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민의 나비 이여주 입니다

EP.36 마지막 호출

그 후로부터 이틀간 , 여주에게는 아무런 호출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 평화로움이 묘하게 거슬렸다 . 어차피 몸 상태가 성치 않아 밖에 나돌아다닐 수도 없지만

매일같이 불려나가 베이고 터지던 것이 습관이 된 탓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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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후 ....

사실은 , 차라리 . 누구든 만나 죽도록 쥐여 터지는 것이 정신 건강엔 더 좋은 듯 했다 .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으니까 . 지나온 과거에 대해서도 ,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도

전쟁터 같은 공간에 내던져진 그 시간만큼은 오직 , 지금 이 순간만이 중요했다 .

침대에 앉아 조용히 발가락만 까딱여 보다가 가끔은 복도에 나가 서성이며 창밖을 구경하곤 했다

하필이면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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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하아 _

내쉬는 한숨에 입김이 함께 서렸다 .

여주는 부러 일찍부터 일어나 지민의 등굣길을 훔쳐보았다

[ 도망가 ]

내게 내리던 압박 . 멀어져만 가던 작은 그림자 .

[ 제발 ]

여주는 지민의 간절한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만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

···

새하얀 눈이 예쁘게 내리는 날이었다 . 아직 그 누구도 밟지 못한 하얀 눈을 뽀득뽀득 밟으며 조심히 걸음을 옮기는 지민이 눈에 들어왔다 .

단정히 차려입은 교복에 함께 두른 연한 노란색 목도리가 예뻤다 .

여주는 멍하니 창문에 기대어 그런 지민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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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아아 , 보고싶다 _

하얗게 김이 서린 창문을 손톱으로 톡톡 건드리며 그리운 그 이름을 입에 담아보았다 .

창문에 이름을 써내려가며 그 속도에 맞추어 이름을 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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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지 - 민 , 박지민 ...

벙긋거리는 입으로 불러보는 그 이름이 애달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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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

그런데 그때 , 마치 자신을 부르는 그 애달픈 목소리를 듣기리도 한 양 ,

지민이 정확히 고개를 들어 여주가 선 창가를 응시하였다 . 여주는 얼른 몸을 창가 옆으로 숨겼다

똘망한 그 눈동자는 분명 여주를 향햤다 . 괜시리 입을 막고 몸을 숙여보던 여주는 잠시나마 마주쳤던 그 눈동자가 그리워 염치없이

창문 너머로 얼굴을 내밀어 본다 .

하얀 눈밭 . 그보다도 더 하얗게 순수한 그 마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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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왜 예쁜 우리 도련님의 얼굴은 저렇게 수척할까 ..

···

아주 잠시였지만 그리움을 가득 품은 두 눈동자가 정확히 충돌하였다 .

검은 실루엣 . 내가 지켜줘야할 그 사람 . 지민은 그 흐릿힌 실루엣을 눈에 담고자 텅 빈 그 창가를

한참동안 응시하였다 . 목도리에 가려진 볼 위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

비서

.. 출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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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으응 .

지민은 뽀득한 눈 위를 걸어기 차에 올라탔다 . 비록 잠시 뒤돌아선 순간 조차도 . 우리는 연결되어 있기를

지민은 창문에 머리를 기댄 채 부지런히 저택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커다란 저택에 홀로 남겨진 여주는 울컥 올라오는 눈물을 삼켜내며 그 모습을 놓칠세라 끝까지 바라봤다

이것은 그저 평범한 일상에 불과하다 . 덤덤히 살아내야 할 . 그리하여 더 강해져야 할

[ 여주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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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 네 ..

[ 오늘 밤 호출입니다 . ]

아주 사소한 하루에 불과하다 . 그렇게 또 가만히 , 가만히 지나갈

[ 밤 중에는 눈이 그친다고 하네요 . ]

부디 그 밤이 너무 춥자만은 않았으면 좋겠다고 . 여주는 생각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