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사랑한게 죄였을까
09_은색링(재현시점


(여주가 간 후)


재현
….?


재현
저게 뭐지..?

작업실 탁자 위에 은색으로 빛나는 반지가 있었다.


재현
걔건가..?

순간적으로 그 여자애가 생각이 났다.

사이즈도 딱 그 애 손가락에 들어갈만한

작은 크기의 은색링이었다.

이리저리 보며 그 애의 것이라는 확신이 물들어갔다.


재현
돌려…줘야겠지…

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애를 만나러 간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심장을 뛰게 했다.


재현
근데 여주가 어디에 있지..?

병원은 이제 퇴원했으니

병원에서 만날 일은 없다.

그렇다면 집은..?

알리가 없지..기억조차 없는데..

순간 생각났다.

한태산

(전화거는 중…)

(달칵)


태산
여보세요?


재현
…..한태산


태산
…..?재..현이구나 그래,,, 왜 전화했어?


재현
그..여주인가 하는 여자애가 물건을 두고가서


재현
가져다 주려는데 집을 몰라.


태산
아…그래?


태산
데려다 줄게


태산
지금 어디야?


재현
너가 알려준 작업실


태산
10분만 기다려


재현
……그래

(뚜-뚜-뚜-)

10분이 10년같이 느껴질것만 같다.

그 애 집가는게 무슨 대수라고…

그러나 심장박동은 생각과는 반대로

작업실 방음마저 뚫고나갈 기세로 쿵쾅거렸다.


재현
이제와서 무슨소용이야..

갑자기 전에 차갑게 대한것이 생각나며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들어왔다.

이럴거면 따뜻하게 대할걸

내 곁에 남도록 다정하게 할걸

그러면서 한태산을 기다렸다.

(덜컥)


태산
재현아


재현
응…


태산
가자.


재현
…..그래….

오후 9:10
많이 늦은 시간이었다.


재현
지금…..가면 민폐일까….


태산
뭐….여주는 맨날 늦게자니까..


태산
아직 깨있을꺼야


태산
걔네 집에 부모님도 출장가서 지금 안계시고


재현
아….

(물건 챙기는 중)

밤이 늦어 골목도 어둑어둑했다.


재현
여기로 가는거 맞아..?


태산
응. 그냥 따라와


태산
여기가 지름길이거든ㅋㅋ


재현
오……


태산
우리 셋만 아는 길이야.


재현
….?어?


태산
여주 나 너 이렇게 셋만 아는 지름길ㅋㅋ


태산
여기 사람도 많이 안다니거든.


재현
…..그렇구나

부러웠다.

난 가억하지 못하는 세세한 추억들을 아는것이

너무나 부러웠고

그 여자애와 함께 나눌 것이 있다는게 부러웠다.


태산
뭐,,,기억못해도 상관없어


재현
…!!!


태산
다시 우리들끼리 새로운 기억을 만들면 되니까


재현
…..

왠지 울컥해지는 기분이었다.

누군지도 기억못하는

내가 원망스러운지도 않은지

계속 부힛거리며 말해주는 한태산이 고마웠다.


태산
아 그리고


태산
아까 민폐아니냐고 물어봤지?


재현
…..어


태산
여주,너 오면 진짜 좋아할걸


재현
………

과연 그럴까

말을 무시하고 차갑게 대하고

웃어주지도 못하는 내가 싫지않을까.


재현
그러면 좋겠네….


괜히 불안해 은색링을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 거렸고

나를 좋아해주면 좋겠다는 조금은 이기적인 생각과 함께

한태산과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