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또 다시,
[외전] Dear. Army <1>


아빠랑 싸우고 집을 나왔다.

아미라는 이름을 지우고 '신여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에.

나는 아미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겠다고 고집부렸다.

"아미"는 호석이에게 나를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이름인걸.

정호석.

5살에 날 버리고 혼자 입양되서 가버린 나쁜놈. 배신자.

호석이가 가버린 후 혼자 남은 고아원을 빠져나가려다 원장한테 걸려서 엄청 맞았다.

밥도 굶기더라.

얌전히 종이인형처럼 2년을 구겨져살다가 만난 구원자가 신구현 아저씨. 내 아빠.

"제 아빠가 되주세요. 시키는대로 다 할께요. 말도 잘 들을께요. 저 좀. 데리고 나가주세요"

아저씨의 손을 붙잡고 매달리는 내 팔목에는 푸르딩딩한 멍이 들어있었다.

아저씨는 그 길로 입양 절차를 밟았다.

고아원에 기부금도 두둑히 주고 날 데려왔지만.

나는 중학생 되었을때 그 원장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원장이 잡혀가고 새로운 원장이 고아원에 부임해서 나에게 편지한장을 가져다 주었다.

아주오래된, 빛바랜 편지는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호석이로부터 왔던 편지였다.

<아미야. 나 호석이야. 잘 있어? 잘 있지? 지금은 못가는데 내가 꼭 데리러 갈께 기다려죠>

삐뚤빼뚤한 그의 어린 글씨에. 그리움과 화가 복받쳤다.

날 두고 갔잖아.

뭘 찾으러 온다는거야ㅡ 거짓말쟁이.

그 편지 한장에 아빠를 졸라서 미국을 갔었다.

결국 못 찾았지만.


나와 호석이의 인연은 질겼다.

잊을만할즈음, 그는 제이홉이라는 이름으로 가수로 데뷔했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 빅히트에 내 힘으로 입사했을 무렵에는 그의 양어머니가 나를 찾아왔다.

제이홉의 원래 이름을 찾아주고 싶단다. 정호석이라는.

뭐 내가 어쩌겠어. 라는 마음으로 지나치려했건만.

기업모임에서 우연히 정민석의 중얼거림을 들었다.


정민석
아버지가 '정호석'을 찾는것 같아.

우뚝. 걸음이 멈췄다.


정민석
그 자식 먼저 찾아내. 죽여도 좋고.

알량한 정의감??의리??모르겠다.

호석이는 그냥. 내 어린시절의 보석이었다.

나라는 뿌리의 밑거름. 내 어린시절의 우산. 다시 찾고 싶은, 만나고 싶은, 나의 빛.

난 정민석으로부터 정호석을 숨기기에 필사적이었고.

비가 오던 어느날,

또라이같은 정민석의 멍청한 부하들에게 바보같이 붙잡혀서ㅡ



죽었다.



저승사자(?)
어서오세요-

환한 빛이 쏟아지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묵직한 목소리가 울렸다.


김아미
......저 죽었나요?


저승사자(?)
네.


김아미
.....헐. 짜증나.

튀어나온 내 말에 남자가 피식 웃었다.

쓸데없이 잘 생겨서 저승사자네.


김아미
여긴 어디예요?



저승사자(?)
여긴, 당신의 삶을 돌아보는 곳.

그렇게 말하며 눈 앞에 나의 삶이라며 펼쳐진 장면들은.....


김아미
.......저기.


저승사자(?)
??


김아미
제 이야기가 아닌데요?

화면속에는 호석이와 여주인 내 모습이 펼쳐지지만 삶의 내용이 전혀 달랐다.

무엇보다 난 지금 죽었는데 쟤넨 결혼한다고.



저승사자(?)
엇.....!!! 헷갈렸다! 이건 못본걸로......


김아미
왜 나랑 같은 얼굴에 같은 이름을 가진애가 있죠??


저승사자(?)
......이건 비밀인데


김아미
......

생긴거랑 다르게 어리숙한 그의 모습에 아미가 웃음을 꾹 참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승사자(?)
이 세상엔 수많은 세계가 존재하죠. 서로 다른 운명의 같은 영혼이 각자 다른 시나리오의 인생을 삽니다.


김아미
오.



저승사자(?)
비밀이예요. 알겠죠?


김아미
그럼 비밀 지킬테니까 저 한번만 저기 보내주시면 안되요?

내가 저기서도 정민석이를 봤거든.

그 똘끼가 어디가겠어?? 영혼부터 아주 또라이던데.


저승사자(?)
당연히 안되죠.


김아미
그럼 나 저거 본거 말한다요.


저승사자(?)
.....와. 치사하게.


김아미
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그래요. 내가 죽기전에 꼭 구하고 싶었던 사람인데. 저기가서 구하면 안될까요?? 아니면 원래 있었던 세상에서 잠깐만 살아났다가 돌아오면 안될까요?


저승사자(?)
.......

한참을 고민하던 남자는 뒤쪽에 수많은 약병들을 보며 고민하더니 하나를 집었다.


저승사자(?)
이미 죽은 곳을 다시 갈 순 없고.


김아미
.......


저승사자(?)
저 곳에 가서도 운명을 바꿀순 없겠지만.

분홍색 물약이 손에 쥐어졌다


저승사자(?)
한번 가봐요ㅡ


김아미
....완전 착하셔.



저승사자(?)
아아...진짜 이러면 안되는데. 이것도 비밀인거 알죠?

누구한테 그렇게 비밀이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비밀. 콜.

나는 입술에 지퍼 채우는 시늉을 하며 꾹 다물었다.

잘생긴 저승사자님이 뿅 갈 미소를 지으며 돌아선다.


저승사자(?)
나 잠깐 이것 좀 제자리에 두고 올테니까.


김아미
넵.

그가 떠난 자리에서 빠르게 약병을 훑었다.

반짝하고 눈에 들어온 초록 약병.

[차원이동]

이라고 밑에 적힌 글씨만 확인하고 얼른 소매끝에 숨겼다.

어딘가 갔던 남자가 돌아왔다.

그의 시선이 사라진 약병의 자리를 모른척 지나쳤다.


저승사자(?)
자 그럼. 다녀오시죠!


김아미
마시면 되요? 아픈거 아니죠?


저승사자(?)
네-

남자가 웃으며 바라보았다.

약병을 마시고 쓰러지는 아미의 몸을 남자가 가볍게 안아들었다.



저승사자(?)
......봐줬다. 내가.



어느 골목의 판자집에서 눈을 떴다.

아구구...일어나는게 왜이렇게 힘드냐....

터덜터덜 일어나 거울을 본 아미가 비명을 질렀다..


김아미
으어어어어억!!! 이게 뭐야??!!!!! 할머니가 됐어 왜!!!!!!!!!




[작가의 말] 짜잔~~~서프라이즈~~~!! ㅋㅋㅋㅋㅋ

놀라셨나요? ㅎㅎㅎㅎ 사실 원래 외전으로 아미이야기를 꼭 넣으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잠깐 까먹었었지 뭐예요 ㅋㅋㅋ 귤귤님의 댓글 보고 떠올라서 준비했어요 ㅎ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생각하고 봐주세요^^

다들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