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세계
ep10.결심


악마
" 하데스님 "

하데스
"..... "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황금 안경을 쓴 악마의 안경줄이 떨렸다.


하데스
" 뭐지? "

조용하고, 나지막히 울리는 목소리가 낮았다.

악마
" ....정말로, 하실 생각이십니까? "

빛나는 안경줄이 달린 안경을 쓴 한 악마가 하데스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화려한 창문만을 바라보던 하데스가 고개만 돌려 안경쓴 악마를 응시했다.


하데스
" 이제와서 작아지는 거냐? "


하데스
" 너 또한 변해가는구나. "

결심이라도 한 듯, 입술을 꾹 물고 있던 악마가 결국 고개를 들었다.

악마
" 세상은.. 변해갑니다. "

악마
" 그 변화를 막는 것이... "

악마
" 가능할까요? "

하데스가 아예 몸을 틀어 한 발 한 발, 느리지만 정확한 걸음으로

악마의 코앞에서 멈춰섰다.


하데스
" 우리는 변화를 막는 것이 아니다. "

열심히 관리를 해온 듯한 그의 붉고도 깊은 어두움이 담긴 머리칼이 창문 넘어 들어오는 화려한 달빛에 빛났다.


하데스
" 또 다른 변화로 이끄는 것이지 "


하데스
" 예정대로 진행한다. "

자신의 앞까지 온 하데스를 보자마자 악마는 고개를 떨궜다.

아무런 반박도, 의견도 말할 수 없도록 만드는 압박감이 안경을 쓴 악마를 덮쳤다.

악마
"...... "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악마
" 예, 하데스님. "

뿐이었다.

_



나지수
" ....와 "

각각의 컬러 창문들을 통해 햇빛이 들어 푸른 빛들이 공간을 가득 매웠다.


나지수
" 여기가, 금지구역.... "

마치 환상의 나라라도 온 듯이 마음이 붕 떴다.

금지구역.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왜 금지구역이 된 것일까?

하지만 나지수는 이 빛들에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나지수
" ...누군가 알아차리기 전에.. 빨리. "

걸음을 옮긴 나지수의 발이 점점 빨라졌다.

나지수도 자신조차도 자신이 왜 이곳에 오게 됐는지 모른다.

무엇이 나지수를 여기서 깨어나게 만든 것일까?

여주
" 걔 사라졌다며? "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민규
" 전엔 몇 주를 혼수상태로 있더니, 이젠 아예 사라졌네 "


승철
" 학교를 나가지도 않았고, 기숙사도 아니야.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걸까 "

걱정, 짜증 등. 모두가 그 아이가 사라져서 느낀 감정들은 다 달랐다.

하지만 한 가지 마음은 모두 같았다.

어디에도 없는 그 애는 ' 어디로 ' 간 것인가?


찬
" 걔 완전 완전 말썽꾸러기야! "


원우
"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

찬이가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한 눈빛을 원우에게 쏟아부었다.


석민
" 뭐... 어찌됐든 지금까지 안 보인다는 거네요? "


준휘
" 너넨 뭐 아는 거 없어? "

준휘의 시선이 지훈이와 승관이를 향했다.

하지만 준휘가 바라본 지훈이와 승관이 모두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눈치였다.

그런 둘에, 준휘가 실망한 듯 입을 삐쭉 내밀었다.


석민
" 그래도, 그 친구... 괜찮겠죠? "

석민이가 걱정 가득한 눈빛을 쏟아부었다.


지수
" 아주 자기 걱정 하는 사람이 널려서 좋겠네, 걔는. "


석민
" 형... "


지수
"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뭐가 걱정 된다고 그래? "

지수가 무엇 때문인지 괜히 짜증을 부렸다.


정한
" 홍지수 되게 예민하네~ "


지수
" ....아니거든. "

지수가 자기는 모른다고, 그딴 애는 걱정도 안 된다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승철이가 지수를 보며 후,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승철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학교 곧곧을 찾아보는 것 밖에 없어 "


승철
" 어떻게 됐는지, 어디로 사라져 버린건지는 모르겠지만 "


승철
"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거 뿐이야. "

지수가 짜증난다는 듯이 얼굴을 구겼다.


지수
" 그래서 지금 그 애 하나 찾겠다고 다 같이 발 뻗고 나서자고? "


순영
" 지수 형, 진정해요. "

의외로 말을 꺼낸 건 순영이었다.


순영
" 승철이 형 말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거 뿐이죠. "


순영
" 또, 그 애 하나를 위해서 우리가 왜 그래야 하는 거냐, 라고 생각하는 형 마음도 이해해요. "


순영
" 저희에겐 좋을 거 없죠. "


순영
" 하지만 "

순영이 지수를 향해 너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순영
" 상황도 상황이잖아요? "


순영
" 무슨 일이 생겨서 더 커지면 큰일이니까요. "


순영
" 승철이 형은 조금이라도, 비록 아주 조금일지라도 저희가 돕자는 뜻이에요. "

순영을 뒤에서 바라보던 승철이가 멍하니 순영을 바라보다가

이내 상냥한 웃음을 지었다.


원우
" 순영이 오늘은 좀 다르네 "


한솔
" 좋은 쪽으로요. "

순영을 마주보던 지수가 고개를 떨구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수
" ....하는 수 없지. "


순영
" 제가 말을 안 했어도 형은 도와줬을 거라는 것도 "


순영
" 알고 있어요 "

지수가 입꼬리에 웃음을 걸었다.


지수
" 푸하하! 나를 다 아는 것처럼 말하네? "

지수가 졌다는 듯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지수
" 그래서, 계획은 있으신가? "

여주
" 뭐, 나눠서 찾을까요? "


승관
" 확실히... 그거 밖에 떠오르는 건 없네요 "

다들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여려명씩 팀을 이루어 헤어졌다.

홀에 남은 두 사람이 텅빈 공간을 이야기로 이루었다.


지훈
" ....오늘 좀 다르네 "

멀어지는 친구들을 보며 지훈이가 옆에 서있는 순영에게 말을 건냈다.


순영
" 결심... 했거든. "


지훈
" 무슨 결심? "

떨어지는 태양에 빛나는 두 눈동자가 서로를 향했다


순영
" 모두와 같이 "


순영
" 원래대로, 모두 돌려 놓기로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