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 두 개의 빛
EP 2. 인류의 희망



제우스
제우스다.


루케온
...?

전혀 예상치 못 한 대답에 루케온은 어리둥절해 있었다.

이 이상한 어둠도 모자라 제우스라니, 그것도 신들의 왕이라 불리는 그 제우스가?


루케온
...말도 안되는 소리 말고 얼른 정체를 드러내세요!! 어머니의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가만두지 않을겁니다!!!


제우스
...아,


제우스
지금은 내가 보이지 않겠구나.

딱-!!


루케온
어... 으읏...!!



루케온
으아악!!!!

제우스가 손가락을 딱- 튕기자, 순식간에 루케온은 공중으로 떠올랐다.

일시적으로 제우스가 만든 공간에 들어가게 된 루케온은 어둠이 걷히자 그제서야 제우스의 얼굴을 마주보게 되었다.


제우스
...이제,


"내가 보이느냐?"


루케온
...!!!

본모습을 드러낸 제우스를 본 루케온은 깜짝 놀라 몇 번이고 눈을 깜빡였다.


제우스
...


루케온
...제... 제우스 님...


루케온
몰라뵈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저 누군가의 장난인줄만 알았습니다!!

겨우 상황 파악이 된 루케온은 제우스의 발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루케온
부디 용서를...!!


제우스
고개를 들어라.


루케온
하... 하지만...!!


제우스
고개를 들라 하였다.


루케온
...예...

제우스의 말에 루케온은 고개를 들어 다시 제우스를 겨우겨우 바라보았다.

인간인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큰 키에, 화려한 금발과 휘황찬란한 옷,

그리고 제우스의 상징인 번개까지.


제우스
똑똑히 들어라.


제우스
내가 너를 찾아온 이유는,


제우스
너만이 이 세상을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루케온
네? 그게 무슨...


제우스
인간들은 재앙에 물들어 갔다. 오직 너와 다른 한 인간만이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


제우스
네가 이 세상 어딘가에 숨겨진 그 인간을 찾아 데려오면, 이 어둠은 끝날 것이다.


루케온
......


제우스
네가 인류의 희망이다.

갑작스레 인류의 희망이 된 루케온은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루케온
제... 제가 그 인간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루케온
어디에 숨겨진지도 모르는 사람을요...?


제우스
하하, 내가 아무 언질도 없이 널 보낼거라고 생각했느냐?


루케온
그럼 어떤...


제우스
동굴이다.


제우스
동굴의 제일 깊은 곳 어딘가에 빛이 나는 인간 하나가 있을것이다.


루케온
...동굴...


제우스
그리고 이것을 받아가거라.


루케온
이게... 무엇입니까?


제우스가 루케온의 손에 쥐어준 것은 작은 크기의 횃불이었다.


제우스
어쩔 수 없이 빛이 필요할 때가 올거다. 그땐 이 횃불을 사용해 불을 딱 10번만 쓸 수 있게 해주겠다.


제우스
그럼, 행운을 빌지.


루케온
제... 제우스 님!!!!


루케온
제우스 님!!!!

쿵- !!!


루케온
으으윽...

어느새 제우스와 빛은 사라지고, 캄캄한 어둠만이 눈 앞에 펼쳐졌다. 손을 더듬어 주변을 짚어보니 어머니와 있던 침대쪽의 바닥인 것 같았다.


루케온
어... 어머니?


루케온
어머니, 거기 안 계세요?!

정신을 차린 루케온은 급히 어머니를 찾았고, 다행히 침대 위에 누워있던 어머니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

"루케온...? 너 맞니?"


루케온
...저 맞아요, 어머니.

"...하아..."

"갑자기 없어져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니...? 대체 어딜 다녀온 거야?"


루케온
...저도 그건 잘 모르겠어요.


루케온
다만...

"...?"


루케온
......

그러고보니... 어머니는 또 어찌한단 말인가.

이 어둠에 나는 며칠이 걸릴지도 모르고 혼자 계셔야 할텐데...

"무슨 일이니... 응?"

"정말 제우스 님이었던 거니..?"


루케온
...

그래.

내가 신의 명령을 거역할 위치도 안 되지만,

이 어둠이, 재난이 나의 손으로 끝낼 수 있는거라면.

어머니도 이해해 주실 거야.


루케온
...


루케온
어머니, 며칠 동안만 집을 떠나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리니?"


루케온
...제우스 님께서 저에게 명령 하셨습니다.


루케온
이 어둠을 저의 손으로 끝내라고요.

"그걸 네가 할 수 있단 말이야? 무슨 수로...!"

"아니, 애초에 제우스 님이 너에게 그런 명령을 왜 해!! 안된다, 안돼!!"


루케온
...어머니, 당황스러우신 거 알아요.


루케온
하지만 제가 갑자기 사라졌다가 허공에서 떨어진게 예사 일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리고 뭐?"


루케온
...


루케온
횃불이... 그대로 남아있어요.

"횃불...?"

루케온의 손에는 제우스가 주었던 횃불이 그대로 들려 있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느낌적으로 같은 물건이라고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어쩌다... 어쩌다 이렇게..."

"하아... 정말 네가 가야한단 말이냐?"


루케온
...네.

"......"

"그래... 내가 널 막을 수 있겠니."


루케온
...죄송해요, 어머니.

"나한테 죄송할 것 없다. 모든게 신의 뜻인 걸."

"부디 몸조심 하고, 빨리 돌아오렴."


루케온
...


루케온
네. 어머니.



한편, 올림포스로 돌아간 제우스는 또 한 명의 신을 불러낸다.


제우스
왔느냐?

"오랜만입니다."


헤파이스토스
제우스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