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이었다.
完 | 연모하였다.


그렇게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던 아가씨의 눈을 마지막으로 보고 난 눈을 잠시 감았다. 아마 이후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기쁨과 알 수 없는 기분이 그녀를 헷갈리게 한것이겠지.


배주현.
이제 시작입니다. 그러니 주제파악을 하셨어야지요. 과거의 아가씨를 보며 그렇게 웃어주던 배주현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김태형.
설아, 아니 이제 아가씨라고 불러야 하는것이겠지요.


이지안.
오라버니, 그 사실을..


김태형.
폐하께서 아가씨를 지키라 명을 내리셨습니다. 나중에 하겠다던 말이 이 이야기인것입니까.


이지안.
신분을 먼저 따지기 전에 저흰 서로를 연모하는 사이입니다.


김태형.
그럼.. 제가 알던 지안 아가씨는 대체 누구..


이지안.
7년전 제가 기억을 잃어버리기 전까지 저의 시녀였습니다. 이젠 모든일이 본래의 자리들로 점차 자리 잡아갈것입니다.

오라버니에게 모든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기억이 돌아온 순간부터 그에게 하나하나 얘기를 해주고 싶었지만 먼저 해결해야할 순서가 있었다. 일이 거의 해결이 됐다고 생각이 들자 그에게로 바로 달려갔다.

잠시 안본 사이에 보고싶었던 그를 보자 안정을 찾은듯 했다. 이젠 우리에게 행복한 일만 남을테니.


배주현.
아가씨 뜻대로 되진 않을것입니다.


이지안.
옥에 갇혀있어야 할 네가 어찌..


배주현.
언젠간 밝혀질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세력들을 끌어들여 반란을 준비했지요.


배주현.
전 절대 아가씨가 행복하게 놔둘 수 없습니다.


이지안.
끝까지 비극을 만들겠다 이거구나.


배주현.
아가씨는 언제나 제 위에 있다 생각하셨겠지요.


배주현.
허나 제 진가는 제가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운명만 잘 타고났더라면 제 자리가 애초에 이런 시녀 따위가 아니었다면 아가씨가 절 이길 수 있는게 존재는 할거라 생각하십니까.


배주현.
다들 중심에 서있는 공주를 잡아라.

어떻게 손을 쓸 틈도 없이 많은 군사들이 나와 태형 오라버니를 중심에 두고 둘러쌌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다. 행동 하나 잘못했다간 목숨이 위험할 수 있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우릴 보며 웃고있는 그녀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배주현.
아가씨는 나약한 존재일뿐입니다. 절대 혼자 무언갈 해결하려고 하지 않으셨죠.


배주현.
이게 저희 둘의 차이입니다. 한번도 잃어보지 않은채 애초에 손에 쥐고있는자와 모든걸 스스로 악받쳐서 얻는자.

그녀는 칼을 들고 점점 나에게 다가오며 얘기를 이어나갔다. 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아무 감정이 없는듯하게 날카로운 칼날을 한번 쓸었다.


배주현.
모든걸 스스로 얻은자는 첫시작부터 바닥이었습니다. 그러니 더더욱 잃을것이 없다 이 말입니다.


이지안.
무엇을 원하느냐. 공주의 자리를 원한다면 가지거라.


배주현.
방금 뭐라 하셨습니까.


이지안.
네가 그 자리를 얻는다고 하여도 넌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것이다. 운명도 타고나듯이 사람마다 그릇이 정해져있는 법.


이지안.
넌 이미 너의 욕망을 다스리지도 못한채 그리 분풀이를 하고 있는것이 아니더냐. 네가 참 안쓰럽다 주현아.

칼을 들고 있는 그녀가 무섭지 않았다면 그것은 거짓이다. 하지만, 칼을 들고 천천히 다가오는 그녀는 무섭다기 보단 안쓰러움이 더 크게 들었다. 대체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어버린것일까.


배주현.
하고싶은 말이 더 있으십니까. 하시려면 지금 하십시오. 아마 지금 제가 드린 시간 이후에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테니.


이지안.
네가 날 찌르지 못할걸 난 잘 알고있다. 어서 그 칼을 버리거라.


김태형.
제 뒤로 오십시오. 위험합니다.

태형이 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지만 그녀는 날 절대 죽일 수 없을것이다. 본성부터 그리 나쁘진 않았으니. 하지만, 그녀는 이미 그녀 자신을 잃어버렸다. 나를 한번 쳐다보던 그녀는 나를 향해 칼을 휘둘었다.


김태형.
설아.


이지안.
오라버니..


김태형.
그리 질투가 나셨습니까.


배주현.
손을 떼거라 어서.

한순간에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내 앞에 그가 나타났고 바닥엔 그의 피들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빨리 그에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그녀의 병사들이 날 막아섰다.


김태형.
전 좋았습니다.. 비록 제가 연모하는 여인은 다른 사람이었지만 충분히 저희는 벗이 될수도 있었겠지요. 제발 멈춰주십시오.


배주현.
빨리 칼을 놓으란 말이다. 이러다 정말..


김태형.
그만둔다고 하지 않으신다면 전 칼을 놓을 수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점점 떨렸으며 느려졌다. 나를 잡고있는 이들과 그녀를 향해 울부짖었다. 제발 나를 놔달라고 제발 나에게만 이런짓을 하라고. 내가 연모하는 사람이 내 앞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모스븡ㄹ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바라보기만 해야했다.


이지안.
제발 놔달란 말이다. 오라버니, 정신 차리셔야 합니다.


이지안.
제발.. 절 두고 떠나지 마십시오.


김태형.
꼭 기억하겠습니다. 영원히 공주님만을 기억하겠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태형.
지안아 널 연모하였다..

결국, 셋 모두 모든것을 잃었다. 주현은 자신을, 지안은 눈앞에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태형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먼저 떠나야 했다.

그 끔찍하던 순간에 셋은 각자 다른 소원을 빌었다. 이 끔찍하던 순간에 달은 참 밝았기에, 수많은 피들이 존재했던 이 비극속에서도 달은 너무나 환하게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배주현.
다음생이 존재한다면 운명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지안.
다음생에도 제가 태형오라버니의 옆에 있었으면 합니다. 만약 다음생이 있다면 그땐 꼭 그를 지키고 싶습니다.


김태형.
저 혼자 모든것을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더이상 그녀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시즌 2는 끝입니다! ‘나의 시선은 언제나 너였다’ 에서 나온 태형이의 마지막 말은 이 전생에서 이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들의 소원이 이루어져서 시즌 1에서 주현이와 지안이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고

태형이만 홀로 그 전생을 기억하고 있어서 지안이가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주현이를 좋아하는척 하며 시즌 1에서 주현이를 좋아하는척 한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