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누가 고딩이래
[2] 꿈



박지민
김석진, 과제는?

강의실로 함께 향하던 박지민이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김석진
리포트?


박지민
응 그것도 있고, 조사하는 것도 있고.


김석진
아.. 했지.


박지민
이번 시험 엄청 까다롭다던데.


김석진
언제는 안 까다로웠나?


박지민
빽 있는 사람만 살아남는 이 더러운 세상..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딘가 원망으로 가득차 보이는 눈빛으로.


김석진
말이 좀 심하네.

살짝 웃으며 답하자 장난이었다는 듯, 어깨를 툭 치는 지민이었다.


박지민
그래도 부럽네요.


김석진
별로.


박지민
복에 겨운 자식..


김석진
알잖아, 나 아버지랑 안 친한 거.


박지민
그래서 이상해.

옆에 있던 지민이 갑작스레 내 앞으로 오더니 발걸음을 뒤로 했다.


김석진
깜짝이야..


박지민
좋은 아버지 두고 왜 맨날 사이가 안 좋아.


박지민
나 같으면 애교 잔뜩 부리겠네.

어찌 보면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나불거리는 것 같지만,

이 친구는 지금 다 알면서도 나불거리는 중이다.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음이 새어나왔다.


김석진
죽을래?


박지민
시험 끝나면 놀러나 갈까?


김석진
로스쿨생이 놀러 간다고?


박지민
그냥 해본 말이야, 그냥 말이라도 가자고 해주면 좀 좋아.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어느새 강의실에 도착해있었다.

로스쿨에 입학한지는 거의 1년이 다 되어가고,

내 꿈을 이루기까지 2년 남짓.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최아람
주하, 나 왔다.


여주하
왔어? 수행평가 준비는 했고?


최아람
아이씨, 넌 눈치도 없냐?

내 말에 한 걸음 물러나며 인상을 팍 썼다.


여주하
아침 인사 같은 거였어.


최아람
아침 인사가 무슨 '수행평가 준비했어'야.

아직 미간이 펴지지 않은 채로 나를 쏘아붙였다.


여주하
알겠어, 진정해..

찌푸린 이마가 하도 귀여워 웃음이 나왔던 것이 못마땅 했는지 서연에게 달려가며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한서연
깜짝이야..


최아람
쟤가 아침부터 수행평가 준비했냐고 물어봤어.


최아람
무슨 아침 인사가 저래!

아직 웃음이 멈추지 않은 나를 손가락질하며 서연을 바라보았다.


한서연
수행 준비 안 했어?

미소를 머금은 채 아람에게 묻자 아람이 너무하다는 듯 표정을 구기며 구시렁거렸다.


여주하
귀여워, 진짜..


한서연
여주하, 학교 끝나고 어디가?


한서연
아람이랑 독서실 갈까?


최아람
뭐? 나 독서실 싫은데.


여주하
나도 안 돼, 오늘 병원 가봐야 해서.


한서연
오오..


한서연
교수 딸 입증..


여주하
왜 저래?

괜히 호응을 하며 나를 바라보는 아람과 서연이었다.

수능까지 1년 남짓.

대학병원 의사 막내딸, 사람들은 말한다.

내 진로는 이미 결정된 거라고. 부럽다고 말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누구도 우리의 꿈을 물은 적은 없었다.

작가다
프롤로그 같은 1화.. 프로필 설명을 해보려고 어떻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