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구요, 아가씨.[계급물]
어쩌자구요, 아가씨. EP. 28


말이 달리는 다그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부
글쎄, 요즘 세상이 흉흉하다니까..

마부
그니까 아가씨랑 도련님도 조심 좀 하쇼.

마부
나라꼴이 개판이여 아주.

황제는 뭣도 모르는 어린애에, 명문귀족들은 저들끼리 싸우느라 진을 빼고 있으니..

마차를 달리던 마부는 쉬지 않고 수다를 떨었다.

정치와 귀족 타령을 하며 말을 끌던 그는 혀를 찼다.

마부
아가씨도 시녀시험에 떨어졌다며?

마부
어휴, 그것도 다 귀족놀음이라 그러더라고.

마부
시녀도 높으신 분들이랑 연줄이 있어야 할 수 있다더라.

마부의 발언은 내뱉는 족족 위험하고 무례한 것들이었다.

수도였다면 그 자리에서 구속되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말이다.


김석진
말을 조심하십시오,


김석진
지나치게 무례합니다.

결국 듣다못한 석진이 한마디 했다.

그러자 마부는 석진을 돌아보더니 웃었다.

아주 기분나쁘게 말이다.

마부
도련님 용모가 아름다우시네...

마부
아가씨보다 더 계집같아.

그의 말에 석진이 움찔했다.

주하는 석진이 화를 억누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느낄 순 없었지만, 제어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억누르고 있는 듯한 얼굴이었다.

아마, 감정때문에 요동치는 마법일 것이라고 주하는 예상했다.


김석진
적당히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내리겠습니다.

석진이 단호하게 쏘아붙였다.

색깔을 띈 연기가 마부의 목을 향했다.

스치기만 해도 베일 듯 날카로우나, 위태로운 것이었다.

마차를 몰던 마부도 뭔가 섬찟함을 느꼈는지 입을 닫았고,

석진이 화났다는 것을 인지한 주하는 그의 손을 끌어 꼭 잡았다.

주하의 손이 석진에게 닿자,

그는 움찔하더니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날선 마법을 진정시켰다.

그때부터 마차는 아무런 소리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쉬지않고 달린 덕분인지,

석진과 주하는 금세 하루 묵을 장소에 도착했다.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이곳은

마부가 추천해주었던 곳으로,

들어서자마자 그 마부가 숙소의 주인과 지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었고,

주인은 방 키를 하나 건네주었다.

주인
2층으로 올라가면, 방이 하나 있을거요.

주인
203호라고 적힌 방으로 들어가면 되니,

주인
내일 아침 11시까지 키 반납하고 퇴실하시오.

숙소의 주인은 간단히 주의사항을 설명하곤 두 사람을 위로 올려보냈다.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밟고 올라간 둘은,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은 허름한 편이었으나,

침구는 살짝 눅눅한 것 외에는 깔끔한 편이었다.


김석진
...


김석진
이런 곳에서 이정도 잠자리면 호사지.

하지만 진짜 문제는,

침대가 싱글 두개가 아닌 더블 하나 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마부는 두사람을 남매로 알고 있었고,

그래서 한 침대를 쓰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완전히 틀린 판단이었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