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인간
늑대인간 | 18화



나는 요즘,

힘겨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거 저번에 여주 씨가 알려주지 않았어요?"


하연주
"네? 여주 씨가요...?"

"여주 씨가 안 알려줬어요?"


하연주
"네, 알려주신 적 없는데..."

내가 분명히 설명해줬던 것을 안 알려줬다며 구라를 치질 않나,

"연주 씨, 이 부분 좀 잘못된 것 같은데..."


하연주
"아, 그거 여주 씨가..."

자신이 잘못한 것들을 모두 내 탓으로 돌려버렸다.

타닥-, 탁.

심지어 무슨 수를 썼는지 요즘 일까지 늘어나 야근이 잦아졌다.

키보드 소리만 들리는 한적한 사무실 안, 여주가 일을 마치고 의자에서 힘없이 일어났다.


하...그냥 사직서 쓸까...

덕분에 품에 사직서를 품고 다니는 것은 덤이었다.



퇴근길, 누가봐도 사연이 많아보이는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여주의 시선에 해맑게 손을 흔드는 누군가가 보였다.


김태형
"여주야!"

가까이 다가가보니 그 누군가는 태형이었다. 꽤 늦은 시간에 마중 나와있는 듯 보였다.

김여주
"...지금까지 기다린거야?"

여주의 말에 태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태형
"응, 근데 어디 아파?"

힘 없어 보이는 여주에 태형이 걱정스럽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김여주
"아, 그냥 일이 좀 있어갖고..."

대충 말을 돌리는 여주를 여전히 걱정이 담긴 눈빛으로 쳐다보자 가만히 서 있던 여주가 입을 열었다.

김여주
"...태형아."


김태형
"응?"

김여주
"...술 마실래?"


김태형
"...어?..."

김여주
"내가 살게."

갑작스러운 여주의 제안, 얼떨결에 알겠다고 대답을 해버린 태형이었다.

여주가 태형의 손을 텁, 하며 잡고 끌고가자 당황스러워 하던 그는 어디갔는지 손을 기울여 손깍지까지 끼고 있었다.

추위에 얼어있던 여주의 손은 따뜻한 온기를 품은 태형의 손으로 인해 금방 온기를 되찾았다.



몇 걸음 안 가서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선 둘이었다.

김여주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어머, 남자친구야?"

김여주
"네? 아ㄴ,"

"맨날 친구들이랑만 오더니, 남자친구도 있었네?"

해명하려던 여주는 이내 하려던 것을 그만두었다.

대체 요즘 남자친구라는 오해를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이젠 그냥 체념하는 중이다.

김여주
"ㅎㅎ...해물파전이랑 소주 두 병 주세요."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은 여주, 그 앞자리에 따라앉던 그가 말을 건냈다.


김태형
"술은 갑자기 왜, 무슨 일 있어?"

김여주
"아니, 그냥 술이 좀 땡겨서..."

누가봐도 무슨 일이 있어보이는 얼굴이었지만 말하기 싫어하는 듯 보이는 여주에 그는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김태형
"술은 잘 먹어? 저번에 보니까 잘 못 먹는 것 같던데?"

큭큭대며 놀리듯이 말하는 그에 여주가 발끈했다.

김여주
"이 정도는 먹을 수 있거든?"

말을 끝마치자마자 술을 연거푸 들이마시는 여주에 태형이 술 잔을 빼앗았다.


김태형
"너 그렇게 마시라고 말한 거 아니니까 천천히 마셔, 계속 그러면 이거 안 줘."

그가 술이 조금 남은 술잔을 흔들거리며 말하자 안에 담긴 액체가 출렁였다.

김여주
"...알았어."


김태형
"속 안 버리게 안주도 같이 먹고."

말이 끝나자마자 태형이 여주의 입에 파전을 쏙 집어넣어 주었다.

오물오물거리며 파전을 씹던 여주, 몇 분 안 지나서 취기가 올라왔는지 어눌한 발음으로 말을 건냈다.

김여주
"...긍데 넌 안 묵어...?"

겨우 얼마나 마셨다고 벌써 발음이 꼬이는지, 발음을 제대로 하기 위해 신경을 써도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 이게 아닌데...

발음을 똑바로 하려고 애쓰는 여주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그가 대답했다.


김태형
"난 너 데려다줘야지."

김여주
"힝...태형이 취하는 거 보고 싶운데..."


김태형
"이젠 애교까지 막 나오네?"

김여주
"보고싶다고오...너두 먹어, 얼르으응..."


김태형
"내가 취하는 거 보기 전에 여주가 먼저 취할 것 같은데."

김여주
"머? 그럼 안 되는데에..."

심각하게 고민하며 술을 따르던 여주, 그러던 그녀가 불과 몇분 사이에 볼이 발그레해지더니 갑자기 헤실헤실 웃어댔다.

김여주
"흐흫, 흐흐흥..."

김여주
"김태혛ㅎㅎ 얼굴이 흐물거린닿ㅎㅎ"


김태형
"

김여주
"흐헤헤헹..."

그렇게 몇분동안 웃어대던 여주의 얼굴이 또 다시 울상으로 바뀌었다.

김여주
"태횽아...너무 힘덜다..."

김여주
"힘드르...끄허엉, 하연즈우...그 씨바룐..."

김여주
"부우사장 딸이라고! 지가 머라도 대냐고!!!"

상을 주먹으로 쾅쾅 내리치며 화를 내다가 책상에 머리를 쾅 박은 여주가 중얼거렸다.

김여주
"그래... 뭐라도 되지...그래서 내가 이러케 뷰웅신가치..."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여주의 기분을 관찰하던 태형, 그녀의 돌발행동에 화들짝 놀라 여주를 일으켜 그녀의 이마를 확인했다.

충격으로 잠시 붉게 불들여진 이마, 그곳을 살살 쓰다듬었다.

감긴 눈, 색색거리는 숨소리.

아마 여주는 잠든 모양이었다.

여주를 등에 엎고 자리에서 일어난 태형은 아까부터 흐뭇하게 여주와 저를 바라보던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고 밖으로 나왔다.



김여주
"으으움..."

완전히 뻗은 채로 음냐거리며 쿨쿨 잘만 자는 여주를 재밌게 쳐다보던 태형은 널브러진 여주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 나가려했다.

그 순간,

턱-.

무언가에 탁, 하고 잡혀버렸다.

뒤를 돌아보니 여주가 눈이 반쯤 감긴 채 제 옷깃을 붙잡고 있었다.

김여주
"...가지 마아..."

김여주
"나아...너...ㅈ...아하는데."


김태형
"응?"

김여주
"...좋아하는데에..."

김여주
"나 태혀이...좋아하는 거 가튼데..."

여주의 나지막한 한 마디에 안 그래도 큰 태형의 눈이 점점 커졌다.


김태형
"...나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여주야?"

김여주
"...안아줘어..."

비록 동문서답이었지만 두 팔을 벌려 안아달라며 떼를 쓰는 여주에게 다가가 꽉 안아주었다.

김여주
"...흐흥...조타..."

기다렸다는 듯 태형의 품에 파고드는 여주를 받아주던 그가 어느새 잠든 그녀에게 조심히 이불을 덮어주었다.


김태형
"잘 자, 여주야."

그의 잔잔한 목소리가 허공을 타고 곤히 잠을 자고있는 여주에게로 흘러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여주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꽤 행복한 꿈을 꾸는 모양이었다.




작가
오늘은 태형이의 생일❤😊


작가
을 기념으로 달달하게 함 써봤읍네다...ㅎㅎ


작가
얼마 안 남았지만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그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