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민의 나비 이여주 입니다

EP.40 나비 입니다

비서

도련님 , 곧 출발합니다 . 얼른 채비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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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지민이 슬쩍 고개를 들었다 .

와이셔츠에 조끼 . 넥타이까지 단정히 입은 채였다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던 지민이 머리를 한번 쓸어넘기곤 마이를 걸쳐입은 채 방을 나섰다 . 모든 행동이 고요하게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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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어느덧 봄이었다 . 새학기 , 새시작 .

시간은 지민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

총알은 다행히도 지민의 팔뚝과 옆구리를 스쳤다고 했다 . 하지만 조금만 더 안쪽으로 맞았더라면 그 자리에서 즉사했을 것이란 꾸중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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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아빠 , 아빠 총잡이들은 실력이 영 아니네 . 상대가 누구든 심장부터 겨눠야 하는 것 아닌가 . '

그 밤에 즉사하지 못하였음을 지민은 안타까워했다 . 홀로 살아남은 자의 남은 생은 곧 끝없는 외로움의 시작임을 의미했다

저택은 죽은 공간이 되었다 . 지민이 목소리를 잃은 탓이였다 . 한동안 나비를 부르며 난동을 피우던 지민은 언젠가 스스로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

웃지도 , 울지도 , 화를 내지도 않았다 .

의사를 표현할 때에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거나 혹은 가로젖는 것으로 말을 대신했다 .

지민은 더 이상 떼쓰지 않았다 . 아침이면 스스로 눈을 떠 나갈 채비를 하고 식탁에 앉아 기계적으로 식사를 했다

딱 죽지 않을 정도의 밥만 씹어 넘겼다 .

그에 당연히 아비의 호령이 뒤따랐다 .

회장

' 너 이 자식 지금 반항하는 거야 ? '

그 호령에 지민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비를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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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철든건데 . 반항하는게 아니라.

하지만 그 말은 목 뒤로 숨겼다

···

한 학년이 더 오르며 교실은 한 층 더 높아졌으나 지민은 여전히 옛반에 찾아가 뒷문을 열어젖혔다

그리곤 동그랗게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후배들의 눈을 마주히면 그제서야 문을 닫고 제 반으로 향했다

뒷문의 맞은편. 의자가 놓여있던 자리 . 지민은 그 텅 빈 자리를 가만히 내려다보기를 좋아했다 .

수업이 시작 된 줄도 모르고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꿈뻑이는 것도 여러번이었다

지민은 자주 환영을 보았다 . 텅 빈자리에는 의자가 놓여있고 고요한 복도를 여주가 또각이는 구두를 신은 채 걸어오는 장면이었다

가끔은 여주가 다리를 달달 떨며 폰게임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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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으응 .. 나비야 ..

목소리를 잃은 탓에 끙끙대고 있으면 환영은 깨끗이 사라져버렸다.

지민은 자주 텅 빈 자리에 얼굴을 부볐다 . 환영이 있는 그 자리에

" 박지민 , 제빌 정신차려 "

이런 저런 사람들이 다가와 지민을 흔들며 말을 건넸다

' 지켜주려는 거예요 . 미쳐버린게 아니라 '

지민은 텅 빈 벽을 마주한 채 입안으로 말을 삼켰다 . 가끔은 희미하게 웃어보이기도 했다 . 나비가 등을 쓸어주던 느낌이 느껴지는 듯 해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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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베시시 ) 으응 .. 나비 ..

그렇게 지민의 봄은 텅 빈 채로 지나갔다 .

···

항상 같은 자리에서 급식을 먹었다. 물론 입맛이 없어 밥알을 세어보는 정도였다 .

멍하니 바라본 저 먼 자리에 나비가 앉아 밥을 씹어 넘기고 있었다 . 다리를 꼬고 먹는 그 자태가 재미있어 괜시리 혀를 베에 내어 보였다

그에 나비도 따라서 베에 혀를 내어보였다 . 그 장난에 지민은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

' 박지민 , 괜찮아 ? '

한동안 텅 빈 표정으로 살아가던 지민이 허공을 바라보며 웃자 친구들의 걱정이 쏟아졌다

도리도리 고개를 젖고 눈을 세번쯤 비벼보았다 . 그것을 본 나지도 지민을 따라 눈을 세번쯤 비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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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아아 , 뭐야 . 따라하지마 - '

속으로 핀잔을 준 지민이 웃어보이곤 식판을 비우고 물을 입안 가득 우물거렸다 .

그리고 다시 뒤돌아 같은 자리를 쳐다보았다

아 , 뭐야 . 또 사라졌네

오늘은 꽤 오래 버텼네 . 그리운가 , 보고싶은가

···

멍하니 걷던 지민이 도착한 곳은 음악실이었다 .

둘만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 . 여주가 떠나간 이후 한동안 찾지 읺은 곳이다 . 지민은 조심히 손잡이를 잡아 문을 열었다

후욱 , 뜨거운 바람이 지민의 얼굴에 뿌려졌다 . 역시나 , 음악실 안에는 그 누구도 , 지민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

텅 빈 반을 마주한 지민은 고개를 저으며 그토록 듣기 싫었던 핀잔을 자신에게 하였다 . 다소 차가운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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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정신차려 . 박지민 '

그리고 또 다시 터벅이는 걸음으로 교실로 향하였다 . 교실 앞의 풍경이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

그토록 매달렸던 나비의 의자가 교실 앞에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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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이제 안 속아 . 나도 담담히 살아갈거야 . 이제 . 너 없이도 괜찮아 '

결심한 지민이 눈을 꾹 감았다 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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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하지만 의자는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었다 . 피식 웃어보인 지민이 의잘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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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 늦는 버릇은 여전하네 .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허리를 감씨오는 익숙한 느낌도 들었다 .

씩 웃는 환영에게서 온기가 느껴진다 .

품 속을 파고드는 환영이 믿기지 않아 눈만 꿈뻑이는 지민을 환영은 더 세게 끌어안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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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뭐야 .. 너 .. 너 뭐야 ..

근 몇개월 잠겨있던 목소리였다 .

덕분에 움직이는 혀의 감각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

어느새 지민을 마주보고 선 환영이 지민의 볼을 다정히 쓰다듬었다 .

은은한 입꼬리는 여유로웠다 . 말끔히 빼입은 정장 . 예쁘게 빗어진 머리 .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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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너 뭐냐고 . 응 ?

불안한 목소리가 물었다 . 나를 품은 환영 . 생생히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를 품은 너는 도대체 누구냐고 .

환영은 답했다 . 다소 뻔뻔스럽고 , 또 다소 자랑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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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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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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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 나비 , 입니다 .

그것은 따뜻하고 다정한 환영의 , 생애 두번째 자기 소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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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드디어 완결이 났습니다 ..!!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기분이 드네요🥰 다음엔 더 재미있는 스토리로 찾아올테니 지켜봐주세요🤙🏻

2020년 2월 11일 끝

그동안 박지민의 나비 이여주 입니다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