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인간
늑대인간 | 19화



띠리리리리-, 띠리리······.

날카롭게 울리는 전화벨소리.

조금씩 뒤척이던 여주가 눈을 감은 채로 전화를 받았다.

김여주
"으어, 여보세요..."

-여주야, 설마 아직도 자는 거 아니지?

휴대폰 안에서 흘러나오는 태형의 목소리에 놀라 잠이 깨버린 여주는 벌떡 일어났다.

김여주
"어? 나 자고 있었는데, 지금 몇시인..."

거의 8시가 다 되가던 시계를 멍하니 쳐다보던 여주는 말을 다 끝맺지 못하고 화장실 안으로 뛰쳐들어갔다.



김여주
"헉, 헉..."


김태형
"김여주?"

해장도 못해 울렁거리는 속을 붙잡고 뛰던 여주의 옆으로 태형이 나타났다.

김여주
"뭐, 뭐야...허억, 너가 여긴 어떻게 왔, 우웁..."


김태형
"

안색이 안 좋아보이는 여주에 태형이 꿀물을 건내며 말을 건냈다.


김태형
"속 안 좋아보이는데, 이거라도 먹어."

김여주
"허억, 헉...고, 고마워..."

제자리에 서서 꿀물을 마시는 여주의 앞으로 태형이 등을 보여 앉았다.


김태형
"업혀."

김여주
"뭐...?"


김태형
"그럼 그 상태로 뛰게?"

태형이 살짝 눈짓했다.

그의 말대로 나는 지금 다리가 후들거리다 못해 주저앉기 전이었다.

김여주
"아니...아무리 그래도, 맨정신으로 어떻게..."


김태형
"아니면 늑대 등에 태워줄까? 그게 더 빠르고 좋겠,"

김여주
"추, 출발~..."

말이 끝나기 전에 재빨리 업힌 여주였다.



김여주
"태형아, 이제...내려줘도 좋을 것 같은데..."


김태형
"그래?"

김여주
"응..."

남자 등에 업혀있는 다 큰 여자, 그 때문인지 사람들이 자꾸만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그 시선들이 부담스러워 태형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더니 결국 내려달라며 부탁한 여주였다.


김태형
"속은 좀 괜찮아? 해장도 못했을 텐데."

김여주
"아냐, 너가 준 거 덕분에 조금 나아졌어."


김태형
"다행이네."

김여주
"그럼...가볼게, 덕분에 빨리 도착했다, 고마워."


김태형
"별걸 다, 난 늑대로 변해서 너 태워주고 싶었는데 그게 좀 아쉽,"

김여주
"가, 가볼게! 안녕!"

태형의 장난섞인 말이었지만 행여나 정말 그럴까봐 어느새 저 멀리 달아난 여주를 보며 슬며시 미소짓는 그였다.




하연주
"여주 씨?"

김여주
"어, 안녕하세요 연주 씨."


하연주
"아까 제가 밖에서 여주 씨 불렀었는데, 안 들리셨어요?"

김여주
"아, 부르셨었나..."


하연주
"네, 아까 어떤 남자 분이랑 계셨을 때...아 맞다, 그 분 누구에요? 남자친구?"

김여주
"...네?"


하연주
"말해주면 안 돼요? 궁금한데..."

마치 친한 사이였던 것처럼 몸을 툭툭 쳐가며 대답을 재촉하는 그녀를 몰래 눈으로 흘기던 여주가 말을 뱉었다.

김여주
"아, 아니에요 그런 거."


하연주
"정말요? 근데 여주 씨는 남자가 되게 많은 것 같다~"

김여주
"네? 무슨..."


하연주
"아, 악의담긴 말은 아니었어요 ㅎㅎ"

김여주
"네, 뭐..."

오늘도 부사장 딸만 아니었으면 한 방 멕였다는 생각을 하며 사무실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탁-, 타닥, 탁.

자판소리만 들리던 사무실 안, 그곳에는 띵한 머리를 붙잡고있는 여주가 있다.

김여주
"아...숙취......"

조용히 중얼거리던 여주의 옆으로 언제나처럼 직장 동료가 스르르 다가왔다.

직장 동료
"여주 씨, 어제 술 먹었어요?"

김여주
"어떻게 아셨, 헉, 냄새 많이 나요...?"

직장 동료
"아니아니, 그래보여서, 귤이라도 먹을래요?"

그의 손은 몰래 귤을 까먹은 듯 노랗게 물들어져 있었다.

김여주
"...이거 몰래 드신거에요...?"

직장 동료
"괜찮아요~, 안 들켜 ㅎㅎ"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귤을 건내는 그에 감사히 먹겠다며 귤을 받아든 여주였다.

그렇게 서로 사이좋게 귤을 까먹고 있자, 제 책상에 무언가 쿵, 하고 떨어졌다.

김여주
"어...? 이게 뭐에요?"

"여주 씨, 이거 오늘까지 다 해줘야 할 것 같은데..."

김여주
"네?"

제 책상 위를 쳐다보니 말도 안 되는 양의 종이쪼가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김여주
"이, 이걸 다요...?"

"미안해요, 여주 씨 바쁜 건 아는데..."

김여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무리..."

"미안 여주 씨, 고생해."

연신 미안하다던 그녀는 제 어깨를 두어번 두드리더니 그대로 가버렸다.

김여주
"

아니야, 이럴리 없어. 어떻게 이걸 오늘까지 다...

머리를 부여잡고 현실을 부정하던 여주의 옆으로 그가 또 다시 스르르 다가왔다, 이번엔 입을 틀어막은 채였다.

직장 동료
"이런 미친...이걸 어떻게 다 해? 미친 거 아냐?"

김여주
"

직장 동료
"내가 좀 도와줄까요...?"

김여주
"아, 아니에요... 제 일인데요 뭘...내...일, 하하하, 저게 내 일이구나...하하하..."

완전히 정신을 놓아버린 여주를 측은하게 바라보는 그였다.

직장 동료
"아니 대체 여주 씨한테 왜 그러는 거에요? 뭐 잘못한 거 있어요?"

김여주
"아뇨...ㅎㅎ...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렇게 말하며 뒤를 살짝 돌아보자 저를 쳐다보던 연주가 보였다.


하연주
"

저와 눈이 마주치자 비웃듯 한 쪽 입꼬리를 슬며시 드는 연주였다.

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건데!!!

이미 달아난 두통이 또 다시 찾아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작가
여주한테 대체 왜글애 연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