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아요(싸이코)
"우리, 아무 사이 아니에요?"



이여주
"왜요? 왜 안되는데요!"


김태형
"너 가면 또 무섭다고 질질 짜."


이여주
"제가 언제 질질 짰다고."


김태형
"기억 안 나? 무섭다고 나 막 꽉 끌어안으면서 아저씨, 무서워요. 이랬던 거."


이여주
"아. 회사가 뭐 무섭다고요! 갈래요. 안 울테니까!"

내가 계속해서 조르자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알겠다고 대답하는 아저씨. 약간 귀찮아서 하는 수 없이 해준 거 같은데... 아무렴, 어때! 아저씨 회사에 간다는데.

"타."

현관문을 나오자 보이는 누가 봐도 비싸보이는 외제차. 외제차가 놓여져있는 아스팔트 주차장을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하아, 며칠만에 밖으로 나오는 구나.

왠지 발자국 하나 내면 안 될 것 같이 깨끗한 비주얼의 차. 나는 매우 조심스럽게 조수석에 탔다. 근데 운전은 아저씨가 하네. 운전도 집사님이 해주시고,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여유롭게 달리는 차에 자연스럽게 창문을 열어 바람을 맞았다. 하아. 도시의 공기가 맑은 공기라고 할 것도 안 되지만, 실내에서 매일 집공기만 마시고 있다가 바깥바람을 마시니 살 것 같았다. 답답했는데, 아무래도 따라오길 잘한 것 같았다.


김태형
"창문 닫아. 이 한겨울에."


이여주
"저 하나도 안 추워요! 괜찮은데."


김태형
"내가 춥다고. 닫아."


이여주
"칫, 알겠어요. 알겠어."

저 양반 진짜 왜 창문을 닫아라 마라야. 그래도 난 몇주동안 갇혀있던 몸인데. 뭐... 내 차는 아니긴 해도 그렇지.

조용히 차를 달리고 있자니 문득 드는 생각.


김태형
"너랑 나. 아무 사이도 아냐."

진짜 그 말은 너무했던 게 아닌가 싶었다. 그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던 나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아저씨 회사나 따라가고 있으니. 슬쩍 핸들을 잡고있는 아저씨를 바라보자 역시 차가운 표정이었다.

아저씨도 화났구나. 하긴 화 났으니까 그런 말 한 거겠지... 아니. 그래도 말을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그냥 가족 얘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했으면...됐던 거 잖아


이여주
"아저씨. 그, 혹시 아직도 화났어요?"


김태형
"뭐가."


이여주
"제가 아까 아침...먹으면서 했던 소리 때문에."


김태형
"어."


이여주
"아 그...죄송해요..."

내 말에 아저씨는 아무대답도 하지 않았다. 차라리 대답을 하라구요. 그렇게 무시 까니까 더 무섭네.

그치만, 나도 속상한게 있다고. 아무 사이도 아닌 거였음 키스는 왜 했는데. 진짜 아닌 거였다면 나는... 그 키스 거절했겠죠.


이여주
"근데 나도, 속상해요."


김태형
"


이여주
"우리, 아무 사이 아니에요?"


김태형
"


이여주
"키스...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