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했던 너에게

내가 사랑했던 너에게 4

웅은 예빈이 좋아하던 카페를 찾았다.

카페의 내부도 외관도 다 이상하리만큼 그대로였다.

그렇겠지. 딱히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았잖아.

달라진 거라곤 둘의 사이. 딱 그거 하나.

커피 한 잔을 시킨 웅은,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엘피판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제 엄마가 해준 이야기를 떠올렸다.

어머니

웅아. 네가 그 아이와의 사이가 도저히 유지 되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던 건, 네가 그 아이와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너도 모르는 사이에 정말 간절해져서 그랬던 거야.

사실 웅은 이 말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 했다.

어른들은 가끔씩 지나치게 어려운 말을 한다.

그리고 이따금이면 웅은 나는 아직 내적 어른이 되기엔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엄마는 모두가 반대하던 둘의 사이와 결혼을 유일하게 지지해준 든든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한 게 더더욱 미안했다.

그래도 복잡한 마음에 무작정 엄마를 찾은 건, 미안한만큼 의지할 사람이 엄마 하나 뿐이어서였다.

웅은 핸드폰을 들었다.

망설이다 누른 통화버튼은 금세 연결음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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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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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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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왜 전화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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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

사실 마땅한 이유가 없었다.

그저 충동적으로 한 행동일 뿐인데 이유를 설명하자니 말문이 막혔다.

우리도 이유없이 전화해도 아무렇지 않았던, 오히려 더 설레었던 때가 있었는데.

사이가 멀어지면 변하는 게 생각보다 너무나도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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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할 말 없으면 끊을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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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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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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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다음주에.. 시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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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있어도 없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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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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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웅아 잊었었나본데.. 우리 이혼한지 얼마 안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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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그리고 넌 왜 이제와서 후회 하니. 난 정리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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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우린 아직 어리고 앞으로 겪을 일들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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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이제 그 일들엔 서로가 없을 거야.

후회가 방황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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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웅아 끊을 게. 되도록이면 연락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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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나도.. 너 잊고싶어.

예빈의 마지막 말에 불꽃이 피었다.

잊고싶다는 말은 아직 못 잊었다는 거잖아. 그렇잖아.

그 즉시 웅은 이제 자기가 해야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해매이기 시작했다.

예빈아. 넌 나를 정리해가지만, 나는 그런 너를 다시 어지럽혀보려고.

너무 원망하진 말아줘. 지금은 내가 죽을 것 같아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