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백작

학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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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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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 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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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저 어디앉으면 되죠? 알아서 앉으면 될까요?

유리가 지각을 했기때문에 혼자 앉은 것을 뻔히 알면서 내뱉은 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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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 쌤

음..저 여학생이 혼자앉았으니까 저 옆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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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유리는 마음 한구석에서 퍼져나가는 왠지모를 위기감에 전학생이 제 옆에 앉자 자연스레 얼굴을 찡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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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흐음...나 기억나는거야?

유리의 귀에 대고 내뱉은 속삭임에 유리는 파드득 떨었다.

민유리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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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기억못하나.

민유리

우리...만난적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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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니야. 잊어버려

마치 소동물같은 유리를 본 태형은 피식 웃음지었다. 아무래도 생각한것보다 더 재미있어질것같았다.

쉬는시간

민유리

어, 이 책 재밌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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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라, 너 책 좋아해?

민유리

히익?! 누ㄱ..아, 전학생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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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렇게 놀라면 섭한데.

태형이 책장으로 팔을 슥 뻗었다. 졸지에 앞은 태형 뒤는 책장으로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되어버린 유리는 도서관에는 사람이 별로없고 하물며 이 책장 근처에는 사람하나 없다는것을 알아채고 안색이 새하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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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더는 안되겠다

가뜩이나 작고 귀엽게 생긴 유리가 바들바들 떠니 태형이 다른 손으로 얼굴을 짚었다.

민유리

태형의 어금니가 날카로워지며 유리의 목덜미를 뚫었다.

민유리

아읏! 무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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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이 맛이야...잠깐만 이러고있자..미안..

가뜩이나 소심하고 말 잘듣는 아이의 표본이던 유리는 거부하지못했다. 사실, 웅얼거리는 태형이 귀여웠다는 것도 한몫했다.

살짝 보이는 시계로 쉬는 시간이 다 끝나감을 알아챈 유리는 눈이 땡그래져 태형의 어깨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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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뭐야...

입을 뗀 태형이 신경질적으로 물어오자 유리가 파드득 떨며 대답했다.

민유리

쉬는..시간..끝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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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하아? 그래서 어쩌라고

민유리

늦으면 안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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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확실히 그런거 꼬박꼬박 지켜야될것같이 생기긴하네. 뭐, 봐줄게. 가자

민유리

으응...

수업시간

민유리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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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민유리

너, 뭐야. 진짜 뱀파이어나 그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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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와ㅋ...이렇게 그냥 받아들이는 애는 처음보는데..그런거야

민유리

와..진짜 그런거 있었구나! 나 흡혈귀나오는 소설 되게좋아했는데...진짜 있었어...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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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피는 맛있으니까..

민유리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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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3년을 기다린 보람이있었지..

광기로 번들거리는 태형의 눈을 보고 흠칫놀란 유리가 무심코 몸을 뒤로뺐다.

민유리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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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못들었으면 됐어. 네 피는 굉장히 질이좋다..그소리야

민유리

아,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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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러니까, 앞으로도 제공해줘야겠어!

활짝 웃는 태형을 보며 유리는 고생길이 훤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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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 쌤

김태형 민유리 떠들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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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씨...네

쉬는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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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 유리야

민유리

어? 정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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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게 왠일이야...옆은? 친구?

민유리

응. 전학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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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뱀파이어?)

작위를 가진 뱀파이어들에게 새겨지는 낙인으로 인해 둘은 서로를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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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1반에 전학와서..유리한테 신세 많이지고있어. 유리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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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흠...그렇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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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우리 동갑이니까. 말 놓고 친하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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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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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그리고...혹시 방과후에 볼수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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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물론

서로서로 떠보기만 하던 영양가 없는 대화 도중 태형이 정국과의 만남을 잡았다. 정국은 벌써부터 예상되는 귀찮음으로 앞니로 입술을 꼭 깨물고 치유받기위해 유리에게 달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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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유리야아~오랜만에 만나서 너무너무기분좋다아

민유리

ㅎ..나도

태형은 바들바들 떨었다. 뱀파이어에 대해서 선입견없이 받아들인 이유가 설마 저것에게 이미 물렸기 때문인지 잔뜩 짜증을 내며 생각하던 태형은 이미 매점을 벗어나는 두명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히고 따라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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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같이가!

방과후

태형은 약속장소에 나온 정국에게 분노를 감추지않고 그대로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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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렇게 짜증내지마시죠. 저도 기분 좋지않은건 마찬가지라.

태형은 고개를 들어올렸다. 태연하게 저를 바라보는 정국에 확 열이 오른 태형은 당장 저 목을 꺾어버릴까 하다 그러다간 조항에 의해 저도 죽을게 뻔히 보여 애써 그만뒀다

태형은 조바심을 내고있었다. 몇년간을 찾아헤맨 최상급먹이였다. 이딴 남작에게 내줄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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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하나만 물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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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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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뷔 백작으로서도 김태형으로도 입장을 묻습니다. 유리를 어떻게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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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질좋은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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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렇다면 우리는 갈라설수밖에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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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너는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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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 처음에는 아니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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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를 방해하지말아라.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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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방해 하고싶지않습니다. 그 유명한 백작님이시니말이죠.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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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납치해서 사육한다던가는 절대로 시도하지마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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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건 잘 모르겠군

일그러진 웃음을 지으며 태형은 자리를 떴다. 남은 정국은 한숨을 내쉬며 박쥐로 변해 어딘가로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