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여우야.
24화(폭업)



려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원
..........

내 세계가 무너졌음에도 변한 것은 없었다.

그냥 나는 웃고

나는 멍청히 그것을 바라보고

그러다 문득 괴로워하면 너는 친절하게 나에게 같이 놀자고 말해온다.

친절하게.

그 친절이 너무 지나쳐 내 목을 죄여올 정도로.


무엇이 너를 망가뜨렸을까?

내가?

그렇다면 미안.

하지만 나는 지금이 행복하고, 이 행복을 놓칠 생각도 없어.


예원
"내 불행이 넌 행복하니?"


애써 묻어놓았던 진실이 자꾸만 튀어나오려고 애를 쓴다.

애써 외면해왔던 진실은 내 세계에 균열을 가져왔고 그 균열은 점점 커져 더 이상 무시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려원
야, 같이 놀자아!!!


전정국
그래, 누나 요즘 너무 우리랑 안 놀았어.


김태형
난 딱히 같이 안 놀아도 될 것 같은데?

퍽!!

려원이가 정색한 태형이의 등짝을 세게 내리쳤고 하필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이라 태형이는 고통에 몸을 배배 꼬았다.


김태형
아!!! 아, 진짜 아파. 아니, 농담 아니고 진짜. 아, 진짜 쓸데없이 손만 매워가지고.


려원
한 대 더 맞고 싶다고?^^


김태형
아녀, 마님. 소인의 이 주둥아리가 문제입니다요, 요 주둥아리가.


려원
안다니 다행이구나^^


예원
......


예원
그래ㅎ

오랜만에 보는 예원이의 웃는 모습이었다.


누군가의 불행으로 인한 행복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행복이 맞을까?

그럼 그 불행한 아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그러니 어쩌겠어.

내가 달라져야지.

그리고

"이 세계를 무너뜨릴 꺼야."


려원
웬일이야? 우리랑 같이 놀고?


예원
니가 같이 놀자고 했잖아ㅎ


예원
아니면...


예원
내가 같이 노는 게 싫었니?


려원
아니? 설마ㅋㅋㅋㅋㅋㅋ


예원
다행이다...


예원
예전에는 니가 나...별로 안 좋아했잖아.


려원
.....


려원
니가 나를 안 좋아했겠지.


려원
내가 언제 너를 싫어했니?


예원
아, 그래?


예원
내가 착각했나 보다ㅎ


예원
미안~~


예원
하긴. 네가 나를 싫어할 수 있을 리가 없는데ㅎ


려원
어?


예원
아, 넌 착한 애니까. 그냥 그런 뜻이었어.

"정말로."


다들 그렇지 않아?

왠지 정말이라는 말이 뒤에 나오면 그 말이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거.


이제 헷갈리지?

도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하나만 물어보자.

너희는 소설 속의 인물이 "존재"한다고 생각해?

네가 그 소설에 빙의를 했을 때 그 소설 속의 인물은 "존재"하는 게 되는 거야?

그럼 나는 존재하는 걸까?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 걸까?

나는 사람일까? 아니면 그 무엇으로도 정의되지 않는 무언가일까?

나라는 사람...아니, 사람인지 아닌지, 생명체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는 무언가는 분명히 어딘가에서 숨쉬고 있고 활동하며 감정을 느끼는데 나는 살아있지 않은 걸까?

내가 "존재"하지 않는 거라면 나는 없는 거잖아.

근데 왜 나는 아파?

나는 왜 계속 아파야 해?

이게 다....


려원&예원
너 때문이야.

이제 진실이 궁금하지?

근데 그 전에 사과할 것이 있어.

나도 사람이라고 했잖아.

이기적일 수 있다고 했잖아.

아니? 나는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니야.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나는...


예원
려원이야.

려원이가 나고 내가 려원이라고.

이해가 안 돼?

그럼.....

해리성 정체 장애.


그래, 이제 다들 이해가 되나보네?


예원
나도,


려원
나도,


려원
나도,


려원
나도,


려원(꿈 속)
나도,


예원
나도,

"전부 정려원, 진짜 정려원의 인격들이야."

진짜 정려원이 누구냐고?

아무도 몰라.

또 모르지, 내가 진짜 이 몸의 주인일 수도.

이 몸은 내 것이면서 내 것이 아닌 거야.

내 몸으로 욕을 먹고

칭찬을 듣는데...ㅋ

기분이 더럽지...

안 그래?


어떻게 보면 같은 사람인데.....


해리성 정체 장애.

다른 말로는 다중인격 장애.

일반적인 다중인격 장애인과의 차이점은...

본체에게 망상증도 함께 있다는 것.

진실이 알고 싶어?

난 알려줄 수 있는데ㅎ


난 그냥 키워드를 던져줄께.

어디 한번 떡밥을 잘 회수해봐ㅎ



첫째, 해리성 정체 장애

둘째, 망상증

셋째, 소설

넷째, 인격들의 기억을 공유하는 본체

다섯째, 결합



어렵지?

음....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7명 있지?

정예원의 친구이자 정려원의 친구였고 친구인 그 7명.

걔네도 결합에 의해 태어난 기억이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게 되겠네.

'해리성 정체 장애'를 가지고 있는 본체 정려원에게는 '망상증'이 있고 그 망상증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소설의 주인공들은 '인격들의 기억'에 나온 사람들을 '본체가 공유'해서 '결합'해서 나온 거야.

소설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

그래, 예원이의 그 일기 같은, 망상증으로 바라본 실화 소설이었어.

그럼.....


려원&예원
그 소설에서 진짜 악역은 누구야?