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들이 왜 그럴까

07 : 그때 그 마스크 남

안은 여러 사람들로 북적였다. 부자는 본인이 아니라 가사 도우미 분들이 다 장을 봐주시는 건 줄 알았는데, 내 착각이었나 보다. 아니면 이 남자의 관심사가 요리 쪽이라서 까다로운 걸수도.

근데 이렇게 졸졸 쫓아만 다녀도 되나.

김석진 image

김석진

뭘 원하길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봐.

김달래

아니, 뭐···. 난 할 일 없나 싶어서.

김석진 image

김석진

도와주게?

김달래

···응.

김석진 image

김석진

그럼 밀가루 코너에 가서 박력분 하나 가져와.

김달래

알겠어!

칭찬이라도 받은 듯 활짝 미소를 띠었다. 재빨리 발을 떼기 급급했다. 매번 얻어먹기만 하는 게 미안하던 참이었어서 열정이 엄청났다.

···이게 다 밀가루라고?

입을 떡 벌렸다. 끝없는 밀가루 더미의 행진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얼른 고르고 나가려던 의욕마저 사라진다. 158. 이놈의 몸뚱아리는..

김달래

저거겠지···? 저거여야만 해.

소원인 것마냥 애처롭게 말했다. 내 키의 한 칸 위에 있는 저 밀가루. 받침대가 없는 이상, 까치발을 통해 닿을 수 있는 유일한 포대였다.

솔직히 상품명도 안 보였지만.

손을 쭉 뻗었다. 하지만 마치 나를 약 올리려는 듯이 손끝으로만 재질이 느껴졌다. 조금만···!!

“그러다 다쳐요.”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흠칫했다. 힘이 풀린 팔 옆으로, 은색 팔찌를 여럿 차고 있는 손이 들이닥친다. 헐. 잠시만. 자세가 좀 이상한데.

박지민

여기요.

김달래

···네, 감사합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여기 혼자 오신 거예요?

김달래

아뇨.. 친오빠랑 같이요.

박지민 image

박지민

또 꺼내실 일 있으시면 그분한테 부탁하세요. 아까 진짜 위험했어요.

박지민 image

박지민

근데 중력분은 어디에 쓰실려고···.

김달래

..똑같은 거 아닌 가요?

박지민 image

박지민

달라요. 중력분은 주로 면 요리를 할 때 사용하고, 강력분은 빵을 만들 때, 박력분은 과자를 만들기 위해 사용돼요.

김달래

아, 그럼 박력분이네요!

받으세요. 무심한 투로 한 포대를 더 쥐여 주는 그다. 이에 연신 허리를 숙여댔다.

김달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지민

그렇게까지 고마워하실 필요 없어요.

김달래

그래도···. 하마터면 엉뚱한 걸 가져갈 뻔했잖아요.

김달래

마음 같아선 사례라도 드리고 싶을 정도예요.

박지민 image

박지민

만약 도와주실 일 있으면 부를게요.

김달래

..네?

이건 또 뭔 소리지.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인 걸까. 당황함에 굳어진 모습을 보고 웃는 그. 교복 위인 파란색 명찰에 내 이름 석 자가 떡하니 적혀있는 걸 읊조린다. 그리고선 옆을 스쳐가며 말한다.

박지민

김달래 후배, 학교에서 봐요.

ᅠᅠᅠ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