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저승사자 부승관입니다!

07. 천륜지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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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윤정한 대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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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그래, 말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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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혹시 대왕님은 죽기 전, 전생에 부모님을 어떻게 대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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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이의가 있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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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갑자기 그 질문은 왜 하는 것이냐, 그것도 그 질문의 뜻을 무엇보다도 잘 알고있는 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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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대답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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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나는 그 질문의 대답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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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저 자에게 어서 형벌을 내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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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대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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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저승 법에서, 사자들이 말하는 이의들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올바른 판단을 하여 판결을 내리라고 적혀있었던걸 아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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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지금 법을 어기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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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말은 더럽게 잘한단 말이지"

지금 염라대왕의 모습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않은 저가 봐도 눈에 띄게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 금방이라도 가지고 있는 자료를 던질 것 같은 모습에 아래에 앉아있던 재판관들도 몸을 움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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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그래, 다시 질문해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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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염라대왕님은 전생에 부모님께 어떻게 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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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최승철 차사가 직접 말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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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아까 전과 똑같은 말투와 말로 질문해보거라"

염라대왕의 말 하나하나에 분노가 가득 담겨있었다. 화살이 꽂히듯 승철에게 말하는 한마디들이 날카롭게 던져졌다. 잠시 당황했지만 바로 표정관리를 한 승철이 아까와 변함없는 말과 말투로 염라대왕에게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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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대왕님은, 죽기 전 전생에 부모님께 어떻게 대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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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부모님이 말하시는 건 다 듣고, 하라고 하시는 것은 다하고. 부모님 몸이 안좋으실 때는 밤을 새서 양호를 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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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그래서 내가 지금 천륜지옥을 담당하는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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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염라대왕님, 왜 그 다음은 말씀하시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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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이미 말 다 했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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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제가 알기론 대왕님이 불효자이셨던 걸로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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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2

"말, 말을 조심히 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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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그래, 어디 한번 끝까지 말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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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아까 말하신 대로라면 염라대왕께서는 지옥을 대표하시는 효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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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근데, 이 김여주라는 망자가 죄인이라고 해도 대왕님께서도 충분한 죄인이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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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이야기 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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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이 망자가 부모님께 함부로 대한 죄, 그리고 부모님보다 일찍 죽어 눈물을 흘리게 한 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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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대왕님은 부모님보다 일찍 죽어 눈물을 흘리게 한 죄, 그리고 부모님을 죽인 죄까지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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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내가 우리 부모님을 죽였다니,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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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대왕님께서는 모르셨을지 몰라도, 부모님께서는 대왕님이 죽고나신 뒤 계속 눈물로 밤을 지내시다 결국 교통사고로 같이 죽음을 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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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지금은, 지금 부모님은 어디 계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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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일단 재판을 먼저 내리셔야죠 대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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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후... 아무튼! 저 망자는 유죄이다. 천고사막 모래에 파묻혀 사라지거라!"

자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염라대왕이 저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고개를 떨구고 애써 눈물을 참는 것을 본 승관이 다급히 염라대왕께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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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염라대왕님! 지금 김여주 망자의 말을 들어보시고, 헤아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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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지금 내가 저 자의 말을 들어야한다는 것인가? 이건 아무리 봐도 유죄가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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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그럼, 한번만... 딱 한번만 꿈에서라도 부모님을 만나게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승관의 말에 분노에 가득찬 정한의 얼굴이 더더욱 굳어졌다. 옆에서 초조해하던 승철과 지수가 당황하며 승관을 말렸다. 그래도 승관은 굴하지 않고 염라대왕을 향하며 간절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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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지금 저도 이게 안될 짓이라는거 압니다. 하지만 부모님보다 먼저 죽어 눈물을 흘리게 한 죄는 망자의 부모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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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그럼 당연히 부모들은 무죄를 외칠게 뻔하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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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부모들은 당연히 자식이 좋은 곳으로 가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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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그런데, 이 죄 하나로 형벌을 받는다면 그건 부모님께 또 하나의 죄가 쌓이는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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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그리고 애초에 죽고싶어서 저승으로 온 것도 아닌데, 신이 주신 운명을 따른 것 뿐인데 그게 죄라면. 그게 불효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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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염라대왕님은 망자들에게 죄를 안겨주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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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이 지옥들은 왜 만드신겁니까? 전생에서 저지른 죄를 반성하라고 만든 것 아닙니까, 근데 이렇게 형벌을 받게하시려는 이유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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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이러면 그냥 반성도 못하고, 억울하게 형벌을 받아야 합니다."

염라대왕이 승관에 말에 미묘한 표정으로 고심히 생각했다. 한동안 생각만 하던 염라대왕이 끝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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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알았다, 딱 한번. 한번만 꿈에서 부모를 만나고 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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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마지막에 다시 판결을 내리겠다."

김여주

"감사합니다! 진짜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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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자, 이제 너가 어머니의 꿈 속에 들어갈거야. 시간이 조금 밖에 없으니까 빨리 해야돼. 알았지?"

김여주

"네..."

김여주

"엄마-"

김여주

"엄마?"

엄마

"...여주야, 왜 여기있어... 천국가야지..."

김여주

"응 엄마, 나 이번 재판만 통과하면 환생한데... 근데 나 유죄 받았다? 근데 염라대왕님이 엄마 만나고나서 다시 결정하신대"

엄마

"엄마가... 여주 꼭 천국 가라고 아빠하고 기도할게... 염라대왕님께 꼭 부탁할게... 여주는 지금까지 죄 지은거 하나도 없잖아. 그렇지?"

김여주

"아니야, 나 엄마하고 아빠한테 잘못한거 너무 많아서 유죄 받을 수도 있어... 내가 지금까지 너무 못해줬지? 부모님보다 일찍 죽는게 제일 불효라던데... 나는 엄마 아빠한테 너무 큰 죄를 지었다... 미안해 엄마 아빠..."

볼을 타고 흐르던 눈물이 바닥에 떨어졌다. 자기도 울고 있으면서, 제 눈물을 닦아주느라 자기 눈물은 닦지도 못한 엄마를 보고있자니 마음에 구멍이 나듯 아파왔다.

엄마

"아니야, 너 잘못 하나도 없어... 엄마가 잘못했어... 딸이 그렇게 됐는데 하루동안 모르고 있던 엄마 잘못이야... 너 꼭 환생해서 좋은 부모 만나"

김여주

"나 꼭 다음 생에도 엄마 자식할게. 그리고 나 저승에서 너무 좋은 사람들 만났어. 승관이하고, 승철이, 그리고 비서님! 염라대왕님도 꽤 좋은 분이셔... 말은 그렇게 하셔도... 염라대왕님도 나랑 비슷하대, 아 그리고 재판관분들도 재밌으신 분들이야"

엄마

"엄마가 그 사람들도 다 응원할게. 알았지? 이거 엄마가 만든건데, 이거 환생할 때 꼭 들고 환생해야돼, 알았지?"

김여주

"응 엄마... 어, 나 가야된대... 이제 시간없대..."

엄마

"응, 여주야 꼭 환생하고... 알았지?"

목도리였다.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 목도리. 나 주려고 뜨개질 열심히해서 만들었을텐데. 더웠지만 엄마가 준 목도리를 목에 둘렀다. 찝찝하지 않고 오히려 포근한게 더더욱 눈물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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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그건... 어머니께서 주신겁니까?"

김여주

"...네"

다시 천륜지옥으로 오니 승관과 재판관들이 울고있었다. 목도리를 두르고 오니 꽤나 당황한 염라대왕이었지만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여있었다.

김여주

"제가 엄마한테 염라대왕님도 말씀 드렸는데"

울음이 가득찬 목소리로 애써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까와는 달리 조금 풀어진 표정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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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다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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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윤정한 대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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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울지마시고, 최종 판결을 내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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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저승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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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이미 이승에서 용서받은 내용은 다루지 않는다. 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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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김여주 망자는 이미 이승에서 부모와의 죄를 다 용서 받았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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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무죄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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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관

"와, 여주누나! 이제 환생 하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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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진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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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부승관 아니면 이미 모래에 파묻혔다"

김여주

"진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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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아, 홍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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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왜, 판결까지 다 내렸으면서 또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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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우리 부모님... 어디계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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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아, 조금 있으면... 환생 하실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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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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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수

"아, 쟤네 환생하러간다. 먼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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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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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너도 하고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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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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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하고싶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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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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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나는 하고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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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아마 홍지수도 하고싶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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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미쳤어? 너네 아직 임기 안끝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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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환생 시켜주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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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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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철

"너하고 같이 환생하는 조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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