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하우스에서 생긴일
다른 룸메들과의 인사



세훈
누나!!!


세훈
누ㄴ..!

누나 누나를 외치며 들어온 세훈은 1층 거실에 앉아 있는 준면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세훈
깜짝이야!


준면
하우스 메이트이신가요...?


세훈
네, 새로 오신다는 분..?


준면
네, 김준면이에요.


세훈
전 오세훈이에요, 몇 살이세요?


준면
빠른 생일이라 24살이에요.


세훈
그럼 말 놔요 형.

나이답게 뭐든 빠르고 갑작스러운 세훈이의 말에 준면은 당황해했지만 ‘응.’이라 대답했다.


세훈
근데 여주 이 누나는 어디 갔어요?


준면
2층 방에서 쉰다고 하시던데......

쿵쾅쿵쾅 세훈이의 발소리가 들린다. 그럴 때면 항상 '내 동생!'하고 달려가 볼을 꼬집어주곤 했는데 오늘은 그럴 기운이 없다.


세훈
누나!!!!!!

여주
왔어?


세훈
뭐 해? 아파?

여주
그냥 좀.

세훈이는 제 이마에 손 하나를, 내 이마에 다른 손 하나를 짚더니 말한다.


세훈
열나는 것 같은데?

여주
알아.


세훈
약은 먹었어? 안 먹었음 사다 줄까?

여주
밑에 의대생 형아가 그러는데 술 먹고 약 먹으면 안 좋다는데... 근데 너 뭔데 그렇게 1층에서부터 나 찾으면서 들어와?


세훈
맞다, 나 그거 물어보러 온 거였지?ㅎㅎ


세훈
혹시 재현이라는 사람 알아??? 모르지??

여주
니가 재현오빠를 어떻게 알아?


세훈
어떻게 아는 사이인데. 아는 오빠? 무슨 사이였어??

여주
내 첫사랑.


세훈
뭐..? 그럼 진짜 사귀었던 사이라고?

여주
그보다 니가 재현오빠를 어떻게 아냐고!

그러고 보니 친구를 통해 재현오빠가 다닌다는 학교를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세훈이네 학교에 그것도 같은 과였구나.....

여주
근데 갑자기 재현오빠 얘긴 왜?

그러자 세훈이의 표정이 싹- 굳었다.


세훈
아....아냐, 그냥.

여주
내 얘기가 나왔으니까 물어본 거 아냐 너.


세훈
그 자식이 자꾸 학교에 누나가 자기 쫓아다녔다고 이상한 소문내고 다니잖아.

여주
.....

순간 온갖 생각이 다 들며 어제 경수가 물었을 땐 생각나지 않던 재현오빠와의 모든 추억거리가 생각이 났다. 어떤 소설에서 그랬다.

첫사랑이 아름다운 건 이루어지지 않아서가 아니라 처음 하는 사랑이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기 때문인 거라고.

어떤 사람이 말했다. ‘사람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은 단 한 번뿐이다. 그것이 첫사랑이다.’라고.

나는 처음 하는 사랑을 오빠에게 바치며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사랑했고, 나는 진심으로 오빠를 사랑했는데, 오빠에게 난 그저 날 죽어라 쫓아다녔던 여자, 지나간 사람에밖에 그치지 않는 모양이다.

기분 참 엿 같다.

여주
맞는 말 했네.


세훈
누나.....

여주
쪽팔린다 진짜. 동생한테 내 추태 다 들키고 이게 뭐냐.

여주
니네 선배들이 나 소개 시켜달라고 난리였다면서 이제 소개도 안 들어오겠다 야


세훈
이 와중에 장난이 치고 싶냐.

여주
그럼 계속 쪽팔려 죽으라고?

나도 모르게 괜히 세훈이에게 버럭 해버렸다. 세훈이는 내 눈치를 살피다 아까의 굳은 표정을 풀곤 말했다.


세훈
내가 그 자식 팰까??

여주
니가?

(재현오빠보다 더 마른 주제에 잘도 패겠다.)


세훈
“나 쇄훈인 거 모름?”

여주
“쇄골 쩔고 어깨 쩔면 뭐하냐. 이렇게 삐쩍 말랐는데.”

기습 세훈이의 배를 들추었다.

여주
(허,..허...자식 세쿠시한데?)


세훈
아씨 깜짝 놀랐잖아!

여주
갑자기 뭔 내외야. 너 누나가 업어 키웠어 임마ㅋㅋㅋㅋ


세훈
나 여기 20살에 들어왔어 누나. 지금도 20살이고.

여주
쨌든 괜히 까불다 맞지나 말고 너도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려. 첫사랑은 그냥 첫사랑이고 싶어. 잊혀지지 않는 게 첫사랑인데 더 나쁜 기억 만들고 싶진 않아.


세훈
알겠어, 근데 그 자식 계속 그런 얘기 하고 다니면.....

여주
다니면.


세훈
형들한테 이를 거야.

여주
니가 말하는 형들이 설마 여기 하숙하는 인간들은 아니지?


세훈
맞는데?

여주
대체 누구한테 이르면 될 것 같냐?


세훈
어? 어.....



세훈
.....아, 경수형! 경수형 은근 사람 잘 팰 것 같아.

여주
근데 그건 나도 동감. 경수한테 남자다운 면이 있더라.


세훈
기운 내, 누나~내가 괜히 이런 얘기해서 누나 컨디션 더 안 좋아졌겠다.

여주
생각해주는 척 하지 말고 가서 과제나 해. 이상한 야동 보지 말고, 알겠냐?


세훈
야동? 그게 뭔데? 먹는 거야?

여주
지랄, 니 컴퓨터 내 문서 안에 내 그림 안에 오버워치 폴더 안에 있는 수많은 야동을 누나가 지운지가 채 하루도 되지가 않아요.


세훈
....지웠다고...?

여주
이 착-한 누나가 동생 공부 열심히 하라고 다 불태워버렸지.


세훈
미쳤어!!!!!! 내가 그걸 어떻게 모았는데!!!

오세훈은 울며불며 땡깡을 부렸고, 내 방에서 퇴출을 당했다. 근데 그거 다 내 하드에 저장해놨는데ㅋ 말 잘 들으면 누나가 하나씩 줄게 :) 난 너그러우니까.

시간이 흐르고 엄마와 아빠가 돌아왔다. 하우스메이트를 위해 밥을 짓느라 바쁜 엄마와 가게 매출 장부를 정리하느라 바쁜 아빠는 내가 아픈지 어떤지 살펴보지도 않는다.

이거 서러워서 살겠나. 술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감기몸살까지 찾아온 모양인지 슬슬 머리가 어지럽고 으슬으슬 추워지기까지 했다.

그때 내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