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이었다.

09 | 차라리 그냥 죽이십시오.

너무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에 올리는 글이라 8화를 다시 보고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그럼 어제 나와 얘기한 그 사람은 대체 누구인것인지..

어제 저녁, 설이 쓰러져 있을 때 그녀가 아닌 다르이가 태형의 고백을 설인척 거절했다. 거절한 사람이 누군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설. image

설.

많이 놀라신거 알아요. 누가 그런짓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저에게 집중해주세요 오라버니.

김태형. image

김태형.

아직 머리속으로 잘 정리하기가 힘들어서..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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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사과를 받으려 그런 말을 한게 아닙니다. 우리 어렵게 마주한거잖아요. 저는 쓰러져 있었고 다른이가 오라버니에게 저인척 고백을 거절했겠죠.

오라버니의 표정을 보니 오라버니가 지금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이 한눈에 보였다. 그리고, 그 감정들을 나도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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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오라버니는 제가 쓰러진줄도 모르셨으니 제가 그 고백을 거절한줄 알고 마음을 접으시려 하셨죠?

역시 또 사과를 하고 이어 들리는 내 말에 고개를 푹 숙였다. 사과할 상황이 아니라는것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인데. 나도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좋기도 했겠지만 죄책감도 크겠지. 내가 쓰러진줄도 모른채 날 차갑게 대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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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혹여 너무 늦게 일어나 제가 일어났을 땐 오라버니가 이미 마음을 접었더라면, 심지어 제가 그 고백을 거절한게 아닌 다르이가 저 대신 거절해서 그런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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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저희는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그러니 제게 사과하지 마세요. 그 사과 받아줄 마음도 없습니다.

모든게 기억이 났고, 오라버니에게 진실된 마음만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가능했던 담백한 고백이었다. 가랑비에 옷 젖는줄 모른다더니 언제 이렇게 오라버니가 좋아진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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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그리고 오라버니, 지금 해결을 해야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오라버니께서 들으면 많이 놀라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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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그 일이 잘 해결이 되면 제가 기억이 돌아온 부분에 대해 다 말씀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위험하거나 그런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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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그럼요. 걱정마세요.

이지안. image

이지안.

언니라고 불러야 할지 주현이라고 불러야 할지.

배주현. image

배주현.

기억이 좀 돌아왔다고 값싼 동정이라도 하러 온건가?

이지안. image

이지안.

네가 거기에 무사히 있는 이유는 내가 널 봐주려는게 아니야.

아바마마께서 내 말에 주현일 건들이지 않고 나갈 수는 없게 가둬 놓았다. 정말 화가 나신것 같았지만 내가 가장 힘들걸 알기에 내게 맡겨주셨고, 내 선택이 어떻든 따라주실거라 말해주셨다.

이지안. image

이지안.

무슨 뜻인지 알아들어?

나를 떠올리면 웃는 모습밖에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항상 웃고 있던 내가 이런 모습을 보인건 정말 처음일것이다. 아무리 화가나도 마음이 약해 금방 플렸고, 그게 주변 사람이였다면 더더욱 그랬어야 했기에.

이지안. image

이지안.

알아 들었을거라 믿을게.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네가 여태 왜 그랬는지 이유는 알아야 할듯 싶어 온것이다.

배주현. image

배주현.

무엇을 말씀하시는것입니까 이젠 아가씨라고 불러드려야겠지요.

배주현. image

배주현.

제가 아가씨를 대신해 7년 전 사라진 공주 행세를 한것이 궁금하십니까. 아님, 태형의 고백을 아가씨인척 거절한것이 화가 나시는것입니까.

배주현. image

배주현.

그것도 아니라면 다 알면서도 모르는척 한 이유를 물으시는것입니까. 굳이 아가씨를 시녀로 두면서 까지요.

오라버니의 고백을 나인척 거절을 한 사람이 주현이라는게 사실이었다. 말도 안나올만큼 충격적이었다.

이지안. image

이지안.

지레짐작은 했는데 역시 오라버니의 고백을 거절한것도 너였구나. 정말 이 지경까지 끌고 올만큼 내게 원한을 품은 연유가 대체 무엇이냐.

배주현. image

배주현.

제가 아가씨와 몇년을 지냈는데 아가씨를 모르겠습니까. 항상 마음이 여리신 아가씨는 제가 무슨 잘못을 해도 봐주셨습니다. 어차피 이번일도 아가씨가 맡으신 이상 전 죽지 않고 여기 갇혀 있기만 할것이란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지안. image

이지안.

아직도 네가 7년 전 사라진 공주인냥 말을 함부로 하는구나. 그래. 네가 한 말은 틀리지 않았다. 허나 네가 이런식으로 계속 나온다면 네 목숨이 언제까지 보장될것이라 생각하느냐.

이미 내가 이 일을 맡았다면 자신의 목슴은 멀쩡할거란걸 알고 있는것 같기에 마음에도 없던 말을 꺼냈다. 하지만 이 아이가 계속 이런 태도로 나온다면 나도 지금 한 말을 없던 척 넘길 마음은 없다.

이지안. image

이지안.

내가 이 일을 아바마마께 맡기는게 빠를까, 네가 예의차려 곱게 말을 하는게 빠를까 어디 한번 잘 생각해보거라. 그리 똑똑한 네 머리로는 내가 지금 자리를 박차고 나가 아바마마께 가는게 좀 더 빠를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것이냐.

배주현. image

배주현.

진심이십니까.

이지안. image

이지안.

주제 파악 했으면 똑바로 대답을 해야할것이다. 왜 모든것을 알고 있는 상태로 내게 말도 하지 않고 7년전 공주의 인생을 대신 살아갔는지, 굳이 나를 시녀로 데리고 온 연유가 무엇인지, 오라버니의 고백을 나를 대신해 거절한 이유는 무엇인지.

배주현. image

배주현.

제가 말을 해봤자 납득하긴 어려우실테지요. 운 좋게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난 사람이 저같이 미천한 사람을 뭘 알고 이해하겠습니까? 그래서 싫었습니다. 항상 옆에서 시중들며 보는 아가씨의 행복해보이는 모습들이.

배주현. image

배주현.

차라리 그냥 죽이십시오. 이미 이렇게 된거 멀쩡히 살긴 글렀으니.

금방 정신을 차린듯 보이더니 끝내 내게 소리를 질렀다. 아마, 저것도 뭔 짓거리를 하려 저러는거겠지. 내 동정을 사려는거라면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는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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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내가 널 모를거라 생각하느냐. 네가 내 옆에서 오래 날 지켜보는동안 나 또한 널 지켜보았다. 그 말이 진심이든 아니든 너의 선택에 후회나 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