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언제쯤 사랑할 수 있을까.
12화.감히 누굴 건드려.


???
.....

툭. 그르릉..

남자의 손에서 떨어진 쇠파이프는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휘인은 꽤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한 손으로 제 입을 틀어막은 채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긴, 별이 제 앞에서 쓰러졌으니 지금 정신이 온전할리 없었다.

•••••


혜진
.. 공주님..!!

얼마 지나지 않아, 세 대의 검정색 승용차가 골목 입구에 멈춰섰다. 줄줄이 늘어선 차의 문이 다급하게 열리며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내렸고, 가운데 차량에선 혜진과 정국이 모습을 드러냈다.

별과 휘인의 모습을 확인한 혜진과 그 뒤를 따르던 남자들은 곧이어 도착한 구급차에 서둘러 그들을 태웠고,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용선
......

지이잉- 지이이잉-


용선
어 혜진아.


혜진
-언니... 언니 어디에요?


용선
나?... 나 지금 밖에 잠...


혜진
-... 빨리..지금 병원이요..언니.


용선
뭐??

황당하네. 아니 나 지금 밖이라니까? 볼일이 생겨 잠시 외출을 했던 용선은 갑자기 전화를 해서 제 말은 다 듣지도 않고 다짜고짜 저를 불러내는 혜진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에 한마디 해주려던 찰나,


혜진
-언니...언니 제발요.. 제발... 얼른요..

혜진의 목소리가 또 다시 들려왔다. 그 목소리가.. 너무도 다급하고 간절해 보였다.


용선
.....

별이에게.. 무슨일이 생긴 것이 틀림 없었다.


용선
... 지금 갈게.

뚜뚜뚜_

빠르게 상황 판단을 마친 용선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으며 핸드폰을 내려놓았고, 곧장 핸들을 꺾어 병원쪽으로 차를 돌렸다.

불과 30분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용선
... 왜 안 오는거야..

먼저 병원에 도착한 용선은 여러명의 사람들과 함께 병원 앞에 나와 구급차가 도착하기만를 기다렸다. 그녀의 몸에는 이미 새하얀 의사 가운이 걸쳐진 상태였다.


용선
......

정말 악셀을 미친듯이 밟았다. 속력이 어느정도 였는지 감히 가늠도 되지 않을 정도로.

.. 나중에 속도위반으로 벌금 날라오면 다 문별이 때문이야.

속으로 곱씹고 또 곱씹었다.


용선
... 별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용선
.. 제발.

정말 초조하고 불안해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별과 휘인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남은 경호원들은 일제히 골목 입구를 막아 섰다. 그리고 정국은 천천히 남자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
.. ㅁ..뭐야..!


정국
.....

탕-!

???
윽..!!

뒷 주머니에 넣어 놨던 권총을 꺼내든 정국은 왼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앞으로 걸음을 옮기며 오른손만 들어올려 총을 발사했고 총알은 정확히 남자의 한 쪽 어깨에 박혔다.

저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싶겠지만, 정국은 누구나 인정하는 인재였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그의 실력만큼은 절대 함부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그것이 정국 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경호원들도 그를 믿고 따르는 이유였다.

정국은 총을 맞고 주저앉은 남자의 곁으로 다가와 한 쪽 무릎을 대고 앉아 남자와 눈을 맞췄다.

???
ㅇ..이게 뭐하는 짓이야..!


정국
.....

???
니들..대체 뭐야..?? 죄 없는 일반인한테 총을 쏴?!!

아, 되게 시끄럽네.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남자에 정국의 표정이 구겨졌고, 손을 들어 남자의 어깨에 총을 갖다 대었다.


정국
입은 좀 다무는 게 좋을텐데,


정국
나머지 한 쪽도 아작나고 싶지 않으면.

???
......

정국의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목소리와 눈빛을 마주한 남자는 더이상 떠들지 않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고, 그제야 만족한다는 듯 정국을 총을 내렸다.


정국
....피식,ㅎ

헛웃음을 한 번 내뱉은 정국은 남자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정국
아까, 일반인이라고 했나?

???
.....


정국
죄가.. 없다고도 했고.

???
......


정국
아쉽네. 너같은 새끼까지 국민이라고 지켜주고 보호해줘야 하는 입장이였다면, 내가 많이 슬펐을텐데 말이야.


정국
근데,

???
.....


정국
안타깝지만 이 나라는 반역자의 목숨까지 귀하게 여겨줄만큼 살기 좋은 곳이 아니야.

어느새 남자를 바라보는 정국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차 있었고 그 무엇보다 차갑게 얼어붙은 상태였다.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는 듯 바라보는 남자에 정국은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 채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정국
적어도 상대가 누구인지 정도는 알고 덤볐어야지.

???
......


정국
넌 오늘.


정국
감히 이 나라의 주인을 건들였다.

그리고 그 대가는,

탕-!

???
.....


정국
처리해.

결코 가볍지 않았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