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댓됬어요) 늑대와 여우 ಃ

#11. 그분생각

옛날 말에

인연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멀리멀리 떨어져 잊혀지게 되어도

다시 만나게 되는 날이 오고

그때는 너무 훌쩍 달라진 그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뿐.

멀리 떨어져도

다시 알아보게 되는

그런 인연이

나에게는 있기나 할까.

나의 팔의 붉은 실을 따라가다보면 나의 반쪽을 맡긴

그가 있긴 한걸까.

-

실은 두려웠다. 그가 진짜 나의 운명일까봐.

또 두려웠다. 나의 운명을 건 그가 영영 나타나지 않을까, 혹은 내가 알아보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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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하.. 쓸데없어."

잡생각을 지우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 1초가

너무 짧았고, 허무했다.

다음역은 구파발, 구파발 역입니다."

덜컹덜컹"

여우로 인간으로, 다시 여우로 돌아오는 시간 7초가 나에겐 어려웠다.

끼이이이익"

텅빈 역, 텅빈의자, 낡은 기둥.

하지만 그 뒤엔 한 남자라도 서있었다.

한사람이 탔다.

더이상 인간들의 눈을 맞추기 싫어 눈을 감았다.

이상했다.

눈을 살며시 떠보니,

방금 탄 그 남자가 바로 내앞에 손잡이를 서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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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자리는 많고 많은데.. 굳이 서 있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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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구미호란 역시 귀찮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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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

"안녕하세요."

고개를 앞쪽으로 숙여 내 귀에 대고 속삭이는 낮간지러운 목소리에

온 몸의 신경세포가 귀로 쏠리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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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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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

"네"

약간의 흐뭇하고 가벼운 웃음을 띈채 그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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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뒤로보이는 꼬리, 하나지만 풍성한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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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옆으로 접은 뾰족한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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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늑대다.'

꿀꺽"

침을 꼴깍 삼키자 아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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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

"저. 그때 잘들어가셨는지 걱정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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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늑대? 데려다 주신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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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니엘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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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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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아! 저야말로 정말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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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뭐라도 보답을 해드려야돼는데.."

늑대에게 빚을 지다니.. 가문의 수치였지만, 한편으로 그가 다시 찾아와줘서 고마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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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

"보답은요.. ㅎㅎ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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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

-

그는 옆칸으로 이동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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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다시 와주어서 고마웠어요."

입모양으로 속삭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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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

"지하철에 있어주셔서 고마워요. 다시 볼 수 있게."

입천장에서 말이 맴돌았다.

-

놓치기 싫었다.

더이상 할 말을 참고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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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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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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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니 이번엔"

"꼭 말을 걸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