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주 (World tour)
제 14화


제 14화.


박지훈
걸음이 왜 이렇게 빨라. 같이 좀 가자.

그렇게 날 따라온 박지훈은 날 어느 카페로 데려갔다.

그러고는, 고백했다.

"내가 널 많이 좋아한다."

평소엔 미동도 없던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건넨 말이었다. 나는 차마 그 호의를 거절하진 못하여 결국 받아주었다.

그렇게 박지훈과 세 달 정도 되었을까. 그가 일진이 되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에게 맞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찣어질 듯이 아파와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3학년 첫 날이었을 것이다. 그가 소년원에 들어갔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미친 듯이 한 아이를 척추가 부러질 때까지 때렸다고 한다.

그 뒤로 그에 대한 평판도 나빠지면서 우리의 좋았던 관계는 서서히 파멸되었다. 멀어진 관계는 내가 여고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종잡을 수 없이 더욱 더 멀어져 갔다.

나는 모든 메신저에서 그를 차단, 프로필 비공개로 설정했고, sns는 비공개 계정으로 바꾼 뒤 그를 차단했다. 어쩌다 한 번 길에서 마주치면 모른 척 하고 지나갔고, 매일 걸려왔던 전화도 폰을 깨뜨리며 전번도 바꾸었다.

나와 연락할 길이 없어진 그도 결국은 나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게 서로를 포기했던 그가. 왜 내 앞에 서 있는 걸까.

그의 말을 모두 들은 다니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

.

.


강다니엘
그렇군요.

다니엘의 말이 끝나자 마자 나는 박지훈에게 물었다.


김여주
그러니까.


김여주
왜 왔냐고.

내 말에 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답했다.


박지훈
길에서 널 봤는데, 네가 그 집으로 들어가서, 무슨 일 있을까봐 너 나올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어.


박지훈
그런데, 니가 나오기 전에 집 안에서 큰 소리가 나서 안으로 들어갔더니 네가 쓰러져 있잖아.


박지훈
널 두고 그냥 갈 수는 없으니까. 따라왔지.

그의 말은 나를 놀라게 했다. 걱정되어서, 왔구나.

주륵.

또 눈물이 흘렀다. 미친 듯이 흘러내렸다. 하얀 환자복에 눈물 자국이 번졌다. 금세 내 얼굴은 눈물 범벅이 되었다.

박지훈은 내가 우는 것에 놀랐는지 쪼그려 앉아 내 얼굴을 바라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멈추지 않자 박지훈은 손을 내밀어 내 얼굴을 닦아주었다.

얼마만의 박지훈 손일까. 앳된 손은 따뜻했다

그래. 박지훈. 내가 미안하다. 용기 내자.

"내가 미안해.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