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상처들과 내 마음의 상처의 공통점
[제 07화]



이지호
"거래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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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미쳤습니까? 제가 그따위의 거래를 받아드릴 사람으로 보입니까."


이지호
"에이, 까칠하시긴... 이거 진짜 좋은 기회라니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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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나가주시죠."


이지호
"네..?"

잡상인 인가? 윤기가 이지호를 처음 보자마자 든 생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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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제 말 안 들립니까? 그 돈들 들고 당장 여기서 나가주시라고요."

판사 민윤기로 말하자면, 너무 정직하고 꾀도 안 부려서 융통성 없다는 소리마저 듣는 사람이다. 그가 저런 터무니 없는 제안을 받아드릴 리 없다.

그렇게 거창했던 이지호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법원 사진이 없어 교회 사진으로 대체 하겠습니다.

현재.

드디어 전국민이 주목하는 재판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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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작가가 재판에 무지하여 현실과 다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전정국
"피고 이지호 군은 과거 같은 반이였던 피해자 박지민 군을 괴롭힌 것을 인정합니까?"


이지호
"그런 적 없습니다."


전정국
"아니요. 피고는 학교폭력 가해자였습니다."

변호사
"지금 검사 전정국 군은 피고에게 강요를 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그리고 피해자 박지민 군과 검사 전정국 군이 아는 사ㅇ..."


전정국
"그건 문제가 안되지 않습니까."

변호사
"판사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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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모두 정숙하세요!!! 아는 사이라도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습니다. 계속 하세요."


전정국
"감사합니다."


전정국
"다시 묻겠습니다. 피고 이지호군은 7년 전 박지민 군을 학교폭력 했습니다. 맞습니까?"


이지호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정국을 죽일 듯 노려보는 그의 눈과는 달리, 의외의 차분한 대답이였다.


이지호
"벌써 7년 전 일입니다. 증거도 없지 않습니까? 과거에 집착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전정국
"증거가 없다했습니까? 피해자 박지민 군은 꿈에 그리던 이 날만을 위해 증거를 모아왔습니다."

정국은 손에 있던 버튼을 눌렀다.


전정국
"화면을 봐주세요."


전정국
"박지민 군은 이지호 군에 의해 다친 상처들, 맞아서 생긴 멍 들을 항상 사진 또는 일기장에 남겼습니다."


전정국
"이지호이 자신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얼마나 심하게 따돌리고, 악랄하게 괴롭혔는지."


전정국
"피고와 피해자. 둘과 동창이며 박지민군과 같이 학교폭력 피해자 이기도 한 저는 그 끔찍한 나날들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전정국
"피고인. 이래도 발뺌하실 겁니까?"


이지호
"아니라고... 아니라고 했잖아!!!"

이지호는 의자를 무기 삼아 정국을 폭행하려 했지만, 다행이도 경호원들이 말렸다.


이지호
"크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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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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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이곳은 신성한 법정입니다. 품위를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전정국
"...이상,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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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네. 그럼 박지민 군, 이야기 해주세요."


박지민
"일단, 이지호군 에게 나 너무 힘들었다고, 괴로웠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박지민
"나도 인간인데... 똑같이 감정 느끼고, 아프고, 힘들어하는 똑같은 인간인데."


박지민
"사실, 매일 하늘에 빌었어요. 오늘은 제발 죽게 해달라고. 교통사고 나도 좋으니까, 제발 이 어둠 속에서 빠져나오고 싶다고."


박지민
"고등학교 졸업하고, 이지호 볼 일도 없어졌어요. 신문이나 기사같은 데서나 보지, 만날 일이 없으니까요."


박지민
"그렇게 괴롭힘에서 벗어났는데,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몸의 흉터를 보면 아직도 그 날이 생각나요."


박지민
"날 죽음으로 내몰았던 그날, 내 삶을 송두리 째로 뺐어갔던 그날..."

지민은 잠시 눈을 감았다, 뗐다.


박지민
"전 이지호랑 안 마주치면 괜찮을 줄 알았어요. 그 사건들, 다 잊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박지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다 끝난 일 취급하면, 끝난 줄 알았는데. 아직 너무 괴로워요."


박지민
"그때 절 괴롭히던 이지호 군의 표정이, 날 차갑게 바라봤던 방관자들의 시선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생각나요."


박지민
"고통이 사라진다한들, 흉터는 남잖아요."


박지민
"몸의 흉터가 지워진다 한들, 마음의 흉터는 안 지워지잖아요."

변호사
"그건 고등학생 때의 이지호 군이 철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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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변호인. 발언권 안 드렸습니다. 박지민군, 계속 말씀해주세요."


박지민
"네. 감사합니다, 판사님."

지민은 윤기에게 고개를 숙인 뒤 변호사를 노려봤다.


박지민
"변호사님, 철이 없어서 그랬다고요?"


박지민
"그럼 난 뭔데... 난 뭔데! 누구는 철 들었는지 알아요?"


박지민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당신은 모르잖아. 모르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박지민
"어떻게 이렇게 담담하게 말할 수 있냐고요?!! 돈 때문인거야..? 돈의 권력 앞에서 이렇게 무너진거야, 다들?"

지민의 눈에서 액체가 타고 흘렀다. 가슴이 너무 아팠다. 찢어지는 것 같았다.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는 이 세상이, 옳은 말을 해도 무시당하는 이 현실이 너무 서러웠다.


박지민
"나는 내 나름대로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한순간에 잊혀지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박지민
"그리고 얘들이 볼 때 날 어떻게 생각할지 너무 두렵고 무서웠어요. 어떻게 하면 따로 안 보일까. 어떻게 하면 얘들에게 욕을 안 먹을 수 있을까."


박지민
"막상보니 얘들은 나같은 것 따위에 신경도 안쓰더라고요. 나만 초조해하고, 불안해하고. 나만 숨는 거였어요."


박지민
"그때 느꼈어요. 내가 얼마나 한심한 존재인지. 조금 더 당당해져도 된다고, 그게 어렵더라고요."


박지민
"방관자들이 지금 이자리에는 없지만 꼭 말하고 싶어요. 그때의 너희들의 차가운 눈빛이 날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그깟 수근수근 거리는게 사람 하나를 미치게 만들었다고."

지민은 눈물을 살짝 훔치고 선 말했다.


박지민
"이지호군에게 하나 묻고 싶습니다."


박지민
"나, 박지민 군을 따돌릴 때 그렇게 좋았는지. 주변사람들 한 명씩 빼았어 갈 때 그렇게 행복했는지."


박지민
"저를 괴롭힐 때 어땠습니까?"


이지호
"딱히 기억에 남는 것도 없고... 어렸을 때니까..."


이지호
"재밌어서 했겠지, 뭐."

이지호의 마지막 말은 지민을 충격에 빠뜨리게 했다.


박지민
"오늘은 안 괴롭히겠지, 그만 괴롭힐 때 됬겠지."


박지민
"이런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버티며 살아갔는데 다 부질없는 짓인가봐요."


박지민
"그냥 죽을걸. 더 고통스러워지기 전에 죽을걸..."


전정국
"야, 박지민..."


박지민
"하긴 제가 그때 죽었으면 모두가 이렇게 말했겠죠. 목숨이 고작 그거 밖에 안되냐고. 그깟 일로 왜 죽냐고."


박지민
"하지만 살아서도 이런 소리를 듣네요. 그냥 죽는게 나았을까요. 아니면, 그냥 다 포기하고 삶에 아무 의욕도 없이 사는 게 나았을까요..."


전정국
"박지민!! 너 대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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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박지민군."


박지민
"죄송합니다."


박지민
"날 기다리는 것 하나 없는데 난 뭘 기대한 걸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박지민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일로, 잠 못드는데 가해자는 어떻게 저리 편히 사나 자괴감이 들어서요."

앞을 바라보는 지민의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 세상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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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그래도 지금까지 잘 버텨왔지 않습니까? 다 잘될 터이니 너무 염려 마십시오. 지금껏 수고했어요.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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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판사]
"지민군 믿는 사람 많으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앞으로도 쭉 잘되길 빌게요."


박지민
"...감사합니다...."


박지민
"이지호. 인간의 탈을 쓰고 차마 못할 짓을 했으니, 그에 마땅한 대가를 치루길 바라."


박지민
"평생 무거운 짐을 마음에 안고 살아줘... 내가 힘들었던 만큼."

지민의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이지호를 노려보는 눈. 그 눈에는 힘이 빠질 생각이 없어보였다.

*스토리가 생각보다 길어, 두편으로 나눈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글자수의 최고치를 찍은 것 같아 기쁘네요, 허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