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를 잘못 했을 때
03| 더이상 나를 갉아먹지 못하게


빙의를 잘 못 했을 때_by.공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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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움이 누군가를 찌른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아픈 일이었다 기분이 좋을리는 당연지사 없었고, 한번 구겨진 마음은 억지로 교실로 돌아올 때까지 펴질 줄을 몰랐다

드르륵- 터벅터벅-


장원영
" 미친 저년 뭔데 연준이랑 같이 들어오냐? "


이현서
" 하다하다 이젠 최연준한테까지 꼬리를 치네 "


한서원
" 에이 얘들아 왜 그래~ "

뒷담화인지 앞담화인지 구분이 안가는 말들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소설속 서여주였다면 아마 못 들은 척 자리로 도망쳐 울기만 했겠지 하지만,


주르르륵-


이현서
" 꺄아아아악!!!! "


장원영
" 미쳤어?!!!! "

나는, 지금의 서여주는 더이상 참아줄 마음이 없었다 이유없는 비난들도 그리고 이유없는 괴롭힘도


한서원
" 여주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잖아.. "


장원영
" 이 미친년이 진짜.!!!! "


서여주
" 입이 너무 더럽길래 좀 씻으라고. "


장원영
" 썅년이 아침부터 맞고 시작하자는 거지? "


이현서
" 이게 뒤질라고!!! "

고개를 들고 두눈을 바라보며 뺨으로 날아드려는 손을 붙잡았다 이제 두번 다시 약해지지 않아, 그 손에 너희들의 어리광에 날 내어주지 않아

더이상 너희들의 무엇도 날 갉아먹게 두지 않아


이현서
" 무,뭐야 이거 안 놔?! "


장원영
" 쟤..서여주 맞는 거지? "


한서원
" 여주야 내가 대신 사과할게 그러니까 그만 현서 손 놓아줘 응? "


서여주
" 그래 그럼, 받을 게 "

휙- 콰당-!!


이현서
" 악!! 으... "


한서원
" 현서야 괜찮아?! "


서여주
" 다음부턴 니 친구들 관리 좀 잘 해 "

04:00 PM

서여주
" 얘기 해, 짧게 용건만. "


최수빈
" 너 오늘 서원이랑 애들 괴롭혔냐? "


서여주
" 똑바로 얘기해도 안 들을 거면서 뭘 물어 "


쾅-!!


최수빈
" 내가 묻잖아 "


서여주
" 하..그래 그랬어 왜 "


최수빈
" 쓰레기같은 년이- "

짜악-!!! [내가 아니야!]


서여주
" 아... "

억센 통증과 함께 정면을 향해 있던 얼굴이 반대편으로 돌아감과 동시에 깨질듯한 이명과 함께 소설 속 [서여주] 의 기억이 흘러들었다


서여주
[ 아니야, 나 진짜 아니야! ]


최수빈
[ 그걸 나더러 믿으라고? 서원이가 얼마나 떨고 있는 지 알아?! ]


장원영
[ 진짜 실망이야 어떻게 그래? ]


이현서
[ 우리가 너무 잘 대해준 거지 ]


서여주
[ 정말 아니야!! 내가 그런 사람 아닌 거 너희가 더 잘 알잖아 응? ]


장원영
[ 그래 그랬지, 그랬는데 이제 보니 너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거 같다 ]


최수빈
[ 너 당장 가서 서원이한테 사과해 ]


서여주
[ 난...난 정말... ]

.

슬픔과 절망에 잠긴 서여주의 목소리가 음성으로 저장이라도 된 듯 계속해서 귓가를 멤돌았다 대체 얼마나 멍청하게 살아온거니 너


서여주
" ..그때 다 X여버렸어야 했는데. "


최수빈
" 뭐? "


서여주
" 진짜 쓰레기가 누구보고 쓰레기래 "


최수빈
" 허ㅋㅋㅋㅋ자꾸 봐주니까 막 기어오르네 "


짜악-!!


서여주
" 니가 아니라 내가 봐준거야 수빈아 "


최수빈
" 하 야 서여주, "


서여주
" 그러니까 나한테 함부로 손대지 마. "

나는 이제 더이상 니들이 함부로 해도 되는 장난감이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