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아요(싸이코)

가정폭력 당했었어요?

눈을 떴을 때 아저씨는 자고 계셨다. 아저씨의 배 위에 올려져있는 책. 아낀다고 했던 책이네. 슬쩍 아저씨의 손에서 빼냈다.

툭 -

책 사이에서 한 번 접혀져 있는 종이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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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뭐지?

펼쳐보니 글씨가 써져있었다. 아저씨가 쓰신 건가? 삐뚤 삐뚤 온통 엉망인 글씨에 어릴 적 쓴 거라고 확신 할 수 있었다. ...일기인가 보네.

오늘은 어떤 여자애를 때렸다. 선생님이 친구를 때리면 안된다면서 나를 혼냈다. 아닌데. 우리 아빠는 때리는게 좋은 거라고 했는데. 그래서 친구 아니라고 그랬는데 그 여자애가 울었다. 짜증나서 지민이랑 놀았다.

지민이? 설마 그 살인자라던 지민 오빠... 말하는 건가. 어려서부터 친구였구나. 근데, 일기 내용이 좀 이상하네. 친구가 아니라고? ...보통 저 나이땐 다 친구라고, 하는데. 그건 그렇다 치고... 때리는 게 좋다고 했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바로 옆장에 일기 한개가 또 적혀있었다.

오늘은 아빠가 날 때렸다. 엄마는 그걸 보고 웃었다. 우리집에 놀러온 지민이는 표정이 안좋았다. 왜 그러지? 때리는 건 좋은 거랬는데..

...설마, 아저씨 가정폭력 당했던 거야? 슬쩍 쳐다보니 자리를 뒤척이는 아저씨에 놀라 종이를 다시 끼워두었다. 여기가 맞는진 모르겠지만, 갑자기 빠진 종이라 아무데에 끼워둘 수 밖에 없었다.

아저씨를 보니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 어려서부터 맞고 지내면서... 하루라도 행복한 날이 있었을까 싶었다. 일기 속에서 하염없이 보이는 아저씨의 여리고, 순진한 마음에 울컥했다. ...많이 힘들었겠다

화악-

침대 위에 앉아있던 나의 옷깃을 확 끌어당긴다. 옷깃만 당겼을 뿐인데 어찌나 힘이 센지 나 까지 눕혀버린다. 그런 아저씨는 모르는 듯 눈만 감고있다. 이거 알고보면 다 깨어있는 건가 몰라. 사람이 어떻게 잘 때도 이리 늑대짓을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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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으음... 이리 와..."

잠꼬대인지 뭔지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나를 자신의 품 안에 가둔다. 움직일 수 없도록 꽉 안아버리는 아저씨에 조금 답답함을 느꼈다. 내가 몸을 반복해서 움찔대니 아저씨의 감겨있던 눈이 서서히 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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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침부터 뭐야. 나 좋은거 티내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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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아, 아저씨가 막 안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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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제 좀 비키지. 밥 안 먹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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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아, 아뇨! 비키려 했어요!"

저런 말을 일어나자마자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할수 있냐고! 반쯤 몽롱한 눈으로 저런 말을 한다는 것은 정말 섹시하다고 표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짜증나. 난 왜 자꾸 아저씨만 보면 가슴이 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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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덤벙대지마. 저번에 너 안았다가 죽는 줄 알았어."

계단을 내려가려 하자 저런 말을 뱉는다. 허, 자기가 나 들고 내려가놓고 죽는 줄 알았다? 꼭 말을 저렇게 해야하나... 그냥 넘어지지 않게 조심히 내려오라고 하면 될 것을. 괜히 오기가 생겨 뛰어 내려갔다.

그런 내가 못마땅한 듯 인상을 찌푸린다. 흥, 그런 표정 짓고 있으면 어쩌라고! 뭐, 내가 맨날 넘어지기만 하나.

오늘도 어김없이 푸짐한 한 상. 내가 정말 이런 대접을 받고 사는 게 맞는가 싶었다. 난 조심스럽게 의자를 빼 앉았다. 왜인지 모를 어색함에 쇠젓가락이 접시에 부딫히는 소리만 날 뿐 말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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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아저씨, 그... 혹시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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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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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어릴 때...가정폭력 당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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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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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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