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여우야.

20화

그날부로 나는 달라졌다.

천천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아무도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게.

천천히.

조금씩 내리는 가랑비에 나도 모르는 새 젖어들어가듯이.

그리고 정신 차려보면 흠뻑 젖어있듯이.

나는 달라졌고

나는,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다른 나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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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꺼지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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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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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와..정려원 진짜 너무해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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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어쩔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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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어쩔이랰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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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X나 당당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C바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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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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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잠깐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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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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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1번, 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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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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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2번은 저쪽.(예원이를 가리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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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쳇...도대체 몇 번이 누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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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그때그때 달라요. 자, 약속 지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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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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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만 싫어하는 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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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그럼 니가 한 행동이 있는데 좋아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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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윽.....그건 진짜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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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뜨끔)

정국이 툴툴 대면서 예원이에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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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쟨 아직도 눈치 못 챈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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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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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몇 번을 골라도 결국 예원이일텐데...

예원이를 위한 이기적인 배려였다.

애들이 예원이와 사이가 나빠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나와 친해진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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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예원아, 혼자서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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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너도 와. 같이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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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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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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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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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야, 빨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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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래요,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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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아, 아냐. 난 됐어. 재미있게 놀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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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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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같이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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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와....X발...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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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흑...나쁜 새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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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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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왜, 왜...(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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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조용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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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냥 별 생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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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진심으로 니들 다 꺼지면 안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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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제발 내 자리에서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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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니들 진짜 진심으로 너무 시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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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

머리가 아파왘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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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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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미안해,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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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미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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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꾸욱)

아이들

예원아, 괜찮아?/왜 그래?/어디 아파?

여전히 나를 걱정해주는 친구들은 많았다.

거기에 7명이 없었을 뿐.

왜 나랑은 안 노는 거지...?

요즘은 꿈자리도 뒤숭숭한데...

요즘 꿈에서 자꾸 애들이 나를 경멸한다.

저 7명이 자꾸 나를 버러지 보듯이 바라본다.

지민이가, 내 남친이 자꾸 려원이를 여친이라고 부른다.

려원이가 내 남친을 뺏은 거야...?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래?

그러고 보니까 이상했어.

너 왜 요즘 나 따라해?

꿈 속의 나는 항상 어둡다.

내가 아닌, 려원이가 반짝반짝 빛이 난다.

그리고 항상 꿈의 맨 마지막에는 려원이가 나와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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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꿈 속)

그러게 왜 내 껄 뺏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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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꿈 속)

넌 졌고 결국 이길 사람은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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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꿈 속)

그게 니 미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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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원(꿈 속)

3.1.7

니가 뭔데 나를 그렇게 불러?

니가 뭔데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

니가 도대체 뭔데, 정려원.

그래, 나는 정려원을 증오....하지 않아.

내가 어떻게 그래.

나는 '착한 아이'잖아.

좋은 사람이 되야지.

자신이 만들어놓은 작디작은 틀에 자신을 욱여넣을려고 했지.

하지만 욱여넣으면 티가 날 수 밖에.

틀에 욱여넣은 몸은 너무 컸고 결국 틀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틀이 작아질수록 더 금이 갔고 결국 모두에게 티가 날수밖에.

결국 모든 것은 가식이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