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또 다시,

[외전] Dear Army <완결>

바다가 보이는 호텔의 웨딩홀.

그 단서 하나만 가지고 아미는 할머니의 모습이 된 채 피씨방으로 향했다.

할머니의 온 집안을 뒤저 찾아낸 꼬깃한 천원짜리 지폐를 들고.

그리고 화면에서 보았던 그 웨딩홀을 찾아서 헐레벌떡 뛰어갔을때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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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호석아!!!!

그가 바닥에 쓰러진 후였다.

운명이라는 건 뭘까.

난 저쪽 세상에서. 넌 이곳에서.

결국 우리는 만나지 못하는. 이어지지 못하는 인연이었던걸까.

찾아오는 이도 별로 없어 혼자 호석의 장례식장에서 밤을 새우는 여주의 옆을 아미가 지켰다.

여주는 호석이의 묘 앞에서 조용히 울고 있었다.

한동안 그런 여주를 보고만 있던 아미가 여주의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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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많이 아프냐?

아미는 되는대로 챙겨온 보따리에서 몰래 빼돌린 약병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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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마실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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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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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이거 마시면 다시 만날 수 있어.

아마도....

여주는 호석이가 살아있다는 말에 망설임없이 약병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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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제 세상은, 그 사람이 전부였어요. 호석이가 없어진 지금은- 살아도 죽은 세상같아요.

아미는 여주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너에겐 호석이가 참 중요했구나.

나에게 호석이는, 닿을 수 없는 별이었는데.

반짝거리는, 어린시절의 유일한 안식처.

그는 지금 내 세상에서 감히 만날 수 없는 톱스타인데. 너는 그 호석이에게 닿을 수 있으려나-?

내가 못한 마무리를, 너에게 부탁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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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주

저한텐, 그 사람 뿐이었거든요.

벌컥 벌컥.

여주는 단숨에 약을 들이키더니 풀썩, 쓰러져버렸다.

그녀의 몸에서 분홍빛 입자들이 피어오르더니 조금씩 흐릿해져갔다.

부디, 부디. 내가 있던 세상으로 가줘!

아미는 눈이 감기는 여주를 보며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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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행복해야돼, 신여주!!! 호석이 꼭 찾아서 지켜줘!!! 우리 아빠도!!!! 석진이도!!!!! 내 몫까지!!!! 꼭 잘 살아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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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모두를 부탁해!!!!!!!

여주의 몸이 완전히 희미해지더니 사라져버렸다.

그제야.

아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이제까지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제서야.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더이상, 그 곳으로 갈 수 없게 되었다는 걸.

나는 정말로, 이제 사랑하는. 그리운 그 사람들을 볼 수 없다는 걸.

아미는 엎드려 엉엉 울었다.

한참을 울고 있을때 앞에서 바스락, 하고 나뭇잎 밟히는 소리가 들렸다.

잘생긴 저승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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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돌아갈 시간.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이 마주친 아미가 더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남자는 난감한 표정으로 이마를 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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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일단 갑시다

억지로 그녀를 일으켜세운 남자와 아미의 모습이 그곳에서 사라졌다.

처음 그곳으로 돌아왔다.

하얀 빛이 쏟아져들어오는 창문

벽면을 꽉 채운 약병들.

저승사자(?) image

저승사자(?)

원래, 두번 죽는게 더 서러운 법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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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흑.

소파에 앉아 흐느끼는 아미를 한참 보던 태형이 찻잔을 꺼내와 차를 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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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원래 이런 서비스 안해주는데, 그 쪽이 불쌍해서 특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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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동정은 사절입니다. 훌쩍.

훌쩍이면서 들려온 아미의 말에 태형이 슬쩍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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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거 마시면서 진정 좀 해요. 저는 그때 실수한 인생테잎 가져오렵니다.

그렇게 말하며 자리를 뜬 남자다.

훌쩍이던 여주는 향긋한 찻내에 찻잔에 손을 가져갔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고.

주는거 사양말자.

호록호록 마시니 차츰 마음이 진정되면서 몸이 노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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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아...기운빠져서 그런가. 졸리네.....

꿈뻑꿈뻑 거리던 아미는 소파에 기대 눈을 감았고,

그런 아미의 몸 위로 여주때처럼 분홍색 아지랑이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태형 다시 돌아왔을때 소파에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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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어? 어디갔지??

어색한 연기톤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태형은 차를 탔던 테이블로 걸어가더니

빈 약병을 보며 더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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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앗. 이런. 실수로 차를 잘못 타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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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이봐요,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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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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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야, 호석아 일단 구급차 불렀다.

익숙한 얼굴과 익숙한 목소리에 여주가 눈을 떴다.

잉.....?

호석이??? 석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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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어? 눈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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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제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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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와...진짜 놀랐다. 갑자기 쓰러져서 깜짝 놀랐어요.

어리둥절해져서 몸을 일으킨 아미가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아무리 둘러봐도 모르는 곳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저승이 아닌것 같은데.

자신의 세상에서는 전혀 친분이 없었을 두 사람의 모습에 혼란이 가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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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일어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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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아....네......

호석이 아미를 부축해서 일으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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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바닥에 머리 부딪히지 않았나? 아픈데 없으세요??

멍하게 둘을 바라보던 아미가 호석과 석진의 손목을 꽉 붙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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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저 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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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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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제가 누군지 모르겠어요ㅡ 기억을 잃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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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네에??!!

석진과 호석이 놀란 얼굴이 되서 서로 마주보았다.

제-발.

간절한 눈빛으로 두 사람의 손을 놓지 않는 아미는 속으로 만세를 외치고 있었다.

그녀는 확신했다.

자신, 또 다른 세상에서 살아났노라고.

눈물을 삼키는 척, 고개를 젖혀 하늘을 올려다 본 아미가 싱긋 웃었다.

"땡큐, 잘생긴 저승사자씨."

[작가의 말] 크리스마스에 맞춰서 진정한 완결을 냈습니당~~~~~아미는, 또 다른 세상에서 새 삶을 얻었어요. 누구씨의 '실수'덕분에요 ㅎ

그곳에서 또 다른 로맨스를 만들기를 바라며-

그동안 '너에게로 또다시' 구독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