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입니까.. {남주 미정}
57_ “사랑한다, 여주야”


여주에게 모든 걸 들킨 태형과 지민이 소파에 가지런히 마주 앉은 여주의 눈치를 살폈지.


정여주
당장 말해_ 우리 아빠가 뭐


김태형
그게, 여주야..우리가 말한 건_


정여주
시치미 떼지 말고 바른대로 말해


정여주
둘이 나 몰래 무슨 말을 하고 있었던 거야


김태형
저..


전정국
셋이 거기 앉아서 뭐 하세요?


김태형
아무것도_


정여주
넌 알아?


전정국
뭘요?


정여주
얘네가 왜 우리 아빠 얘기를 나 몰래 하고 있었는지


전정국
아, 그거 병원에 입ㅇ_

자신도 모르게 여주의 물음에 대답해버린 정국이 순간 아차 싶었지.

그걸 들은 지민과 태형의 눈은 덩달아 커졌고_

여주는 말끝을 흐리는 정국에 갸우뚱하며 다시 물었다.


정여주
그거 뭐_


정여주
설마 너도 알아?


전정국
ㅈ, 저 그게..


정여주
이것들이..


정여주
당장 말 안 해!


김태형
저기 여주야, 우리가 그러니까..


박지민
병원에 입원하셨어


정여주
뭐..?


김태형
야, 박지민..?!


박지민
여주도 이젠 알아야지_ 남도 아니고 아버지 일인데


정여주
어디 병원이야..대체 왜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박지민
일단..가면서 얘기하자


김태형
하..


박지민
간암이라고 하셨어_ 매일 술을 달고 사셨다면서


정여주
어..그랬지


정여주
매일 마시면서 나 때리기 부지기수였어_


박지민
매일 마신 술이 문제였나 봐_ 간암 말기래


정여주
간암 말기..


박지민
너희 아버지도 나 많이 보고 싶어 하셔


박지민
근데 네가 충격받을까 봐 말을 못했어..

눈에 눈물을 머금으며 말을 잇지 못하는 여주에 태형이 여주의 손을 꽉 잡아주었다.


김태형
여주야..


박지민
정형철 환자 면회 왔는데요

간호사
네, 잠시만요


정여주
하_ 괜찮을까, 나..


김태형
괜찮아, 괜찮을 거야

간호사
1302호입니다

간호사
면회 시간은 최대 두 시간이고요, 시간 엄수해주세요


박지민
네_ 가자, 여주야


정여주
응..


김태형
들어가자


정여주
자..잠시만_ 나 잠깐만 심호흡 조 하고

그렇게 잠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는 여주_


정여주
됐어_ 이제 들어가자

드르륵_ 문을 열자 보이는 건 힘 없이 누워있는 여주의 아빠.


정여주
아..빠


김태형
가까이 가봐_


정여주
응..


정여주
아, 아빠

여주 아빠
여..여주야

힘겹게 고개를 돌려 여주의 이름을 부르는 아빠에 한참를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내는 여주였다.

단 한 순간도 자신의 진짜 이름을 듣지 못했던 걸_ 이제 와서야 듣게 됐으니까.


정여주
아빠..이게 다 뭐예요


정여주
왜 이렇게 누워 있는 거예요..응?

여주 아빠
미안하다..정말 미안해

여주 아빠
내가_ 내가 나 욕심에만 급급해서..

여주 아빠
용서 못 해줄 거 알지만, 그래도 너무 미안하다..


정여주
괜찮아요_ 그러니까..그러니까 꼭 다 나으세요


정여주
나 결혼할 때 손잡고 들어가야죠..네?

여주 아빠
여주야..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안는 두 사람에 나머지 세 사람은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래도 여주와 아빠와의 관계는 풀어진 듯했으니까.

여주 아빠
네 엄마도 용서해주렴..

여주 아빠
그렇게 되고 나서 많이 힘들었는지 많이 이상해졌어..


정여주
아..

여주 아빠
미안하다_ 꽃 같는 심 대에 널 정여주가 아니라 정연준으로 살게 해서..

여주 아빠
연준이만큼..흐읍...사랑해주지 못해서..


정여주
..아빠..

여주 아빠
사랑한다, 그리고 너무 미안하구나_ 여주야..


정여주
나도..나도 미안해요_


정여주
5년 동안이나 말도 없이 사라져서..안 나타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