규
이건 아니지 않나?

이석민이 김민규의 뒤에 등을 맞대고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김민규
넓다면서요.


이석민
넓은데.


이석민
그쪽이랑 제 키랑 덩치를 좀 생각을 하시는 게.


김민규
아오...


이석민
제가 당신도 아니고 더러운 상상은 안 합니다.


김민규
내가 언제 그딴 상상을 했다고요.


이석민
추측.


김민규
아이...

머리 한 대 치고 싶다는 생각이 깊어지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